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늦은 밤 다음날 저녁 해먹을 스키야키 레시피를 찾다가 우연히 들어왔다가 정신없이 사이트를 구경하다 보니 몇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네요. 마음만큼 솜씨가 안 따라줘서 집밥 먹을 때 흥이 별로 안 나던 차였는데 친절한 레시피들 덕에 갑자기 의욕이 불끈 납니다. 글을 읽다 보니 레시피처럼 성품도 친절하고 다정하신 분인 것 같아 염치 불구하고 머릿속에 떠오른 질문을 바로 올려봐요. 혹시 일부 질문이 프라이버시에 관련되어 있어 답하기가 곤란하시다면 (아니면 별로 해주실 말이 없으시다면 ^^;) 부디 맘 편히 지나쳐 주세요.
1) 제가 얼마 전 다이어트를 시작해서 (홈퀴진 사이트를 이제 발견한 게 다이어트에 좋은 일인지 모르겠네요 ㅎㅎ) 설탕 대체제에 관심이 많은데요. 올려주신 레시피들 중 바이타믹스 아이스크림 등 자일로스 설탕을 사용하는 레시피가 이따금 보이더라고요. 윤정 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일반 설탕 말고 설탕 대체제를 사용해도 맛에서 별로 차이가 안 느껴지는 요리 종류와 꼭 일반 설탕을 사용하지 않으면 맛이 안 나는 요리 종류가 있나요? 다른 설탕 대체제를 사용하신 적이 있다면 의견을 듣고 싶어요.
2) 사이트를 열심히 읽다가 셀카 올리신 걸 봤는데 이렇게 잘 해 드시는 분이 몸매도 피부도 좋으신 걸 보고 비결이 궁금해졌어요. 혹시 다음 중에 답이 있을까요? 1. 요리를 많이 하지만 많이 먹지는 않는다. 2. 많이 먹고 많이 운동한다. 3.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이다. 아니면 다른 비결이 있으신가요? ^^;
3) 저는 요리와 음식을 별로 즐기지 않는 가정에서 맛없는 건강식을 먹으며 자랐고 (하기 싫은 요리를 끼니마다 해야 했던 엄마한테 감사하고 있어요 ㅎㅎ) 성인이 되기 전까지 외식을 한 적도 드물어서 성장기에 미각과 음식 취향이 발달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성인이 된 뒤에 다양한 음식을 접하고 먹을 것을 좋아하는 남편을 만나면서 미식과 요리에 관심이 생겼지만 제 혀와 코가 둔한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윤정 님은 어렸을 적부터 음식이 유달리 관심이 많으셨나요? 윤정 님의 가족들은 어떤가요? (제 엄마 아빠 형제는 모두 거의 미맹에 가까운 사람들입니다... 끼니는 싱겁고 간단한 음식으로 때우고 대신 몸 만들기나 장수에 관심들이 있네요. 먹을 것을 인생의 중심에 두고 사는 사람은 가족 중 저밖에 없고 그래서 저만 살이 푸짐하네요 ^^;) 음식에 대한 태도와 취향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바뀌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외국 중소도시에 살고 있어서 일부 장르의 음식을 제외하고는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집에서 해먹지 않는 이상 먹을 길이 없어요. 더구나 코비드 때문에 외식도 어려운 상태라 이 사이트를 발견한 게 이렇게 기쁠 수가 없네요 (왜 이제야 발견했나 안타깝기도 하고요 ㅎㅎ). 비슷한 감사 인사를 이미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으셨을 것 같지만 저도 한 마디 보태봅니다. 귀한 레시피와 요리 팁 공유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따님또기님.
우연히 만나뵙게 되었는데 긴 시간 들여서 많은 이야기들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제목보고 긴장했는데 저에 대해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다니ㅎㅎㅎ 전혀 곤란하지 않고요ㅎㅎㅎ
1. 저는 설탕 대체재에 대해 크게 관심이 있는 편이 아니라서 자일로스 설탕은 사용하기 편한 측면으로만 사용하고 있어요. 자일로스 입자가 가늘어서 금방 녹는다는 점이 제게는 크게 사용하기 편하더라고요. 보통 요리에는 일반설탕 대신에 사용했을 때 다른 점을 거의 느끼지 못했어요. 하지만 베이킹에 사용하는 설탕은 꼭 설탕을 사용해야 한다고 알고 있어요.
다른 설탕 대체재는 여태까지 사용한 것 모두를 생각해보니 사카린, 뉴슈가, 그린스위트, 에리스리톨을 사용해봤는데요. 에리스리톨은 화한 맛 때문에 다 소비하지 못하고 버린 적이 있고, 나머지 대체재는 음식에 사용한 적이 있기는 한데 레시피화 시키기가 애매해서 레시피에 포함해서 올린 적이 드물어요.
2. 앗 셀카ㅋㅋㅋㅋㅋ 셀카는 원래 사기잖아요ㅎㅎㅎ
제가 성장이 끝난 이후로 20키로 정도 늘어난 상태라 체중이 늘었으면 늘었지 감소한 적이 없어서 비결 이런 건 잘 모르겠어요.
평소 먹는 양은 적지 않고(냉면 밀면 짜장면 짬뽕 무조건 곱빼기 먹어요ㅋㅋ) 밥도 빨리 먹는 편인데 스트레스 받으면 입맛이 떨어지고 술만 먹히는 편이에요. 타고나기를 살이 안찌는 체질이었으면 좋겠지만 그런 행운은 제게 없더라고요ㅠ 키가 176인데 그래서 그런지 몇 키로 찌고 빠져도 표시가 안나는 편이긴 해요. 체중이 늘어나는 방법은 불규칙적으로 먹고 술 많이 먹고 운동 안하고.. 등등 말씀 드릴 수 있는데 말입니다ㅎㅎ
3. 제 이야길 하자면.. 엄마께서는 열심히 맛있는 음식을 해주셨지만 학창시절에는 음식이나 조리에 관심이 없었어요. 집에서 된장 간장 고추장 담고 젓갈 담아 내리는 것이 당연한 집안에서 컸는데 어릴 땐 집에 장독이니 젓갈 내리니 냄새만 나고 그렇더라고요. 가족들이 식성이나 취향이 어떤지에는 당연히 관심이 없었고, 엄마께서 해주시는 좋아하는 음식이 꽤 있었지만 먹을 줄 만 알았고, 좋아하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제 살림이 생기고 제가 주도적으로 저와 제 남편을 먹이면서 어떻게 맛있게 해먹냐에 대해 관심이 생긴 경우입니다. 음식에 대한 태도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지만 계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제 경우는 제가 워낙 부지런하지가 못해서 뭔가 하나라도 하면 이왕 하는 김에 최대한 말이 되게 잘해봐야한다 이런 생각이 있고, 그게 음식을 만드는 것에 영향을 많이 미친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음식보다는 청소를 더 열심히 하는 스타일입니다ㅎㅎㅎ
이리 장문으로 궁금한 점을 조심스레 남겨주셨는데 답변이 잘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제 이야기 하느라 신나서 너무 말이 많았죠.
외국에 계시면서 여러 음식 해드시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인데 코로나19 상황때문에 더 힘든 상황인 것 같아요. 그래도 이렇게 만나뵈어서 좋고 또 반갑게 인사 건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