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쇠팬 구매한 이야기 - https://homecuisine.co.kr/hc30/85684 에 이은 시즈닝.
이틀 후에 시즈닝 이야기를 올리려고 했는데 2주 후에 올리게 됐다.
무쇠팬을 사용할 때는 생 무쇠의 겉에 건성유를 바르고 가능한 한 높은 온도에서 가열하는 시즈닝을 여러번 반복해야 무쇠팬에 음식이 달라붙지 않고 조리하기가 편하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시즈닝은 기름을 고열에 노출시켜 지방산이 중합되게 해 표면에 단단한 코팅을 만드는 작업이다. 시즈닝이 제대로 될 경우 식기세척기에도 견딜 정도로 단단한 막이 형성된다고 한다.
뒤에 내용이 너무 길기 때문어 시즈닝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1. 아마씨유 바르고 닦아서 오븐에 굽기
2. 300도 (가능한한 최고 온도)에 1.5시간 6회 (1회 시즈닝마다 완전히 식히고 꺼내서 다시 시즈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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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1. 내 경험상 이야기라서 꼭 이대로 할 필요 없음.
2. 운틴가마 무쇠팬만 사용해서 해봤으므로 운틴가마 무쇠팬 한정.
3. 시즈닝용 기름은 완전히 매트하게 닦고 또 닦기.
4. 건성유 - 아마씨유, 들기름 / 반건성유 - 식용유, 포도씨유
참고 페이지.
http://sherylcanter.com/wordpress/2010/01/a-science-based-technique-for-seasoning-cast-iron/
https://www.cooksillustrated.com/how_tos/5820-the-ultimate-way-to-season-cast-i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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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잡담.
보통 무쇠팬은 두껍기 때문에 열을 많이 머금고 있어서 좋다고 한다. 그런데 팬이 열을 많이 머금어야 할 때는 불을 끄고 여열로 익혀야 하는 경우나 밥상에 가지고 와서 먹는 동안 열을 간직해야할 경우 뿐이다. 지속적인 약한 열이 필요하다면 약한 불로 가열하면 될 것이고, 접시에 담아 먹는 음식의 경우는 열을 머금는 것이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같은 무게의 스테인레스라면 똑같이 열을 머금고 있겠지만 그정도 무게의 스테인레스는 무쇠보다 비싸긴 하겠다..
내가 생각하는 무쇠의 장점은 가장 먼저 거의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용성에 있다. 다음으로는 테프론 코팅이 없기 때문에 음식물에 유해할 수 있는 테프론 코팅이 용출되지 않는 것이다. 또 조리할 때 긁히는 것을 덜 신경쓰는 점이 편하다. 그리고 무쇠에 음식을 하면 음식이 팬에 달라붙었다 떨어지면서 겉면에 생기는 크러스트의 형태가 매력적이다. 코팅팬이나 스테인레스와는 다르게 단단하고 두꺼운 층의 눋는 질감이 생성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코팅팬에 누룽지를 구워보면 가마솥에서 만든 누룽지와 질감이 다르다.) 마지막으로 무쇠를 사용했다 하는 기분이 좋음ㅋㅋㅋ이 있다.
단점은 아주 직관적이고 현실적이다. 먼저 비싸고 무겁고, 시즈닝을 해야하고 세척하기도 번거로운 편이고 평소에 잘 관리해주어야 하고 방치하면 녹이 생기며, 조리 시에 기름이 아주 많이 튄다. 음식을 오래 담아둘 수 없다. 아무래도 쇠이기 때문에 국물이 있거나 양념에 수분이 많은 것보다는 기름을 사용하는 음식에 더 적합하다.
모든 조리기구가 장점과 단점이 다 있듯이 무쇠에도 이러한 장점과 단점이 있다. 일례로 코팅팬의 장점은 사용하기 편함, 비싸지 않음. 단점은 코팅용출, 수명이 짧음, 코팅을 보호하기 위한 사용법 지켜야함. 이 있다. 여러 단점이 있음에도 편하다는 이유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 중에서도 좋은 코팅팬을 늘 고르려고 해왔다.
앞서 이야기한데로 무쇠의 장점과 단점을 생각하며 하나하나 더하고 빼며 계산해보면 무쇠는 단점도 크지만 장점은 그보다 더 크다고 생각한다. 무쇠를 잘 길들여 사용하는 사용하는 스스로에게 뿌듯함이 느껴지는 것도 아마도 큰 장점이지 싶다. (그래도 코팅팬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무쇠의 단점이 하나 더 있다. 무쇠팬은 방치하면 할수록 관리하기가 힘들며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최선의 관리이다. 이 것 자체는 음 그렇구나 할 만 한데 여러 용도로 여러 무쇠팬과 무쇠냄비를 사면 모두를 동시에 자주 사용할 수 없으니까 방치하게 되는 것이 생기는 점이다. 그래서 여러 개를 사고 싶어도 관리하기가 귀찮으면 안사야 한다는 것이 단점..인데 아 이건 장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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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해 본 시즈닝 겸 시행착오. 처음에 건성유가 꼭 필요한가 하고 식용유로 했다.
