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단골 메인 메뉴인 육전. 3등급 등심 소고기 냉동해둔 것을 해동해서 육전을 부쳤다. 요즘 대파가 저렴해서 파무침도 듬뿍해서 곁들였다.
전에도 한 이야기를 가져오자면
육전에 필요한 재료는 아주 심플하다.
좋은 소고기, 소금, 후추, 밀가루, 계란, 식용유가 끝이다.
나머지 재료는 전혀 필요가 없다.
육전용 고기를 밑간할 때 필요에 따라 간장, 설탕, 양파, 마늘 등 양념재료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기가 맛있어야 앙념해서 구운 육전도 맛있고, 고기가 맛있으면 양념이 필요없고.. 그렇다.
정육점에서 썰어주는 육전용 고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편하지만 집에서 썰어서 준비해도 맛있다.
육전에 시용하는 고기 부위는 안심 등심 살치살 등 구워먹어도 질기지 않고 맛있는 고기로 육전을 해야 맛있다. (마블링이 촘촘하고 많은 구이용 고기는 제외)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위인 꾸리살, 보섭살, 홍두깨 등으로 육전을 하려면 근막이나 힘줄 등의 손질을 꼼꼼하게 해야 하고, 아주 얇게 썰고 고기망치로 쳐서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좋다.
이번에 사용한 3등급 등심은 등심 세부 부위에 따라 기름이 아주 적은 부위는 육전용으로는 아주 좋았다.
기름이 거의 없고 육질은 안심보다 단단해서 스테이크로 하면 좀 퍽퍽한 느낌이 있는데 이렇게 얇게 썰어서 폭신한 계란옷을 입혀 부치니 안심 못지 않게 육전에 잘 어울리고 맛있었다.
안심으로 만든 육전과 비슷한 질감인데 안심보다 훨씬 저렴하고, 너무 얇게 썰지 않아도 되고 연육하거나 고기망치로 칠 필요도 없어서 만들기도 편했다.
안심은 조금 도톰하면 제일 맛있고, 3등급 등심은 너무 신경써서 얇게 썰지 않고 대충 써는 정도로 썰면 딱 좋았다.
재료
육전용 소고기 500그램
소금, 후추
부침가루 약간
계란 3~4개
식용유 적당량
대파무침으로
대파 흰부분 3~5대
고춧가루
설탕
식초
피시소스
참기름
1. 육전용 고기 썰기
2. 소금, 후추 간하기
3. 찹쌀가루나 부침가루 묻혀서 털고 계란물에 넣고
4. 팬 달구고 기름 둘러서 하나씩 부치기
인데 아래에 줄줄이 써놨다.
쓴 건 아니고 안심 육전 https://homecuisine.co.kr/hc10/100823 에서 복사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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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대파무침.
대파무침은 미리 무치지 않고 대파 썰고 물에 담갔다가 물기 빼는 것까지 준비한 다음 육전을 구우면서 부쳤다.
대파는 진액이 적은 흰부분만 사용한다.
세로로 채썰어서 찬물에 담가서 매운맛을 줄이고 물기를 최대한 털고 키친타올로 꽉 짜서 준비
고춧가루 넣고 살살 무치고
나머지 재료들 전부 넣어서 무치기
설탕은 자일로스설탕을 사용해서 금방 녹으니까 마지막에 넣었는데 일반 설탕은 미리 식초에 녹이면 설탕이 버석거리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육전을 굽기 전에 준비하고 아래는 육전을 구우면서 무친다.
미리 무쳐도 사실 상관없긴 한데 대파무침이 약간 풀이 죽고 힘이 없기는 하다. 취향따라 무치는 게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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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
1. 보통 육전용 고기는 최대한 얇게 써는 것이 좋기 때문에 냉동실에 조금 뒀다가 써는 것이 가장 좋다. 안심이나 등심은 그렇게 얇게 썰지 않으니까 냉장고기를 썰어도 되는데 냉동실에 1시간정도 뒀다가 썰면 두께가 일정해지는 장점이 있다.
2. 소고기에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소고기를 소금에 찍어먹는다는 생각으로 간을 하는데 계란물에 소금을 넣지 않을 거라 찍어먹는 것 보다 아주 약간 많나? 싶은 정도로 소금을 뿌린다.
