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오이무침은 종류가 여러가지 있다.
맵게 만드는 마라황과麻辣黄瓜 (양념기준)
칼면으로 내리친 다음 적당히 썰어서 만드는 파이황과 拍黄瓜 (형태기준)
슬라이스 채칼을 사용해서 길게 슬라이스해서 만드는 협편황과 汁片黄瓜 (형태기준)
아코디언처럼 늘어나게 썰어서 만드는 쇠의황과 蓑衣黄瓜(형태기준)
등등이 있다. 마라파이황과는 가능하지만 쇠의파이황과는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
그 중에서도 쇠의황과蓑衣黄瓜 는 오이를 도롱이처럼 늘어지게 썰어서 양념한 음식이다.
蓑 (도롱이 사, 꽃술 늘어질 쇠)
衣 (옷 의)
黄瓜 (황과, 오이)
를 각각 뜻한다.
절인 오이로 만드는 마라황과는 조금만 짜게 되어도 방법이 없으니까 만들자마자 좀 싱겁게 간을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오이를 미리 절이지 않고, 오이를 얇게 썰거나 내리쳐서 오이무침을 만드는 경우에는 오이에서 나오는 수분이 많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간이 희석되니까 약간 짭조름하게 무치는 것이 적당하다.
오이를 평범하게 썰어서 씨만 빼거나, 망치로 내리치거나, 슬라이스하거나, 잔 칼집으로 나선형으로 썰거나 다 똑같을 것 같지만 만들어서 먹어보면 각각 다 특징적으로 마음을 끄는 구석이 있다.
쇠의황과나 협편황과는 얇아서 양념에 금방 절여지니까 바로 무쳐 먹을 때 가장 좋고, 파이황과는 천천히 절여지니까 1시간정도 미리 만들어야 속까지 맛이 든다.
협편황과나 파이황과를 같이 올리려니 말이 길어져서 다음에 올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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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한 재료는
미니오이 5개 (300그램)
친수피시소스 1.5스푼
설탕 1.5스푼
2배사과식초 1스푼
다진마늘 1스푼
생강 1티스푼
쪽파나 대파, 홍고추 약간
고추기름 2스푼
참기름 약간
오이는 껍질째 먹어도 좋은 것으로 고른다.
껍질째 먹기 좋은 미니오이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다다기오이나 취청오이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1배식초를 사용하면 간이 희석되니까 피시소스나 설탕을 10%정도 더 넣어야 하고 3배식초를 사용하면 0.8스푼정도 사용한다.
친수피시소스 대신에 삼게피시소스도 괜찮다.
피시소스 대신 소금을 사용할 때는 피시소스의 염도와 같도록 4.5그램 = 약 1티스푼을 사용한다.
고추기름과 생강은 있으면 더 좋지만 생략가능하다.
오이는 깨끗하게 씻고 물기를 닦은 다음 양끝을 잘라냈다.
양면에 칼집을 내는데 3분의 2깊이까지 썬다.
오이의 양쪽에 나무젓가락을 놓고 썰면 편하다. 조리용 핀셋을 놓고 썰었는데 핀셋은 두께가 달라지니까 오이 위치를 바꿔가면서 썰었다.
1. 처음에는 각을 주지 않고 송송송송 3분의2 깊이로 얇게 썰고 2. 뒤집어서 45도로 각도를 줘서 3분의2 깊이로 똑같이 얇게 썬다.
이렇게 썰어야 나선형으로 늘어난다.
좁은 공간에서 세로로 올라가는 계단을 보면 경사-평지-경사-평지가 이어져 있는데 그런 느낌으로 썬다.
둘 다 각을 주면 늘어나지 않고, 둘 다 각을 안주면 계속 잘린다.
이렇게 썬 오이를 쇠의황과라고하는데 도롱이는 자세히 본 적이 없어서 아코디언처럼 잘 늘어난다 싶다. 그래서 제목에 뜬금 아코디언을 넣었다. (사실 아코디언도 실제로는 거의 본 적 없음..)
일부러 늘이지 않아도 이정도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여기에 분량대로 양념을 넣고 무치면 끝이다.
얇은 오이 사이사이에 양념이 들어가서 꽤 금방 먹기 좋게 간이 든다.
나선형으로 얇게 썰고 먹기 좋게 무친 오이는 적당히 한입 크기로 떼어서 먹는다.
가장 편한 것은 무친 다음에 가위로 잘라서 접시에 담는 것이었다. 무치기 전에 썰어도 좋지만 늘어나느 힘이 없어서 간이 조금 천천히 밴다.
보통 오이무침을 할 때 이렇게 얇게 써는 경우는 별로 없다. 오이를 얇게 썰면 먹을 때는 얇은 오이를 듬뿍 집어야 하는데 나선형으로 늘어진 오이무침은 질감이 가벼우면서도 젓가락으로 한 번 들었을 때 양이 넉넉하다. 얇고 아삭한 오이의 질감도 좋고, 짭짤달달새콤하게 입안을 가득 채우는 상큼한 기분도 좋다.
이거 짱 신기해네요. 저거 안 잘릴려나 의아해하면서 따라해봤는데 진짜 안 잘리네요. 저는 소심해서 칼집을 너무 얕게 넣어서 잘 늘어나지는 않았어요. 2/3 정도로 약간 깊게 넣는다는 느낌으로 칼집을 내야되더라구요. 그래도 양념이 깊게 잘 배여서 맛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