운틴가마 무쇠팬과 냄비는 여럿 가지고 있지만 추가로 미니낮은팬, 접시그리들을 구매했고 시즈닝이나 세척, 관리에 대해 이야기도 좀 해봤다.
1. 구매
1달 전 쯤 운틴가마 공장에서 무쇠팬 구매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이후로 잘 사용하고 있다.
오늘 이 무쇠팬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어제 운틴가마에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여러가지 무쇠팬과 냄비의 신제품 (공장에 가거나 전화해서 주문할 수 있었던) 이 업데이트 되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산 무쇠팬 두 가지의 오피셜 이름이 미니낮은팬, 접시그리들인 걸 알았다.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접시 그리들은 내가 산 것과는 뒷면이나 무게가 조금 다르긴 한데 손잡이 없이 접시 형태로 만들어졌고 그리들로 사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거의 같다.)
실측 스펙 (홈페이지에 올라오기 전 공장에서 산 것)
미니낮은팬 19센치 1151그램
접시그리들 30센치 4030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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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그리들은 무겁고 손잡이가 없어서 아주 천천히 예열되고 다루기 불편한 점이 있지만 무거운 것은 온도를 많이 머금고 있다는 것이니까 따뜻함이 필요한 음식에 오랫동안 온기를 주는 장점이 있다. 조리 후 바로 밥상에 올려도 일부러 담은 것과 같은 모양새가 나는 것도 장점이다.
그런데 미니낮은팬은 완전 반대로 가볍고 손잡이가 길어서 빨리 예열되고 다루기가 편한 것이 장점이다. 음식을 담아두고 먹는 팬이 아니라서 빨리 식는 것도 딱히 단점은 아니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다른 무쇠팬에 비해 열이 빨리 오르니까 평소 무쇠팬 사용하는 습관대로 느긋하게 예열해야지 하다보면 벌써 연기가 오른다는 것이다. 그것도 일종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으니 미니팬에 미니하지 않은 것을 바라지만 않는다면 무쇠팬치고는 가장 사용하기 편했다.
기존 미니팬은 바닥이 곡면인데 비해 미니낮은팬은 바닥면이 평평해서 계란지단이나 전을 부치기에 적당하다. 후라이팬이 작으면 전을 많이 부칠 수가 없으니까 효율이 떨어지는데 인덕션+무쇠팬의 조합에서 팬이 너무 커도 가장자리에 있는 건 어차피 잘 안익으니까 작아도 말 잘듣고 얼른얼른 잘 되는 팬에 손이 한 번이라도 더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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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즈닝
생무쇠 시즈닝은 그냥 맨날 똑같다.
1. 씻어서 가스불에 물기 말리기 (토치 사용 ok)
2. 아마씨유 얇게 바르고 마른 것으로 완전히 닦아서 오븐 가장 높은 온도에 60~90분 굽기 + 그대로 완전히 식히기
3. 3회 이상 반복
3번의 3회 이상 반복은 3~9회까지 해봤는데 3회까지는 필수고 그 이상은 선택으로 결론 내렸다. 전기세만 아깝지 않다면 6회정도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은데 살 때마다 6회씩 하니까 전기세도 만만치 않고, 새로 사는 것도 있다보니까 요즘은 최초에는 3회만 하고 좀 쓰다가 새거 들어오면 오븐 남는 자리에 추가로 시즈닝하려고 최소한으로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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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견인데, 생무쇠 상태에서 철브러쉬를 사용해서 그라인딩한 무쇠가 진짜 상태가 좋았다. 전체적으로 벗기려면 그라인딩 디스크는 잘 조절해야하고 매끈하게 만드는 마감으로는 철브러쉬를 사용하는 게 좋았다. 꼭 기계가 아니더라도 철물점에서 철브러쉬를 사서 생무쇠를 많이 열심히 민 다음 초벌 시즈닝을 하면 바닥의 매끄러움이 거의 코팅팬수준이 되었다. 이유는 모르겠고 경험상 그랬다. 생무쇠 상태였을 때 표면이 매끄럽거나 거칠거나 상관없이 마감으로 철브러쉬 작업이 추가되면 표면의 매끄러움이 확실히 다르다.
