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감자탕을 만들었다.
전에는 마트에서 판매하는 등뼈 1.2키로 기준으로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정육점에서 등뼈 2키로를 샀다.
이전에 만든 것이 비해 주재료인 등뼈의 양은 1.7배인데 양념이나 간은 1.3배정도로 조절했다.
보통 레시피를 참고할 때 레시피의 주재료 양과 내가 가진 주재료의 양이 다르면 곱하거나 나눠서 내가 가진 재료에 맞게 조절하게 된다. 그런데 주재료가 2배라고 나머지재료가 모두 2배로 할 때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국물요리 같은 경우 (장아찌 등도 포함) 재료가 2배면 양념은 1.5배면 적당할 때가 많다. 양을 가늠하고 간을 보면서 조절하면 적당하다.
사용한 재료는 약 4인분으로
돼지등뼈 2키로
고기 삶을 때
양파 1개
대파 3대의 파란 부분
통후추 1스푼
월계수잎 2개
청주 약간
물 약 3리터 + 필요시 추가
1시간 반 삶고 잠깐 건져두기
배추 우거지 꽉 짜서 3줌 (250그램)
국간장 3스푼 (45그램)
액젓 1스푼 (15그램)
시판된장 2스푼 (50그램)
고운고춧가루 4스푼 (32그램)
다진마늘 4스푼 (80그램)
감자 큰 것 3개 (600그램)
추가재료로
수제비사리 2줌
대파 3대 흰 부분
깻잎 적당량
들깻가루 2스푼 (취향에 따라 가감)
취향에 따라 냉동우동사리나 라면사리(삶은 것) 추가.
배추우거지 대신에 배추 겉잎이나 얼갈이배추 단배추 등을 사용하는데 이번에는 단배추를 사러 시장에 가보니 봄동이 사용하기 적당해서 봄동을 데쳐서 사용했다.
깻잎 대신 방아잎을 사용했다. 깻잎순을 사용해도 좋다.
요즘 액젓을 잘 사용하고 있어서 액젓을 1스푼 사용해서 맛을 더했다. 친수피시소스를 사용했다.
간은 더 할 필요는 없고 물조절로 입맛에 맞추면 적당하다.
등뼈 깨끗하게 씻기
한 번 데치기 (끓어오르고 3~5분정도)
씻었는데도 핏물이 배어나와서 키친타올로 잘 닦았다.
등뼈와 함께 삶을 양파, 대파, 고추, 마늘, 후추도 준비했다.
물 끓으면 부재료 넣고 등뼈 먼저 1시간 반 정도 삶는데 우거지가 질긴 것이면 등뼈만 먼저 삶는 시간을 조금 줄인다.
봄동을 사용했는데 봄동은 최대 30분정도만 익혀도 부드러우니까 고기와 뼈가 떨어질 정도가 되도록 등뼈를 삶았다.
1시간 이상 삶아야 부드러워지는 우거지라면 등뼈+우거지 삶는 시간을 늘여야 적당하다.
등뼈를 삶는 1시간 반 동안 나머지 재료를 준비했다.
뜨거운 물에 봄동을 데치고 식혀서 먹기 좋게 찢고 물기를 꽉 짰다.
여기에 양념을 넣고 무쳐두었다.
감자는 큼직하게 썰고 대파는 어슷하게 썰고 방아잎도 씻어서 물기를 털어서 준비하고 시판수제비도 한 번 헹궈뒀다.
일단 뼈는 건져서 그릇에 담아 뚜껑을 덮어두었다.
국물은 한 번 체에 거른 다음
여기에 바로 이어서 양념한 우거지와 감자, 등뼈 넣는데
우거지가 얼마나 삶아야 부드러워지는지와
이미 삶은 등뼈의 상태가 어느정도 부드러운지
그래서서 우거지와 등뼈는 얼마나 함께 삶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감자 넣을 타이밍을 봤다.
체에 거른 육수에 양념한 우거지를 넣고 끓어오르면 10분정도 익힌 다음
한 번 끓어오르면 감자와 등뼈를 넣어서 20~30분정도 더 끓였다.