과정은
1. 깨끗하게 씻어서 깨끗한 행주나 천으로 기본 녹 닦기
2. 오븐이나 가스불에서 물기를 바싹 말림
3. 꺼내서 식용유 바르고 280도 오븐에 1시간 굽고 그대로 식히기 3~4회 반복.
(사와서 세척만 한 상태)
(3회 시즈닝 후)
이 때까지만 해도 기분 좋았다ㅋㅋㅋㅋ
시즈닝 후 확인차 계란후라이 굽기
1. 중불로 예열하기, 기름은 약간 넉넉하게 넣고 기름과 함께 예열, 잠깐 불끄기
2. 인덕션은 가장자리 열이 높으니까 팬 위치를 바꿔가면서 전체적으로 예열하기 (예열이 덜 된 부분이 달라붙음)
3. 기름이 막을 형성하듯이 골고루 묻으면 가운데에 재료를 먼저 넣고 약간 익으면 가장자리로 밀어가면서 굽기
이번에 계란은 예열이 덜 된 부분만 달라붙었다. 골고루 돌려가며 예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만든 볶음밥이나 두부는 달라붙지 않았다.
다음으로 두부부침.
두부는 실온에 미리 꺼내두면서 키친타올을 깔고 그릇에 담아서 물기를 뺐다.
팬에 기름을 약간 넉넉하게 두르고 중불로 예열한 다음 불을 줄였다.
두부를 넣으면 두부의 물기가 기름 밖으로 바로 파팍 튀고, 팬에 스며들지 않았다.
역시 가장자리가 약간 달라붙는데 가운데는 잘 미끄러짐.
두부에서도 눌린듯한 크러스트가 있어서 맛은 괜찮은편이었다.
달라붙는 것 없이 잘 구웠다.
고기를 구우려니 고기에 기름이 적기도 하고, 시즈닝이 덜 된 건지 기름없이 생고기 구우니까 달라붙으려고 해서 기름을 약간 뿌렸다.
달라붙은 것은 물을 붓고 끓여서 긁은 다음 세척했다. (세제보다는 뜨거운 물로 세척하고 닦아내기) 다음으로 불에 말리고 식용유를 얇게 바르고 최대한 닦아내서 보관했다.
몇 번 사용하면서 세척하고 닦으니 시즈닝이 얇아져서 오븐에 말리고 1시간 더 시즈닝 했는데 두어번 더 사용하고 아마씨유를 주문했다.
과정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닌데 식용유를 사용해서 완전 최대한은 닦지 않고 엎지 않고 시즈닝을 하니 한 번 시즈닝할 때마다 많이 진해지는 점이 있었고, 사용하고 세척하다보니 벗겨지는 느낌이 있었다. 아마씨유를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사용하지 않고 3일을 있었더니 시즈닝이 얇아졌다고 생각한 부분에 살짝 녹이 올라왔다.
식용유 시즈닝을 밀지 않고 덮을까 했는데 녹이 올라와서 고생길에 접어들기로 했다. 꼭 다시할 필요는 없었지만 마음에 100프로 안들면 못참는 성격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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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
다른 무쇠는 모르겠는데 내가 산 팬은 시즈닝을 위한 기름을 완전히 박박 닦지 않고 시즈닝했더니 떡진 느낌이 있었다. 또 너무 얇으면 효과가 없었다. 그 애매한 중간을 어떻게 알아차려야 하는건지..
그래서 밀고 다시 할 때는 아주 바짝 닦아서 얇게 했다.
아마씨유를 사용해서 완전 최대한 기름이 스쳐지나간 느낌으로 닦고 엎어서 시즈닝 했을 때 - 1회 시즈닝은 티도 안남. (전기세 아까움)
아마씨유를 사용해서 빛에 비춰 봤을 때 번들거림 없을 정도로 닦고 엎지 않고 시즈닝했을 때 - 1회마다 중간정도로 진해짐.
그래서 그 중간정도를 맞추는데 너무 드라이하지는 않게 하지만 번들거림은 전혀 없도록 마지막으로 마른 것으로는 한 번 가볍게 닦아내는 정도가 좋았다.
시즈닝 시작.
1. 사포로 갈아내고 뜨거운 물에 깨끗하게 씻기 (오븐세척제를 사용한다는데 세척제를 사지 않고 사포로 밀었다. 사포로 미니까 아주 완전히 벗겨지지는 않았지만 그냥 진행)
2. 완전히 말리고 180도 오븐에서 20분간 건조하기
3. 꺼내서 아마씨유 바름 - 닦아내듯이 아주 건조하게 바름. 앞뒤로 아마씨유를 묻히듯이 바른 다음에는 키친타올이나 천으로 다시 기름기가 닦아낸다. 앞뒤로 꼼꼼하게 기름을 바른 다음에는 실수로 바른 기름을 닦아내는 느낌이면 적당하다.
3. 오븐에 넣고 300도로 맞추고 무쇠팬을 엎어서(때에 따라 똑바로) 넣고 1시간 반 구움 (300도에 도달한 후 1시간)
4. 반복 총 6회
이 상태의 팬을 100방 사포로 열심히 밀고 세척했다. 오븐크리너에 세척은 다음에 해보기로 하고 일단은 사포를 사용했다.
