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의 구이용 특수부위인 항정살, 가브리살, 갈매기살.
삼겹살이나 앞다리를 썰지 않은 덩어리로 사보면 아주 커다란데 이 세가지 부위는 덩어리로 사도 손바닥만하거나 그보다 작은 크기이다.
이 부위는 가격이 돼지고기 중에는 비싸고, 도톰하게 썰어서 구이용으로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굳이 덩어리로 사서 얇게 썰어서 볶음용 / 한입 크기로 썰어서 찌개용 / 덩어리로 수육용으로 사용하고 있고 이런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에는 그 중에서도 수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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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각각 맛을 보는 차원에서 제육이나 찌개용은 1회에 한 부위만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수육은 한번에 세가지 부위를 다 삶아서 썰어서 전부 맛볼 수 있어서 제육이나 찌개처럼 각각 세번씩 해보지 않아도 되니까 편했다..
갈매기/가브리/항정살은 제각각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1조각에 150그램정도 된다.
갈매기살 2개, 가브리살 2개, 항정살 2개로 총 900그램을 삶았다.
(아래는 각각 썰거나 준비하는 사진인데
항정살, 가브리살, 갈매기살을 썰기 전에는 이렇다.)
수육은 무수분이나 수비드로도 할 수 있고, 냄새를 줄이기 위해 수육에 넣는 재료도 아주 다양한데, 이번에 사용한 고기는 주로 구워먹는 부위의 신선한 고기이며 돼지고기 수육은 편한대로 하면 그만이라 생각하는 편이라서 편하게 만들었다.
물은 너무 많게 잡지 않고 / 대파, 월계수잎, 후추를 넣고 / 끓기시작하면 중약불로 / 냄새가 휘발되는 30분 이후부터는 뚜껑을 닫고
총 45분간 조리했다.
보통 돼지고기 수육은 고기의 한 피스가 얼마나 큰지, 고기마다 지방이나 근막이 어느정도 있는지에 따라 시간을 조절하는데
이번에 사용한 세 가지 고기는 전부 다 한 피스에 150그램이면서도 두껍지 않아서 전체 삶는 시간은 최대 45분 정도면 적당했다.
구이용으로 했을 때 갈매기살-쫄깃쫄깃 / 가브리살 -쫀득쫀득 / 항정살-아삭아삭 이면
수육으로 40~45분간 삶았을 때는 갈매기살-쫀득쫀득 / 가브리살 - 부들부들 / 항정살 -아주부들 정도로 한단계씩 더 부드러워진다.
항정살은 수육은 평소 좋아하는 돼지국밥집 수백에 나오는 식으로, 너무 부드럽지 않게 삶고 식혀서 얇게 썰고 먹기 직전에 데워서 나오는 식으로 먹어본 적이 많다.
나머지 부위는 수육으로는 처음 해봤다.
수육은 썰어서 접시에 담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데
이 때는 기름이 많은 부위부터 썰어서 담아야 고기가 마르는 것이 덜하다.
항정살
가브리살(등심덧살)
갈매기살
큰 접시에 데친 두부와 김치를 담고 고기도 각각 담았다.
수육에 어울리는 보쌈김치나 절임채소, 쌈채소를 준비하면 더 좋은데 간단하게 이렇게만 차리고 풋마늘 장아찌는 뒤늦게 꺼내왔다.
접시에 담은 고기를 보면 색깔이 짙을수록 육향이 강하고 쫄깃쫄깃하며, 색깔이 옅을수록 육향이 적고 질감이 부드럽다.
항정살은 아주 부드러우면서 사르르 없어지는 질감인데 (항정살을 쫀득하게 먹으려면 15분정도 일찍 꺼내서 호일에 감싸 온도를 유지했다가 불을 끄고 다시 냄비에 넣어 온도를 올리면 적당하겠다.) 항정살을 먹은 다음에는 반대질감인 아삭아삭한 김치가 잘 어울리는 면이 있다.
가브리살은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겉면의 얇은 기름층으로 사르르하는 면도 있고, 육향도 없어서 소금에 찍어서 고기 자체 맛을 느끼기 아주 좋다.
갈매기살은 25분정도 삶아서 먹어보면 근막이 질긴데 45분을 삶으니 근막이 쫀득쫀득해진다. 이 쫀득쫀득한 질감이 다른 부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라서 큰 장점인데, 단점이 있다면 삶았음에도 희미하게 남는 육향이 있다. 육향을 지울 수 있는 쌈장이나 장아찌에 잘 어울린다.
구워도 맛있는 고기를 삶았으니 아쉬운 점은 비싸다는 점 뿐이다.
각각 질감이 다르면서도 맛있어서 각각 맛과 향, 질감을 느끼는 재미가 있다.
아주 그냥 사람 잡네요 ㅠㅠ
근데요...갈매기살 근막이요...결대로 뜯으면 한방에 싹 벗겨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