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0
치킨파이, 치킨팟파이
전통적인 영국 음식으로.. 다양한 채소와 고기를 볶은 다음 농도를 더해 준 밀가루를 넣고 볶다가 치킨스톡과 우유, 생크림 등으로 크리미하고 농도있게 끓여낸 스튜에
페이스트리를 올려 오븐에 구워내서 치킨팟파이를 만들었다. 그냥 치킨파이라고도 한다.
일본에서는 크림스튜라고 통칭하는 것 같은데 일본식으로 만든 것은 먹어보지 않아서 차이점을 모르겠다.
스튜를 만드는 과정이 카레와 비슷해서 스튜 만들기는 아주 쉬운데 페이스트리를 만드는 것이 조금 번거로우니까 페이스트리는 냉동된 것을 구입해서 사용하면 편리하다.
사용한 재료는 약 3인분 정도로 (200미리 계량컵 사용)
스튜로 양파 큰 것 1개, 감자 큰 것 1개, 당근 반 개, 샐러리 1대, 대파 1대, 컬리 플라워 한 줌, 양송이 버섯 큰 것 몇
개,
베이컨 80g, 닭가슴살 500g, 버터 1.5~2스푼, 밀가루 1.5~2스푼, 화이트와인 반 컵, 물 반 컵+큐브형치킨스톡 1개,
우유 1컵, 생크림 1.5컵, 소금, 후추, 넛맥, 슬라이스치즈
페이스트리로 밀가루 200ml, 버터 100ml, 우유 25ml , 소금 2그램을 사용했는데
파이를 만드는 분량이나 그릇의 크기 반죽을 미는 두께에 따라 필요한 페이스트리의 양이 다르다.
비율로 하자면 액체 1 : 버터 4.5 : 밀가루 9 정도가 적당하다. (소금은 밀가루 양의 1%)
페이스트리 배합비율은 당연히 내가 만든 것은 아니고 서적과 서핑을 통해 나름대로 정립해둔 것이다. 물론 정답은 아니고 내가 하는 것이 그렇다는 이야기..
채소는 기본적으로 스튜에 들어가는 채소의 종류를 고려해서 집에 남는 채소를 쓸어넣었는데 기본적인 채소는 당연하고, 컬리플라워와 양송이버섯이 잘 어울린다.
마늘이나 샬롯, 완두콩 등을 넣으면 좋다. 와인은 생략가능.
밀가루에 소금을 약간(밀가루 양의 1%) 뿌리고 깍둑 썬 무염버터를 흩뿌렸다.
버터가 작은 알갱이로 깨지도록 손으로 짓이겨서 푸슬푸슬하게 반죽한 다음 물이나 우유를 조금씩 뿌려서 뭉쳐지기 좋은 정도로 반죽하면 된다.
페이스트리는 약 15~20도 정도의 온도에서 반죽해야 버터가 액체로 변하지 않아서 반죽에 들러붙지 않고 푸슬푸슬한 질감을 가진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냉장고에 넣어 뒀던 재료를 꺼내서 바로 사용하는 것으로도 버터가 녹지 않아서 페이스트리를 만들기에 적합하지만
온도가 높은 시기에는 밀가루나 반죽시트를 냉동실에 넣었다가 사용하거나, 체온으로 버터가 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푸드프로세서를 사용하면 반죽을 다루기가 더 용이하다. 손으로 반죽을 할 경우에는 손으로 버터를 짓이기는 시간을 최소화하며 빠르게 반죽하면 좋다.
나는 손에 밀가루 묻히는 것을 즐기는 편이 아닌데다가 카메라에 밀가루 묻히며 사진 찍는 것도 번거로워서 어지간하면 이런 건 하지 않는데
어쩌다보니 이러고 있었다. 다음에는 그냥 바게트 정도 올려서 그라탱을 하고 말리...
스튜를 만드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그냥 카레 만드는거랑 완전 똑같음..
각 채소와 닭가슴살은 먹기 좋은 사이즈로 깍둑썰어두었다.
남는 채소를 쓸어넣다보니까 양이 좀 많아졌다. 둥근 그릇에 채소가 아주 그득그득하게 찼다.
닭가슴살은 500그램짜리 팩을 샀는데 반만 쓸까 하다가 다른 음식을 250그램으로 뭘 할까 생각하기 귀찮아서 그냥 다 넣어버렸다.
그래서 누가 봐도 3인분인 스튜를 만들게 되고.. 많으면 남기지 뭐 하며 둘이서 먹었는데 둘이서 3인분을 열심히 먹었다.
어디서 보니까 치킨팟파이 2인분에 닭가슴살 100그램 이렇게 만드는 것도 있던데 참 사람마다 먹는 양은 천차만별이구나 했다.
