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다 먹겠다며 억지 부리고 병조림 복숭아를 샀다가 유통기한이 다 되도록 먹지 않은 '어떤 분' 덕분에 재고 처리를 위해 복숭아 머핀을 만들어 봤습니다.
실험 정신을 발휘해 두 종료의 레시피를 사용했는데, 첫 번째(레시피 1)는 병조림 시럽과 통과육을 사용한 레시피이고 두 번째(레시피 2)는 다진 과육을 사용한 레시피입니다. 약간의 비율 차이가 있어서 비율을 먼저 정리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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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전통적인 머핀(퀵브레드 유형)의 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밀가루 2 : 액체(우유 또는 크림) 2 : 달걀 1 : 지방 1 (설탕은 들어가지 않음)
일반적인 컵케이크의 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밀가루 1 : 달걀 1 : 버터 1 : 설탕 1
원출처: "Ratio: The Simple Codes Behind the Craft of Everyday Cooking" by Michael Ruh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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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제가 사용한 레시피의 비율입니다.
레시피 1 (병조림 시럽과 통과육을 사용한 레시피)
밀가루 2.4 : 액체 1.6 : 달걀 1 : 지방 1.2 : 설탕 0.8
레시피 2 (다진 과육을 사용한 레시피)
밀가루 1.9 : 액체 1.2 : 달걀 1 : 지방 0.75 : 설탕 0.8
베이킹파우더와 소금 양은 동일합니다. 둘 다 전통적인 머핀 비율에서 약간 벗어나 있고 비율이 서로 다른데, 구웠을 때 질감은 레시피 2가 더 촉촉한 편입니다. 원래 레시피는 둘 다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레시피이지만 버터를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에 액체화한 버터로 변경하고 비율을 조금 수정했습니다. 참고로 버터와 오일을 서로 바꿔서 사용할 때 비율은 '버터 5 : 오일 4' 정도가 적절하다고 하네요. 단, 액체화 상태일 때 기준이며 버터를 크림화하는 레시피에는 이 비율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이 비율에 따르자면 레시피 1은 버터를 175g 사용해야 하는데, 120g만 사용해도 충분하다는 후기를 보고 120g만 사용했어요.
또한 박력분 대신 중력분과 콘스타치(옥수수 전분)를 섞어서 사용했는데, 이 경우 '중력분 85 : 콘스타치 15' 비율을 사용하고 5번 이상 체에 내려 잘 섞어주면 됩니다. 한국에서는 박력분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미국의 경우 박력분('cake flour'라는 이름으로 판매) 가격이 비싼 편이고 간혹 구비되어 있지 않은 곳도 있기 때문에 이 비율을 알아두면 여러모로 유용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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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시피 1 (병조림 시럽과 통과육을 사용한 레시피)
참고한 레시피
재료
박력분 240g (또는 중력분 204g + 콘스타치 36g)
베이킹파우더 6g
소금 3g
달걀 2개 (약 100g)
설탕 80
버터 120g (식물성 기름 140ml로 대체 가능)
우유 100g
복숭아 병조림 시럽 60g
복숭아 조각 12개
반죽 순서
1. 가루류(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소금)를 여러 번 체에 쳐 준비
2. 액체류(우유, 달걀, 복숭아 병조림 시럽)와 설탕을 거품기로 섞어 설탕을 녹임
3. 버터를 전자렌지에 30초 돌린 후 10초씩 추가해 액체화하여 달걀 반죽에 조금씩 넣으며 섞음
4. 밀가루를 반죽에 넣고 거품기로 벽을 훑으며 살살 섞어 날가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매끈하게 섞음
베이킹 순서
1. 180℃(356℉)로 오븐 예열
2. 머핀틀에 머핀용 유산지를 끼우고 반죽을 80% 정도까지만 채움
3. 복숭아 조각 1개를 얹음
4. 팬을 이중으로 깔고 25~30분 정도 굽기
메모
- 바닐라에센스를 사용하는 대신 설탕을 바닐라설탕으로 대체함.