등뼈도 푹 익고, 우거지는 부드럽게 찢어지면서, 감자는 너무 으스러지지 않고 파슬파슬하게 익은 정도를 마음에 들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뼈는 먹을 만은 한데 뼈 사아사이가 허물어질 만큼은 익지 않고 우거지는 조금 질기고 감자는 너무 다 으깨지는 상황이 가장 안좋은데
이럴 경우에는 감자를 따로 그릇에 덜어내고 물을 추가해서 더 푹 익히고,
등뼈는 부드러운데 우거지가 덜 익었으면 등뼈는 덜어내고 물을 추가해서 더 푹 익힌다.
부족하게 익은 재료가 다 익으면 미리 덜어 둔 다 익은 재료를 추가해서 완성한다.
이 세 가지 재료가 잘 익으면 마지막으로 간을 봐서 싱거우면 좀 졸이고, 짜면 뜨거운 물을 더 넣어서 물로 간을 조절했다. 영 싱거우면 국간장을 약간 넣는 것도 좋다.
2키로면 3~4인분 정도 분량이라 반으로 나눠서 반은 냉장고에 넣어서 다음날 먹었다. 위 냄비 분량이 반이다.
당장 먹는 것보다는 완전히 식혀서 다시 데워먹는 것이 고기도 더 부드럽고 고기와 우거지, 감자에도 간이 배어서 더 맛있다.
일부러 전날 만들어서 냉장했다가 다음날 먹어도 더 맛있다.
식사시간보다 너무 이르게 완성되어서 이대로 뒀다가 뚝배기에 옮겨 담기 전에 한 번 더 푹 끓였다.
뚝배기에 옮겨담아 밥상에 올리면 큰 냄비 그대로 보다 먹기는 약간 불편하지만 사먹는 느낌 내기는 좋다.
보기 좋도록 그릇을 옮겨담고 수제비 사리를 얹고
대파 듬뿍에 방아잎도 듬뿍 준비하고
들깻가루도 취향에 맞게 1~2스푼 올렸다.
만드는 건 내가 다 만들어 줬으니 이제 버너에 올리고 냠냠타임.
마지막에 냉동우동사리를 추가해도 좋고 볶음밥을 해도 좋다.
푹 익어서 뼈와 살이 부드럽게 분리되어서 먹기도 좋고 맵지 않고 구수한 국물에 간도 딱 맞고 맛있다. 감자도 잘 익었고 우거지도 부들부들하니 국물, 고기, 우거지, 사리 다 맛있다. 물론 사 먹으면 고생은 안 하고 맛있기만 하니까 더 좋지만..
시간도 많이 들고 손도 많이 가니까 다음에는 바로 전에 올렸던 사골육수+고기의 간단버전 감자탕으로 만들어야겠다.
안 하다보면 은근 생각나고 할까 싶고 하고 나면 정이 다 털려서 다시는 하기 싫은 그런 메뉴다;
크아!!!! 윤정님은 어쩜 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만 자꾸 만드시나요 ㅎㅎㅎ 진짜 6.25때 헤어진...? ㅋㅋ
봄동 데쳐서 양념장에 무치시는거 보니 진짜 자잘한것 하나까지도 꼼꼼하셔요!!
전 감자탕을 ...귀찮아서 신김치만 넣고 끓여요 ㅠ
만들면서 항상 생각하죠. 진짜로 된 감자탕을 먹고 싶다... 하지만 제대로 만들기엔 너무 귀찮다... 라고요 ㅋㅋㅋㅋ
전 감자탕집에 가면 우거지를 너무 좋아해서 제가 다 먹어요
다행히 식구들은 오로지 고기 -_-;; 여서 경쟁자가 없어 좋다고 해야 하나요? ㅠ
위에 올리신 수제비 사리도 가슴을 설레이게 하고 들깨가루도 마치 (다른요리에서) 치즈가루 뿌린걸 봤을때처럼 몹시 기분이 좋아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