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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또는 정말 오랜만이다.

 

예전에는 리조또라면 꼭 The Fundamental Techniques of Classic Italian Cuisine ( https://www.amazon.com/-/ko/dp/1584799900 )이런 책에서 배운 것처럼 꼭 리조또용 아보리오쌀을 사용해야된다고 생각하고, 꼭 물을 한국자씩 부어서 익혀야하고, 꼭 심이 아주 약간 남는 조리상태로 완성되어야 하고, 생크림 등 여러 소스로 꾸덕한 것이 아니라 쌀에서 나온 전분으로 꾸덕해야하고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까 점점 리조또와 거리가 멀어져서 한 동안 만들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리조또를 사먹어보니 음식이 나오는 시간과 상태를 고려해보면 위에 이야기한 '꼭 이런 조리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식으로는 만들지 않아도 되는 것 같았다. 리조또 만드는 방법을 예전과는 달리 밥을 지어서 넣는 간단한 방식으로 아예 바꿔서 만들며 밥물의 양은 비율을 바꿔가면서 테스트했다.

 

1. 불리지 않은 쌀에 치킨스톡+물 (혹은 닭육수)를 넣고 밥물을 1:1.1로 적게 잡아서 전기압력밥솥으로 밥하기, 밥을 한 다음에는 잘 일궈서 한 김 식히기

2. 소스는 파스타에 사용하는 것보다 조금 더 졸인 상태로 만들기

3. 소스에 밥을 넣고 쌀익힘/소스농도/간맞춤을 해서 완성

 

이렇게 밥물을 각 음식에 필요한 만큼 알맞게 잡아서 밥을 지은 다음 쌀요리를 해보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리조또도 그렇고 빠에야도 그렇고 비르야니도 그렇고 각자 뼈대있는 정통 찐 레시피가 있는 건 알지만 다 전기압력밥솥 없을 시절에 완성된 전통적인 레시피가 아닌가, 그때도 밥 다 되면 알아서 꺼지고 밥물 덜 잡아도 덜 잡은 그대로 완성되는 전기압력밥솥이 있었으면 리조또에 한국자씩 육수붓고 빠에야팬 귀 잡고 흔들고 층층이 비르야니 쌓아 찌듯이 조리했으려나 생각해보면 그랬을 것 같지는 않다.

 

이렇게 호들갑은 떨었지만 여태 누구나 다 알고 있었던, 밥으로 만드는 리조또를 요즘 처음으로 만들기 시작했다는, 이제야 문명의 혜택을 받은 것 같은, 그런 이야기ㅋㅋ

 

 

 

 

재료

씻어나온쌀 1.5컵 (180미리+90미리)

물 1.65컵 (180미리+120미리)

고형치킨스톡 1티스푼

쾌속취사 15분

 

크림소스로
버터 2스푼 (EV올리브오일 사용가능)
마늘 3개
샬롯 2개

페페론치노 3개
화이트와인 50미리 (생략가능)
생크림 300미리
후추
이탈리안시즈닝 0.5티스푼
코리앤더 넛맥 메이스 약간씩 (생략가능)
파르마산치즈 반컵 +a

프로슈토 2~3장 (50그램)

소금 약간 (간보고 조절, 안넣어도 됨)

 

 

 

크림소스는 전날 미리 만들어 두어도 괜찮고 치킨스톡밥도 바로 지어서 아무 때나 만들 수 있는 레시피라 편하게 만들기 좋다.

쌀은 불지 않게 하려고 씻어나온 쌀을 사용했는데 일반 쌀을 씻어서 사용할 경우라면 씻은쌀에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서 씻은쌀과 물을 1:1로 잡으면 될 것 같다. (해보지는 않았음)

보통은 200미리 계량컵을 사용하는데 밥은 밥솥에 딸린 계량컵인 180미리 계량컵을 사용했다.

고형 치킨스톡은 늘 이야기했듯이 배러 댄 부용을 사용했는데 요즘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 일반 치킨스톡 큐브를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 (역시 해보지는 않았음..)

 

 

 

1. 쌀은 불리지 않고 분량대로 물을 붓고 치킨스톡을 넣고 잘 저어서 고슬고슬하게 밥을 짓는다.

*밥물을 쌀과 1:1.1 으로 잡으면 리조또 특유의 꼬들함이 있는 정도인데 쌀의 심이 살짝 씹히는 알덴테를 선호하면 밥물을 1:1로 잡는다.

*쾌속취사로 취사가 완료되면 잘 일군 다음 식힌다. 식히는 동안 겉이 마르지 않도록 천으로 덮어둔다.

 

2. 팬에 버터를 두르고 으깬 마늘과 채 썬 샬롯, 페페론치노를 볶는다.

페페론치노는 조리 후에 꺼낼거라 부수지 않았는데 취향에 따라 잘게 썰어서 넣어도 좋다.

 

3. 화이트와인을 붓고 한 번 끓여 알콜을 날린 다음 생크림을 붓고 끓이기 시작한다. 화이트와인이 없으면 다른 재료로 대체하지 않고 그냥 생략한다.