- 사용 중인 오븐의 화력이 낮은 듯 해서 10도 더 올려 365℉에서 20분 구운 후 상태를 확인하고 3분씩 추가해 총 26분 구움.
- 위에 올린 복숭아 조각의 물기를 제거하지 않았더니 반죽과 닿은 부분이 살짝 질척하다. 키친타월 등으로 제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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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시피 2 (다진 과육을 사용한 레시피)
참고한 레시피
재료
박력분 190g (또는 중력분 161g + 콘스타치 29g)
베이킹파우더 6g
소금 3g
달걀 2개 (약 100g)
설탕 80g
버터 75g (식물성 기름 60g으로 대체 가능)
우유 120g (생크림으로 대체 가능)
바닐라에센스 1티스푼
잘게 다진 복숭아 1컵
반죽 순서
1. 복숭아를 다진 후 물기가 제거되도록 체에 받침
2. 가루류(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소금)를 여러 번 체에 쳐 준비
3. 액체류(우유, 달걀, 바닐라에센스)와 설탕을 거품기로 섞어 설탕을 녹임
4. 버터를 전자렌지에 30초 돌린 후 10초씩 추가해 액체화하여 달걀 반죽에 조금씩 넣으며 섞음
5. 밀가루를 반죽에 넣고 거품기로 벽을 훑으며 살살 섞어 날가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매끈하게 섞음
6. 다진 복숭아를 섞음
베이킹 순서
1. 190℃(374℉)로 오븐 예열
2. 머핀틀에 머핀용 유산지를 끼우고 반죽을 80% 정도까지만 채움
3. 팬을 이중으로 깔고 20~25분 정도 굽기
메모
- 이 반죽도 설탕을 바닐라설탕으로 대체함.
- 역시 화력을 감안하여 10도 더 올린 385℉에서 20분 구운 후 5분 추가해 총 25분 구움.
- 복숭아를 잘 섞었다고 생각했는데 은근히 뭉쳐 있는 부분이 보인다. 열심히 섞어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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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레시피 모두 12개 분량이며, 개당 칼로리는 레시피 1의 경우 195kcal, 레시피 2의 경우 161kcal입니다.
개인적으로 손 들어주고 싶은 레시피는 2번 레시피예요. 주변인 3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1명을 제외하고는 2번에 손을 들었구요.
이번 베이킹에는 큰 맘 먹고 케리골드(Kerrygold) 무염버터를 사용했어요. 아일랜드 농민 조합에서 생산/수출하는 버터인데 가격을 생각하니 계량할 때 저도 모르게 조금 움찔하더라구요. 꽤 맛있는 버터니까 혹시 구하실 수 있는 분은 한 번 구해서 사용해 보세요. 미국에서는 코스트코나 퍼블릭스에서 구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어느 매장에서 판매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복숭아 병조림은 코스트코 커클랜드 제품을 사용했고 머핀 2판을 만드는 데 1병 정도 필요합니다. 캘리포니아산 복숭아라 아무래도 맛이 좀 별로구요. 곧 다가올 복숭아철에 신선한 복숭아로 머핀을 구워볼까 하는 유혹을 잠시 느꼈는데 제철 복숭아는 그대로 먹는 게 가장 완벽하기 때문에 바로 생각을 접었어요.
암튼 이번 주에는 빠른 재고 소진을 위해 욕심 내서 2판이나 굽다 보니 글도 괜히 길어졌네요. 구태여 비싼 생복숭아를 살 필요까진 없고, 통조림이나 병조림이 있다면 2번 레시피로 가볍게 1판 정도 구워 볼 만 합니다. 손이 빠르면 1시간 만에 준비에서 설거지까지 다 끝낼 수 있어요.
복숭아 머핀이라니 상큼상큼! 그런데 재고처리는 재고유발자가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ㅎㅎ 완전 고생하신걸요^^
그러고보니 곧 복숭아철인데 말씀만 들어도 완벽한 복숭아 생각이 납니다^^
아 그리고 그곳 요리방에 글 올리실 때 여기 링크로 가져다 쓰셔도 돼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