이거 하자고 그라인더를 사는 것도 너무 과한 일이고, 철브러쉬를 손으로 들고 미는 것도 새 걸 사놓고 이래야 하나 싶게 힘든 일인데 두고두고 사용하기 편한 걸 보니 그라인더 사고 갈고 할 만 한 가치가 있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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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척 및 관리
무쇠 주조 방식에 대해 아는 건 없지만 표면이 거친 무쇠와 매끈한 무쇠가 다른 주조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는 들었다. 주조방식과 상관없이 연마방식에 따라 표면의 매끄러움이 있는 제품도 있다. 연마무쇠가 아닌데도 매끈한 무쇠(사용해 본 것 중에는 운틴 순쇠)는 주조 특성상 표면에 작은 구멍이 하나도 없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구매 시에 최대한 작은 구멍이 없는 것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바깥면보다는 특히 안쪽면을 꼼꼼히 보고 구매하는 편이다. 작은 구멍에 기름이나 양념이 고이면서 세척 후에도 그 흔적을 남긴다.
이는 시즈닝을 하면서도 알 수 있다. 무쇠팬을 시즈닝할 때에 기름을 바르고 닦아낸 정도에 따라 색이 다르다. 기름층이 두꺼울수록 시즈닝 후의 색이 짙어지는데, 무쇠팬을 시즈닝하다보면 작은 구멍이 있는 주변이 확연히 더 검다. 시즈닝시에 기름을 바르며 구멍에 고인 기름이 시즈닝 과정에서 번지듯 나오면서 주변을 검게 시즈닝하는 것이 아주 잘 보인다.
사용하면서 이 구멍이 메워지는 일은 단언하건데 없다. 익숙해져서 구멍 같게 느껴지지도 않을 수도 있고 달라붙지도 않으니까 신경도 쓰이지 않고 그냥 편해질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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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척
무쇠가 잘 시즈닝 되었다면 세척 시에 세제를 써도 된다는 의견이 많은데, (내생각) 시즈닝의 정도와 세제 사용은 상관관계가 크지 않은 것 같다. 시즈닝과 상관없이 작은 구멍이 없는 무쇠는 세제를 사용해도 무방하고 작은 구멍에 기름이 고이는 정도인 무쇠는 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용 후에 일단 식히고 물을 붓고 끓여서 (긁어야 할 것은 뒤지개로 긁고) 버리고 표면을 깨끗하게 세제 없이 닦은 다음 뜨거운 물로 한 번 더 헹구는 편이다.
시즈닝이 잘 된 무쇠는 세제를 사용해서 세척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시즈닝막을 유지한다. 얼마나 세게 박박 문지르는지 혹은 사용하는 수세미의 소재나 연마제 포함 여부 등의 물리적인 영향에 따라 시즈닝막의 두께가 매번 달라진다.
시즈닝이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무쇠에 작은 구멍이 존재한다면 세척시 미량의 세제가 들어가는 것을 완전히 막을 방법은 없다고 본다. 물론 헹굼으로 세제를 잘 헹굴 수도 있겠지만.. 이런 작은 구멍에 기름은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것이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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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척 후 관리
씻은 무쇠팬은 그대로 말리면 녹이 나니까 무조건 물기를 없애야 한다. 잘 시즈닝된 팬은 물기를 닦기만 하면 되는데 시즈닝이 부족한 경우에는 완전히 말리기 위해 불에 말리거나 기름을 약간 바르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1. 마른 행주로 물기를 닦기
2. 불에 올려서 물기를 말리기
3. 말린 다음 기름 바르기
인데 3이 필요한 무쇠팬의 경우, 온기가 남아있을 때 기름을 약간 붓고 물기를 꽉 짠 천이나 키친타올, 물티슈를 사용해서 기름을 닦아내듯이 얇게 바르면 온기로 인해 수분은 날아가고 기름은 아주 얇게 도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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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게 씻은 무쇠팬을 마른 채로 가열했을 때 작은 구멍에 고여있던 미량의 기름이 번지듯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냥 잘 닦아준다. 작은 구멍에 기름이 고이는 것에 대해 민감하면 이런 방식으로 주조된 무쇠팬은 아예 사용을 안해야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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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얼룩이 시즈닝화 되어서 팬에 달라붙거나 팬 뒷면에 기름얼룩이 달라붙었을 때는 기름얼룩을 지우고 싶을 때 시즈닝을 민다.