아마씨유를 발라서 꼼꼼히 닦은 다음 시즈닝 하기 시작했다. (아래 사진은 시즈닝 8회째이다. 왜 8회째인지는 조금 있다가 이야기..)
(우리집 오븐의 처참한 상태...)
6회 시즈닝한 상태.
식용유 시즈닝 때 너무 두껍다 생각해서 이번에는 극단적으로 너무 닦아낸 탓인지 6회를 시즈닝했는데도 시즈닝한 티가 별로 안난다.
이 상태로 두부를 구우니..
이 고생을 했는데 식용유 시즈닝보다 더 달라붙었다ㅠㅠㅠㅠ
그래서 시험삼아 엎지 않고 시즈닝했더니(7회) 중간만 색깔이 까매져 있었고 두부를 부쳐보니 짙게 시즈닝된 부분만 덜 달라붙어서 시즈닝의 절대적인 두께가 부족했다 싶었다.
여기까지 7회. 6회까지는 중간의 색이 짙지 않고 똑같았는데 엎지 않고 시즈닝하니 중간만 색이 좀 달라져있었다.
그래서 추가 시즈닝은 당연히 필요한 상태라 아마씨유를 너무너무 얇지는 않고 앞 6회보다는 조금 덜 닦아내서 (물론 마른 키친타올로 아주 매트하게 마무리는 함) 엎지 않고 2회 더 시즈닝했다.
시즈닝 완성. 7회차에 가운데만 진했던 것이 거의 없고 균일한 느낌이다. 요즘 사용하고 있는데 인덕션이 중간에만 가열이 되어서 그런지 현재는 중간이 더 진해진 상태이다.
9회까지 할 필요는 당연히 없고, 너무 떡지거나 너무 극단적으로 닦아내거나 하지 않는 상태를 찾으면 5~6회로도 충분해보인다. 떡지는 건 절대 안되고 차라리 극단적으로 닦아내는 쪽이 더 낫기는 하다.
엎어서 넣고 똑바로 넣는 선택에 대해서는 다음에 한다면 초반에는 한 두 번 만 엎어서 하게 될 것 같다.
계란후라이.
팬에 기름을 두르고 중불로 예열하고 너무 뜨겁기 전에 잠깐 불을 내리고 다시 불을 올려서 계란을 구웠다.
물론 어떤 팬에서건 이정도로 신경쓴다면 계란후라이가 당연히 맛있겠지만 무쇠를 사용할 때는 다른 팬과 다르게 겉면이 눋는다. 계란후라이 겉면에 크러스트가 아주 좋고, 속도 아주 좋게 잘 익었다.
계란후라이 깔끔.
계란후라이를 한 다음에 기름만 살짝 닦아낸 상태이다. 달라붙지 않고 잘 된다.
후라이를 구운 다음에는 기름을 닦고, 키친타올에 물을 살짝 묻혀서 끈적끈적해지지 않게 닦아낸 다음 기름을 완전히 닦아내듯이 아주 얇게 발라뒀다.
예열을 덜하면 계란후라이가 또 달라붙기도 하고, 볶음밥을 하거나 고기나 생선을 구우면 달라붙지 않고 아주 잘 되기도 하고 양념이 들어간 볶음은 또 달라붙기도 한데 어쨌든 어렵지 않게 잘 쓰고 있다. 기름만 사용한 것은 닦아내기만 하고, 달라붙는 건 더 익혀서 떼어내기도 하고, 양념이 붙은 건 물을 붓고 끓여서 세척한 다음 약불에 말리고 기름을 살짝만 발라두어서 사용하고 있다.
다음에 다시 무쇠팬을 산다면 운틴가마를 하나 더 살 것 같고, 초반에 1~3회정도만 상태를 봐서 엎어서 시즈닝할까 싶다.
이번에는 한 번 시행착오 끝이 마음에 들게 되었으니까 다음에 사면 처음부터 실수없이 잘 해봐야겠다.
그나저나 3000w 오븐 총 18시간 돌린 우리집 전기세ㅠㅠ
와! 자세한 과정이 담긴 시즈닝수기 넘나 잘 읽었습니다. 시행착오의 부분까지 꼼꼼하게 기록해주셔서 마치 제가 윤정님 옆에서 같이 닦고 꿉고 벳기고 꿉고 한 그런 느낌이었어요. 만약 제가 무쇠를 사서 엄청나게 시행착오 할 걸 한두번으로 줄이게 된다면 윤정님 덕일 거여요 ㅠㅠ 중간중간 프라이랑 두부부침 왜이렇게 시선강탈인 것인가요 겉면은 빠삭하고 안은 촉촉할 것 같아 엄청 입맛 다셨습니다. 저는 최근 코팅 무쇠를 하나 받아서 쓰는데 단순무쇠에 막 눈이 가더라고요... 오래 시간을 들여 길들인 만큼 앞으로 맛있는 요리 많이 많이 해 드세요! 이번주도 즐거운 일 많았음 좋겠습니다. 늘 건강 챙기세요<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