역시 몇인분 이런건 식성의 영향도 크지만 평소에 자기가 음식을 하는 손이 얼마나 큰 가에 따라 달린 듯 하다.
적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은데 푸지게 음식 하고 잘먹는 것도 좋고.. 참 어째야 할지.
그래서 부모님들이 꼭 하시는 말씀이 밥 잘 먹고 다녀라 하시며 적당히 먹어라 하시는가...?
어쨌든 카레 만드는 것과 거의 유사하니까 별 내용이 없다..
베이컨 특유의 훈연된 맛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스튜에 그 풍미를 더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베이컨을 볶았다.
계속 센 불을 유지하면서 버터를 넣은 다음 닭가슴살과 채소를 노릇노릇하게 볶았다.
버터에 밀가루를 넣고 볶다가 우유를 넣어서 졸이고 소금, 후추, 넛맥으로 시즈닝을 한 베사멜소스를 볶은 고기와 채소에 넣어도 되고,
편하게 버터에 재료를 볶다가 밀가루를 넣은 다음 여러가지 액체재료로 끓여내면 베사멜소스를 만들어서 넣는 것과 거의 똑같다고 볼 수 있다.
밀가루의 목적은 소스에 농도를 주기 위한 것이니까 언제 넣어도 상관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밀가루에서는 독특한 밀냄새가 나기 때문에 소스를 만들기 전에 미리 밀가루를 버터 등의 지방에 익혀서 좋은 풍미를 끌어내는 것이 좋다.
볶은 재료에 밀가루를 넣어서 밀가루가 적당히 익도록 볶은 다음 화이트와인을 반 컵 부은 다음 알콜이 날아가고 풍미가 더해지도록 익히다가
재료가 살짝 자작할 정도로 물을 붓고(반컵을 부었지만 볶고 있는 재료의 양에 따라 가감할 만 하다.) 우유 200미리와 생크림 300미리를 부은 다음 농도가 나도록 푹 익혔다.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머스터드 파우더와 넛맥(생략가능)을 살짝 뿌렸다.
차후에 치즈를 2장 넣어서 구울 것이기 때문에 크림이 졸아들고 치즈를 올릴 것을 고려해서 약간 싱겁게 간을 하면 적당하다.
크림을 넣고 10분~15분 정도 농도가 나도록 졸여가며 끓이는 동안 냉장실에 휴지시켰던 페이스트리를 꺼내 덧밀가루를 살짝 뿌려서 밀대로 밀고
스튜를 담을 그릇 사이즈에 맞춰서 자른 다음 그릇에 올리기 쉽도록 밀대에 돌돌 감아뒀다.
스튜는 조금 더 농도 있게, 주르륵 흐르는 정도가 보다 툭툭 떨어지도록 끓이는 것도 좋은데 배도 고프고 이정도면 간도 맞아서 약간 촉촉한 채로 그릇에 담았다.
오븐용 그릇에 스튜를 담은 다음 치즈를 약간 올리고 페이스트리를 그릇에 맞게 올린 다음 가운데에 넘치지 않도록 칼집을 넣고 계란노른자를 실리콘붓으로 발랐다.
나는 대충 큰 그릇에 한 번에 넣었지만 1인분씩 담아서 한 명당 멱기 좋도록 구우면 더 좋겠다.
치킨팟파이도 칼로리가 꽤 나가고 페이스트리에도 버터가 꽤 들어있기 때문에 한끼 식사로 부담스러운 감이 있어서
평소에는 페이스트리를 만들어서 칼로리도 더하고 고생도 더하는 행동은 잘 하지 않는데 갑자기 정성이 남아돌아서 한 번 만들어서 올렸다.
페이스트리 대신에 감자를 얇게 썰어서 올린 다음 구워도 좋고, 식빵이나 바게트를 얹어서 치즈를 토핑한 다음 구워도 맛있다.
물론 페이스트리를 넣지 않으면 파이가 아니니까 이름은 치킨팟파이나 치킨파이가 아닌 크리미 치킨스튜 그라탱 정도 되겠지만..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 치킨팟파이를 넣고 20분정도 페이스트리가 익도록 구운 다음 확인해보고 5분 더 익히고 꺼내서 약 5분 정도 두었다.
따로 5분정도 두지 않아도 밥상에 그릇과 수저를 차리고 사진을 찍으니 금방 5분이 지나갔다.
오븐마다 화력이 다르기 때문에 온도와 시간조절이 필요하다.
페이스트리 반죽이 약간 헤비한 감이 있기는 했지만 간이 딱 맞는 치킨스튜가 입맛에 착착 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