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회는 늘 간장소스로 먹다가 작년에 처음으로 육회를 무치고 남은 양념에 참기름과 고추장을 넣고 잘 풀어서 고추장소스를 육회에 곁들였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고추장 선호도가 높았다. 육회에 고추장을 왜 먹냐던 우리 아버지도, 육회에 고추장이라니 처음 먹어본다던 친구도 곁들여놓은 고추장소스에 자꾸 손이 간다고. 그래서 먹기 편하게 아예 같이 버무리니 그것도 다들 좋아해서 그 이후로는 고추장을 넣어서 만들고 있다.
생선회만큼은 아니라도 육회도 신선도가 중요하니까 고기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이 좋다. 고기만 좋으면 양념은 대충해도 간만 맞으면 게임 끝이다.
늦어도 2일 이내에 도축한 고기로 육사시미용을 구매했다.
육회용 고기는 우둔살, 꾸리살 등을 사용하는데 최대한 마블링이나 힘줄이 없는 부위를 사는 것이 좋다.
같은 부위라도 소고기 개체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니까 부위보다는 상태를 고려하는 것이 적당하다.
단골집에서 좋은 육사시미용 고기를 잘 구매하는 것이 좋은데 이부분이 가장 어렵다.
나는 농라 카페에서 구매했다.
사용한 재료는
육회용 소고기 350그램
고추장 1스푼(듬뿍말고 깎아서 1스푼, 혹은 1티스푼으로 듬뿍)
조청 1스푼
간장 1스푼
다진마늘 1스푼
다진파 흰부분 1.5스푼
참기름 1.5스푼
배 반개
잣 약간
계란 노른자 1개
육회에 고추장을 넣어서 좋은 이유 중에 하나는 고추장의 점도가 육회 전체의 질척한 감을 거의 없도록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도 있다.
고추장은 간장과 동량으로 넣는데 고추장은 간장과 같은 계량스푼을 사용하면 절대 간장과 1:1이 되지 않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저울로 간장 양에 맞추는 것이고, 두번째는 계량스푼에 약간 모자란듯이 깎아서 만드는 것이고(이것도 숟가락 깎기도 손이 가고 뒷면에도 묻어서 귀찮다), 대충 봐서 티스푼으로 듬뿍 뜨면 그나마 낫다.
양념장은 미리 소고기를 넣어서 무칠 수 있는 정도의 그릇에 배합해두고 (인데 사진은 대파 뿐;;_
배는 육회를 무치기 직전에 썰 수 있도록 준비.
소고기는 힘줄과 기름을 최대한 세심하게 정리하고 결 반대방향으로 최대한 얇게, 최대한 길게 나오도록 썰었다.
간장으로 간을 딱 맞게 하려면 육회가 조금 흥건해지니까 평소에는 간장에 모자란 간을 소금으로 맞추는데 고추장을 넣을 경우에는 소금을 넣지 않아도 흥건해지지 않는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간을 보고 부족하면 소금을 약간 넣어서 입맛에 딱 맞게 맞추는 것이 좋다.
차지게 촥촥 달라 붙는 질감이 있는 육회가 한번에 듬뿍 집어 먹어도 짜지 않게 간이 딱 맞고 배와도 잘 어울린다.
육사시미용으로 산 고기를 육회로 먹으니 말할 것도 없이 좋고 내가 맛있는 걸 잘 먹고 있구나 싶다.
전 육회 먹을줄 모르는데요 고추장넣는 육회도 있다니!!
오히려 육회 초보자들은 고추장넣은 육회가 더 입에 맞을거 같은 느낌이!!
제남편은 육회 좋아하는데 제가 안좋아해서 안해주니 못먹은지 꽤 됐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채썰기의 장인,칼질의 고수분이셔서 배 채썬모습이 정말 고와요!!!
제손보다 채썰어진 배 모습이 더 고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