3. 계란을 푼다. 계란물에 소금을 넣으면 고기를 담가서 건져서 구우면서 계란이 점점 짜져서 마지막에 간이 너무 강해지는 경향이 있으니까 계란에는 간을 하지 않는다.
4. 소고기에 부침가루를 골고루 묻힌 다음 탈탈 턴다. 중력분도 괜찮고 부침가루도 괜찮다. 찹쌀가루를 사용할 경우에는 진짜 얇게 묻히고 탁 터는 정도가 좋았다.
그냥 두면 밀가루에 육즙이 결합되서 밀가루가 보송보송하지 않은데 자꾸 만지지 말고 그냥 냅둔다.
준비한 고기 전부에 밀가루를 묻히고 쌓아두면 육전을 차례로 굽느라 쌓아둔 동안 고기에서 나오는 수분때문에에 밀가루 옷이 서로 달라붙어서 벗겨지거나 떡진다. 그래서 계란물에 넣을 때 다시 밀가루를 묻히면 밀가루옷이 두껍게 된다. 한꺼번에 밀가루를 묻히지 않고 한 팬에 한 번 구울 수 있는 정도만 밀가루를 묻혀서 가루를 탈탈 털고 바로 바로 계란물에 넣는 편이다. 아니면 전부 무쳐서 겹쳐지지 않게 하나씩 놓아 둔 다음 사용한다.
(팬 예열)
5. 계란물에 담가서 건진다.
6. 중불~중약불에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너무 센 불에 굽지 않도록 불조절을 한다.
1회 부치고 팬을 닦고 다음판을 부쳐야 육전이 깔끔하다.
전에도 한 이야기지만
조리과정 자체는 아주 단순하지만 밀가루옷 입히랴, 털어서 계란물에 넣으랴, 팬에 놓은 다음에는 또 뒤집어야 하고 식용유도 중간중간 보충해야하고 또 중간중간 계란옷 부스러기가 있을 땐 팬도 한번씩 닦아줘야 하고, 중간중간 불조절도 해야하니까 나름대로 아주 바쁘다. 작은 팬에 하는 경우에는 여러번 굽는 것도 바쁘지만, 팬이 크면 또 나름대로 먼저 놓은 육전이 과하게 익을까봐 봐줘야해서 굽는 동안 신경이 쓰인다.
아래 접시에 담은 분량은 고기 500그램으로 만든 육전의 3분의1 분량 정도 된다.
미리 전부 굽는 것보다는 굽고 갓 부쳐서 바로바로 먹는 것이 맛있다. 정확하게는 번거롭고 맛있다..
사진 찍으려고 이렇게 담아서 일단 먹고 옆에서 계속 추가로 구워가며 접시에 더 올렸다.
부드러운 소고기 육전에 대파무침을 곁들여서 먹으면 폭신하고 보드라우면서 대파무침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육전, 대파무침, 소라강된장을 만들어서 밥상을 차렸다. 보기에는 단출해도 넉넉하고 배부르고 맛있게 잘 먹었다.
강된장은 늘 만들어 두는 조림맛된장(냉동)을 사용해서 아주 금방 만들었는데 이건 내일 이어서..
유기그릇을 사려고 벼르고 벼르다가 지난 달에 몇 개 처음 사봤는데 이제야 개시했다. 우리집 밥상 재질이 채도 높은 대나무라 사진찍으면 화밸 맞추기가 늘 애매한데 유기까지 합세해서 채도잔치를 벌이게 됐다. 밥상이 원목이거나 채도가 낮으면 잘 어울릴텐데 아쉽다.
이런 사소한 아쉬움은 있지만 좋은 점이 더 많다. 유기그릇에서 울리는 소리가 징같아서 그릇소리도 좋고, 유기의 묵직하고 매끈한 그립감도 좋고, 번쩍번쩍 빛나는 금붙이 느낌도 좋다. 이런 것도 다 좋지만 무엇보다도 만듦새가 유려해서 자꾸 시선이 간다. 남편은 옆에서 자꾸 20년 전 드라마 상도에 나오는 유기전 드립을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재밌어 하는 것 같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