 

4. 생크림이 끓기 시작하면 5분정도 꾸덕하게 졸이는데 그동안 향신료와 파르마산치즈를 듬뿍 넣고 프로슈토를 잘게 떼어서 넣는다.

 

5. 프로슈토는 전부 크림소스에 넣어도 괜찮고, 전부 완성 후에 접시에 올려도 괜찮은데 이번에는 1장만 소스에 넣고 나머지는 리조또에 바로 올릴거라서  간은 약간 심심하게 맞췄다.

프로슈토가 짜니까 전부 크림소스에 넣을 경우에는 간을 딱 맞게 하고, 완성 후에 접시에 올릴 경우에는 간을 조금 싱겁게 한다.

프로슈토는 생으로 먹을 때가 제일 맛있으니까 소스에 하나도 넣지 않고 올려서 먹는 것도 좋다.

 

6. 1번의 밥을 크림소스에 넣고 밥알이 알알이 나눠지도록 잘 저은 다음 2~3분정도 조리해서 살짝 꼬들했던 밥알이 입맛에 맞는 익힘 정도가 되도록 조리상태를 맞춘다.

크림소스 리조또의 꾸덕함은 적당한데 밥알이 조금만 더 익으면 좋겠으면 물이나 우유를 2~3스푼정도 넣고 조금 더 조리하거나 불을 끄고 2분정도 뜸을 들이듯이 더 조리하면 적당하다.

5번에도 이야기했듯이 프로슈토를 올릴거니까 간을 보고 최종적으로 살짝 싱겁게 간을 맞추는데 필요하면 소금을 약간 넣거나 파르마산치즈를 더 추가한다.

 

7. 접시에 리조또를 담고 접시를 평평하게 모양을 잡은 다음 남겨뒀던 프로슈토를 잘게 떼어서 올리고 파르마산 치즈를 적당히 갈아서 올리고 파슬리도 약간 뿌려서 완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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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슈토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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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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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해 둔 샬롯을 사용했는데 없으면 쪽파나 대파 흰부분으로 대체한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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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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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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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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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푼으로 떠보면 크리미하면서도 흥건하지 않아서 상태가 맘에 들게 적당하고 살짝 싱겁게 간을 했더니 마지막에 올린 프로슈토와 함께 먹기에 간이 알맞다.

 

쌀의 심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익었으면서도 죽처럼 퍼지지 않아서 쫀득쫀득 쫄깃쫄깃한 쌀의 식감이 한 톨 한 톨 살아있다. 치킨스톡으로 지은 밥에 간이 들어서 크림소스와 밥이 겉돌지 않고 착 붙는다.

 

 

만들기 아주아주 간단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위 내용과 기본 틀은 똑같이 한 다음 프로슈토 대신에 게살이나 새우, 베이컨 등 재료를 바꿔 넣어서 만들어보니 그것도 당연히 맛있었다.


 

그래서 새우튀김을 곁들인 게살 크림리조또.

 

크림리조또에는 게살을 넣어서 리조또를 완성하고, 여기에 맛을 더할 재료로 새우튀김을 택했다.

새우를 튀긴 다음 묽은 튀김반죽을 추가로 튀겨 새우튀김과 튀김부스러기를 리조또에 올리니 리조또에 바삭바삭한 질감이 더해져서 정말 맛있었다.

 

 

 

크림소스와 치킨스톡밥은 새우 튀김을 하기 전에 미리 만들어뒀다.

 

새우튀김으로, 새우를 손질하고 등줄기를 눌러서 편 다음 시판 튀김가루를 사용해서 바삭바삭하게 튀겼다. (새우튀김용 노바시 새우를 사용해도 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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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소스 + 밥 + 게살로 리조또를 만들면서 익힘, 농도, 간을 맞춘 다음 접시에 담고 새우튀김, 튀김부스러기, 파르마산치즈, 파슬리를 올려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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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크림소스 좋아하지 않는데 게살 크림리조또에 새우튀김과 튀김부스러기의 조합이 취향을 이겨냈다.

 

다음에는 새우를 더 작게 잘라서 튀겨서 리조또 한 스푼에 새우튀김을 하나 올려서 한입에 먹기 편하도록 하는게 낫겠고 새우튀김을 더 듬뿍 넣어야겠다.

 

원하는 상태로 조리가 됐고 맛있으면서도 만들기 편하니까 흠잡을 데가 없다.

앞으로도 여러 쌀요리를 이렇게 편하게 만들 예정이라서 레시피를 다시 써보고 있다.

