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청국장을 사서 끓였었는데 마음에 딱 들지 않아서 한동안 청국장을 안먹었다. 이번에 엄마께 청국장을 받고 만들었는데 너무너무 맛있었다.
청국장의 콩이 부드럽게 으깨지고 별 재료가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깊은 맛에 짜지도 않고 냄새도 질감도 다 아주 좋아서 스무개를 더 사서 냉동한 다음 먹고 있다.
자주 하면서 대충 손가는 대로 이리저리 해봐도 맛있는걸 보면 청국장은 역시 청국장 자체의 맛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청국장은 좋아하는데 찌개 만든게 왜 딱 마음에 안들지 라고 하면 조리과정이 문제가 아니라 청국장이 입맛에 안맞는 거라고 결론을 내렸다.
여러 종류로 사서 먹어보고 입맛에 맞는 걸로 찾아서 만드는 것이 가장 좋겠다.
사용한 재료는
알배추 2~3장
무 1도막 (약 2~3센치)
양파 반개
대파 1대
청양고추 3개
다진마늘 1스푼
된장 1스푼
고춧가루 1스푼
멸치육수 2.5컵
두부 1모
청국장 1개
무나 배추는 둘 중에 하나만 있어도 괜찮고 씻은 김치 약간이나 푹 삶은 우거지도 잘 어울린다.
취향에 따라 애호박이나 얼갈이, 버섯 등 좋아하는 채소를 추가로 넣으면 적당하다. (채소 양이 많아지면 된장 추가)
두부는 그때그때 집에 있는 걸로 손두부도 쓰고 순두부도 쓰고 부침용도 쓰고 찌개용도 쓰고 다 좋다.
멸치, 황태, 대파, 무, 다시마, 표고버섯, 양파에 정수한 물을 2.5리터이상 넉넉하게 붓고 찬물에 1시간정도 우려두었다가
불을 켜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여서 40분정도 푹 우려내고 그대로 완전히 식혀서 체에 거른 다음 사용했다.
청국장은 봉투에 담아서 더 곱게 으깨두었다.
(으깬 걸 좋아해서 으깼는데 좋아하는 질감에 따라 선택. 전혀 으깨지 않고 사용할 때는 육수를 조금 줄여 사용하고 부족하면 추가.)
배추, 무, 양파는 나박나박하게 썰고 된장, 고춧가루, 다진마늘을 넣고 숨이 죽도록 무쳐두었다.
미리 무치지 않아도 상관은 없는데 다른 일을 하면서 미리 무쳐두면 채소에 간이 잘 배어든다.
그동안 청양고추도 송송 썰어두고 대파도 나박하게 썰어두고 멸치육수도 준비했다.
멸치육수붓고 바글바글 끓으면 불 줄이고 무가 익도록 익힌 다음 대파와 청양고추를 넣었다.
두부를 넣고 끓으면 청국장을 넣고 청국장 뭉친 것이 없도록 잘 풀었다.
(순두부를 넣을 경우에는 두부보다 청국장을 먼저 넣어야 순두부가 덜 깨진다.)
청국장을 그대로 넣을 때보다는 으깨 넣으면 국물의 전체적인 질감이 고우면서 간이 더 싱겁고 그만큼 더 걸쭉하다.
청국장을 풀어봤더니 너무 걸쭉하면 육수를 추가하고, 간을 보고 국간장으로 조절하고 불을 끄면 되는데
마지막으로 국물의 질감이 빡빡하거나 묽으면 불조절이나 물조절을 하면 적당하다.
청국장이 뭉친 것이 없도록 으깨지도록 전체적으로 잘 살펴보면서 한 번 자박자박 끓여내면 완성.
청국장 냄새가 구수하고 간도 짜지 않고 먹기 좋다.
구수한 청국장냄새가 마음에 쏙 든다.
자박자박하니 몽글몽글한 청국장은 그냥 먹어도 짜지도 않고 밥과 슥슥 비벼 꿀맛으로 잘 먹힌다.
아래는 무가 없어서 배추를 듬뿍 넣고 슴슴하게 만들었다.
아래는 고춧가루를 조금 더 넣고 푹 삶은 우거지를 추가한 것.
어떻게든 다 맛있다.
흐악....... 너무 맛있겠어요. 오늘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오니 부대찌개 해먹을까 하고 대뜸 홈퀴진부터 들어왔는데 이런 식으로 청국장 뽐뿌를 넣으시다니...! 청국장이 없으니 아쉬운대로 부대찌개 해 먹구 청국장은 사놨다가 다음 비오는 날에 해먹어야겠어요. 예전에 유럽 친구들이랑 살 때 걔네들이 청국장 낫또 등등을 질색팔색해서 한동안 못 먹은 기억이 있는데 그게 약간 억울했는지 이사한 다음부턴 청국장 파는 백반집만 보면 못 지나치는 습관이 들었답니다ㅋㅌㅌㅌ 윤정님 입맛에 맞는 청국장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어디서 사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