평소 사용/세척 후에 만약에 살짝 끈적하면 끈적하지 않도록 힘을 줘서 혹은 연마제 있는 수세미로 세척하고 세척 후 상황에 따라 시즈닝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부러 시즈닝을 밀었거나, 시즈닝을 보존하지 않고 매번 계속 박박 벗기기만 해서 사용하거나(우리 언니가 이런다..), 화학적인 이유로 (김치 토마토 파인애플) 시즈닝이 많이 벗겨지면 각잡고 추가시즈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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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팬 사용시에는 예열 잘하고, 불조절을 유동적으로 하고, 중간에 불을 끄기도 하면서 사용하면 달라붙는 것도 거의 없다.
얇은 스텐 뒤집개를 사용해서 너무 계속 뒤적이지 않고 타이밍을 봐서 적당히 익었을 때 뒤집고, 기름은 너무 부족하지 않게 사용한다. 화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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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320도 오븐에서 60분간 굽고 완전히 식힌 것을 반복해서 오븐 시즈닝을 3회 한 접시그리들. 그냥 보기에는 은색이라서 시즈닝을 안 한 것 같지만
아마씨유를 얇게 바르면 구릿빛이 난다.
표면에 있는 작은 구멍들 중에 가장 큰 구멍이 하나 있는데 그 주변이 검게 시즈닝 된 것을 볼 수 있다.
처음 받아서 교환해야 할 정도로 구멍이 너무 크지 않으면 시즈닝이나 사용시에 최대한 신경 안쓰려고 한다.
미니 낮은팬도 똑같이 3회 시즈닝했는데 표면에 있는 작은 구멍 주위만 조금 더 검게 시즈닝됐다.
계란후라이 당연히 잘 되고
계란지단도 잘 된다.
팬을 예열하고 계란물을 부었는데 계란물이 많아서
계란물을 다시 그릇에 따라 낸 다음 계란지단을 얇게 부쳤다.
팬이 작으니까 두루 사용하기에 조금 좁긴 해도 무게나 예열 등의 이유로 사용하기는 편해서 계란지단을 구울 때도 좋고, 계란말이도 좋다.
빈대떡 https://homecuisine.co.kr/hc10/97969
달고기로 생선전
궁중떡볶이를 할 때 https://homecuisine.co.kr/hc10/97750
채소는 미니낮은팬에 볶고, 고기하고 떡은 미니팬 중에 조리하고, 다 합해서는 접시그리들에서 볶았다.
접시그리들 예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접시그리들이 깊이감이 없어서 이것저것 많이 넣고 볶으니까 다 튀어나가서 좀 불편하긴 했다.
불고기파전 할 때는 접시그리들 예열도 중약불로 오랫동안 해서 가장자리까지 예열하고 하고 얇은 뒤지개를 사용했다.
무쇠팬이 넘 좋아서 좋다고 계속 사들이다보니까 사이즈가 겹쳐서 안쓰는 것도 있고 아직 개시도 안 한 것도 있는데 그래도 또 사고 싶은 것 보면 나한테 물욕이 있긴 있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원래 뭐 사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뭐든 갖고 싶어하는 적이 없다가 갑자기 이러니까 옆에서는 신나서 자꾸 더 사라 그러고 브레이크가 없다. 그래서 어제는 잘 안쓰고 있는 고구마솥을 카페에서 벼룩으로 판매했는데 판매하고 나서도 조금 후회 중이긴 하다. 무쇠는 열심히 자주 쓰면 쓸수록 더 길이 나고 더 좋아지니까 좀 멈추고 더 열심히 써야겠다.
(이거 약간 오늘의 일기. 물건을 아껴쓰자. 끝. 인거 같은 너낌)
와... 길들여진 구릿빛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수납 공간이 많지 않아 반강제적 미니멀라이프중인데 하나 들여야하나 싶어요. ㅜㅜ
캠핑을 자주 가는 편이라 그리들 가지고 캠핑 가면 너무 좋겠다 싶고... 간만에 뽐뿌 오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