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딩같은 질감의 부드러운 계란찜.
이런 식감의 계란찜을 하려면 냄비나 그릇을 여럿 사용해야 하고 찜기도 꺼내야 하는데 계란찜 하나 만들자고 하기에는 함께 딸려오는 일이 조금 많은 편이다.
만들긴 별거 없이 계란에 간을 하고 물 넣고 희석한 다음 체에 거르고 찜통에 찌는 것이 과정의 전부이다.
간을 할 때는
각 재료의 염도를 숫자로 각각 놓고, 최종 염도는 좋아하는 걸로 골라서 사용하는 재료의 양을 계산기에 넣으면 계산기가 알아서 다 한다.
계산기에 나온 분량대로 계란에 물 붓고 소금 넣으면 끝이다.
지난 번에 올린 글에는 계란 1개당 물 90을 사용했는데 요즘에는 80만 사용하고 있다. 간은 맨입에 먹기 좋게 0.7%에 맞췄다.
특란 계란 60~68그램
껍질빼면 54~61그램
중간값 57.5그램
+물 80그램
간 0.7% = 소금 1그램
= 액젓 4그램 = 친수피시소스 5그램 = 국간장 5그램 = 양조간장 6.6그램
어떤 재료로 간을 하든지 곱하기만 하면 된다.
사용한 재료는
특란 4개
물 320그램
소금 4그램
을 가장 자주 하는 편이고
조금 간을 약하게 해서
계란 4개
물 320그램
친수피시소스 16그램
을 사용하기도 한다.
친수피시소스는 울컥 나오니까 소량 사용시에는 따로 그릇에 담아 계량하는 게 좋다.
저울 꺼내기가 귀찮아서 물은 계량컵을 사용했고 피시소스는 1스푼 아주 가득차게 (넘치지는 않게) 계량하면 16~17그램정도 된다.
소금은 진짜 계란찜 그대로의 맛이라 아무 생각없이 만들기 좋다. (가는 소금 사용 필수)
액젓은 살짝 액젓냄새가 나긴 한데 감칠맛이 피시소스보다 약간 부족하지만 깔끔한 맛이고
친수피시소스는 액젓냄새도 없이 감칠맛도 좋고 다 좋은데 마지막에 아주아주 살짝 스치는 단맛이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
국간장이랑 양조간장으로는 안해봤다.
새우젓도 좋긴 한데 새우젓은 새우젓 국물만 사용한다면 액젓과 염도가 비슷하다고 한다. 새우젓마다 다르긴 하다.
계란 갯수를 4개 초과로 사용하니까 속까지 익는데 시간이 꽤 걸려서 요즘은 욕심내지 않고 최대 4개정도만 사용하고 있다.
계란을 저어서 간을 하고 물을 붓고 다시 잘 저어서 체에 한 번 걸러서 그릇에 담고 찜통에 넣어서 13~15분정도 쪘다. (불조절에 따라, 뚜껑 열어보는 것에 따라 다름)
전에는 표면에 기포가 없고 깔끔한 느낌을 주려고 거품을 토치로 없애거나, 수증기가 떨어지지 않게 면보나 래핑으로 덮었는데
자주 만들다보니까 집에서 먹을 거 기포가 무슨 상관인가 하고 접시로 계란찜그릇을 덮어서 찌고 있다.
사진에 찜통은 계란찜 그릇을 꺼내기가 좀 불편했다. 계란찜을 꺼내기 좋은 넓은 찜통을 사용하면 좋고 찜통이 작으면 찜판 꺼내기가 좋도록 손잡이가 있는 걸 사용하면 좋다.
중간에 찔러봐서 젓가락에 계란물이 남는다는 느낌이 없도록 완성하면 적당하다.
완성.
뚝배기 꺼낼 때 쓰는 걸 사용하려고 했는데 찜냄비가 좁고 깊어서 잘 안됐다.
실리콘찜판에 손잡이가 있었는데 괜히 잘라서 버렸네 싶었다.
에라 하고 손으로 꺼내버림.. 아뜨...
친수피시소스를 사용했을 때는 첫 입에는 미량의 단맛이 끝맛으로 스쳤다. 단맛나는 계란찜을 좋아하지 않아서 약간 흠 싶었다. 그런데 미량이라 그런지 두어번 먹으니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았고 액젓이라는 게 일종의 조미료니까 육수 없이도 계란찜 자체가 맛있다. 저울 꺼내서 소금 계량하기 귀찮을 때 액젓 1스푼 넣기가 편하다.
찰랑찰랑한 계란찜이 말갛고 보들보들하다. 호로록 한 입 먹어보면 슴슴하니 짜지 않아서 입맛에 간도 맞고 먹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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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날. 참치김치찌개, 양배추찜+쌈장, 계란찜, 김으로 이루어진 단출한 밥상.
밑반찬 만들어두는 취향이 아니라서 대충 이렇게 차려먹는 일이 많다.
저에게 계란찜이란.. 그냥 계란후라이랑 반찬 해먹기 귀찮을 때 그냥 계란물 야채 몇 개 썰어 넣고 전자렌지에 돌려 먹는 건데 ㅎㅎ
체에 걸러 찌면 정말 부들부들하니 계란맛 나는 푸딩 같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