 

 

 

 

  • 땅못 2021.01.09 11:28

    !! 제목에 없어서 예상치 못한 새우튀김 조합에...집에 얼려둔 제사용새우가 있나 순간 생각해봅니다...넘 맛있을 것 같아요 ㅠㅠ

    저도 어디서 읽고 들은 건 있어가지구 아...정통 리조또란 뭘까 하면서 잘 안하게 되었는데ㅠㅠ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맛이나 모양새가 비슷해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조리법으로 만든데다가 리조또지만 리조또가아닌 리조또와비슷한 뭔가라는 생각이 들어 괜히 서먹해지고...그렇다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자니 하나부터 열까지 귀찮고ㅋㅋㅋ

    그러다 무압모드 취사 되는 밥솥 사고나서 무압 테스트 해보다가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완전 괜찮더라고요! 그 뒤로는 가끔 생각나면 해 먹고 있습니다 ㅎㅎ 간혹 김치로제같은 걸로 하면 먹으면서도 웃음이 피식피식 나와요 ㅋㅋㅋ

    오랜만의 양식글이라서 반가워요>///< 늘 재미있고 유용한 글 올려주셔서 감사하고 주말도 편안하게 보내세요! 추우니 꼭 따뜻하게 지내시구요;ㅅ;<33 감사합니다.. 

  • 이윤정 2021.01.10 04:24
    그쵸그쵸. 전통적인 조리법이 만드는 사람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무리 자주 해도 할 때마다 서먹한 그 기분이 드는걸요ㅎㅎ
    전통적인 조리법이 있고 지름길 같은 조리법이 있을 경우에 늘 무조건 편하면 제일 좋지만.. 같은 정성으로 최선의 상태를 선택하려면 그 이전에 일단 전통적인 조리법으로 해봐야 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초행길을 지름길로 갈 수 없는 건 당연하고.. 지름길로 가서 어딘가 도착했을 때 내가 지금 있는 곳이 내가 가고자 했던 그 지점인지 알 수 있으려면 전에 한 번은 와봤던 장소여야 하니까요^^

    그리고 새우튀김도 그렇고 튀김부스러기도 그렇고 리조또에 넘 딱이라고요ㅎㅎㅎ
    오늘까지는 정말 춥고 내일은 좀 풀린다는데 남은 주말동안 재밌고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레드지아 2021.01.12 14:18

    첫번째 사진 정말 너무너무 이뻐요

    핑크색이 무얼까...베이컨일까..했는데 프로슈토군요~ ^^(말로만 들어봤네요 ㅋ)

     

    크림리조토에 새우튀김까지 너무 맛있어보여요!!!!!!!!!

    게살까지 등장했으니 안맛있음 진짜 완전 반칙이죠!!!!!!!!!!!!!!!!!!!

    이런 리조또는 뭔가 식탁에 멋진 테이블보도 깔고 입에 뭐 뭍음 냅킨으로 입주변을 톡톡 두들기며 와인도 한잔하면서 (전 와인맛도 몰라서 원샷~ 하는 타입 ㅠ) 우아하게 오호호~~ 하고 웃기도 하고 조용히 담소하며 먹어야 할거 같네요

     

    아마 실상은 옆에 김치통 꺼내놓고 우걱우걱대며 숟가락으로 막 퍼먹을거 같지만요^^

     

    이렇게 윤정님처럼 자세히 레시피를 써주시는분이 드물거든요. 글만 읽어도 만들기 두렵지 않아요!!!

    하지만 만드는 두려움보다 게으름이 더 승리하여 -_-;; 며칠전  냉장고 정리를 했는데 다 뒤집어 엎어서 거의다 버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

    제겐 소중한 재료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식구들 눈엔 다 쓰레기로 보였나봐요 

    올해엔 식재료 쟁이지 않기로 다짐하여 봅니다...-_-;;;;

  • 이윤정 2021.01.13 04:30
    리조또가 파스타와는 달리 떠먹는 음식이다보니까 접시에 담아 완성한 상태에서 먹는 동안 간이 딱 맞는 것도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프로슈토를 더 잘게 뜯어서 올렸어야 했는데.. 하고 후회했어요^^;

    저는 와인이 있으면 까탈스럽게 먹고 병째 다 먹는 스타일이라 식사에는 술을 안 곁들이는데
    레드지아님 말씀대로 포멀하게 준비하고 와인도 입주변 톡톡 두들기면서 마시면 넘 재밌을 것 같아요.
    김치 꺼낼 생각을 못했지만 밥상에 김치가 있었으면 리조또에 김치 올렸을 확률이 100퍼입니다ㅋㅋㅋ

    냉장고정리 하셨다니 ㅠㅠㅠㅠ 하셨지만 얼마나 속 시원하셨을지요.
    저도 완전 다 꺼내고 한 번 정리해야 하는데 말씀만 들어도 부러워요.

    그치만 냉동고에 쌓아 둔 식재료는 햄스터처럼 계속 간직할래요ㅎㅎㅎㅎ
  • 유령 2021.01.18 13:24

    너무 맛있어 보여요..... 어제 장보고 오늘 제 점심메뉴로 정했답니다^^ 지금부터 천천히 따라해보려고요.ㅋㅋㅋ 미리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 이윤정 2021.01.19 04:18
    장보고 만드신 수고가 아깝지는 않을 정도로 유령님 입맛에 맛있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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