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스테이크용 고기는 꼭 한우 안심을 사는데 이번에는 4.9키로를 샀다.
올해 기념일은 외식이나 다른 소비 대신 고기쇼핑으로 하자는 핑계로 한우 암소 안심 1두분을 처음 사봤다.
가족 행사가 있어서 손질한 안심을 몇 키로씩 사본 적은 있지만 둘이 먹자고 이 정도를 원물로 주문한 적은 처음이다.
잡담인데.. 통으로 와야 마음에 들게 썰 수 있어서 여태 안심을 주문할 때는 늘 '썰지말고'를 강조했었다.
그런데 최근에 주문한 곳에서 구이용으로 온 적이 두어번 있었다. 통으로라고 주문했더니 500그램씩 소분 안한 1키로 통으로, 구이용으로, 온다든지ㅠㅠ (주문시 통이 아니고 덩어리라고 해야 한다는 피드백). 또 다른 경우는 스테이크용으로 두껍게 썰어달라고 했는데 썰기만 두꺼워서 세로로 긴 원통형이라거나, 주문시에 겉으로 보는 모양만 큼직한 안심이고 포장을 벗기면 몇조각이라든지ㅠㅠ
안심 특성상 두껍고 덩어리가 큰 스테이크(필레미뇽)는 주변 부위가 희생되어야 하기 때문인 것은 알아서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마음에 들기를 바랐는데 뜻대로 되지 않은 적이 있었다.
아예 통안심으로 사면 떠안을 부위가 생기긴 하지만 스테이크 두께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점이 좋고, 그만큼 칼을 들고 손질해야 하는 점이 단점이었다.
어쨌든 지난번에 다짐육을 구매에 이어서 이번에도 미트박스에서 고기를 샀다.
다짐육 - https://homecuisine.co.kr/hc20/75017
결제하자마자 배송도 오기 전에 트위터에 자랑했다ㅋㅋㅋ
https://mobile.twitter.com/a71114010/status/1174300180360728577
주문내역을 읊어보자면
한우 암소 안심 4.9키로/ 1키로에 7만원 / 총 343000원
(손질 한 다음 기준으로 손실 10% 감안하면 1키로 약 8만원정도로 보면 적당.)
일단 먼저
배송상태
포장을 꺼내보면 이렇게.
뒤집으면 지방이 적당히 붙어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번 떼어보니 다음에는 굳이 떼어내지 않아도 괜찮았다. 스테이크용으로 썰어보면 생각보다 적게 남은 수준이다.
돌아와서...
통안심은
아래 사진에서 봤을 때 위아래로 나뉘어지고
또 왼쪽의 두터운 부분에 겹쳐있는 곳에서 한 번 더 나뉘어질 여지가 있다.
안심의 근막은 다른 부위에 비해서는 그리 질기지 않지만 구워먹기에는 질긴 근막이 중간중간에 있다.
안심의 근막은 속부분에는 덜질기고 겉면이나 두꺼운 부분이 질기니까 겉면의 근막은 세심하게 떼어냈다.
겉면의 근막은 칼을 뉘어서 최대한 얇게 떼어내고, 왼쪽에 근막이 두꺼운 부분을 약간 잘라냈다. 근막은 버리지 않고 국끓일 때 사용하면 좋다.
사진상 왼쪽의 윗부분과 전체의 아랫부분을 떼어내는 것에 따라 수율이 크게 바뀐다.
아랫부분도 분리했는데 아랫부분은 겉면만 손질하면 꼭 떼어내지 않아도 괜찮다.
그런데 떼어내면 스테이크가 더 비싸지고 비싸진 만큼 더 맛있긴 하다.
이렇게 나눠놓고 보면 메인이 되는 중간부분의 뒷면에 기름이 꽤 많이 있는데 뒷면의 기름은 떼어내면 수율이 안좋으니까 떼어내지 않는 것이 낫다.
안심의 기름을 전부 떼어내면 일단 아깝고, 다음으로 고기를 구울 때 지방의 풍미가 적다. 먹기는 뗀 것이 좋기는 하다.
아깝지 않다면 떼어낸 안심기름은 버리거나 국거리로 쓰지 말고 스테이크를 구울 때 미리 구워서 기름을 내고 스테이크를 굽는 동안 한 켠에 두어서 스테이크를 굽는 기름으로 사용하면 좋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중간을 잘라보니 매력적. 4~4.5센치정도 두께로 잘라서 랩으로 포장했다. 통으로 잘라서 통으로 구워도 좋다.
썰은 고기를 랩으로 포장한 다음 풀어보면 압력때문에 고기가 좀 얇아지는 것 같다. 그냥 느낌때문인가?
생각하는 것보다 좀 더 두껍게 썰면 스테이크 구울 때 적당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안심만 해봤으니 안심 한정)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안심 4.9키로를 사서 손질하니
흡수지손실 + 국거리 500~600~700
작은조각 500~600~700
스테이크용 3.7정도이다.
450그램기준으로 7~8회의 안심스테이크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좀 더 바짝 안심스테이크용으로 만들면 8회 이상도 나눌 수 있는데 욕심내지 않고 7회정도 분량으로 손질했다.
손실이 꽤 있기는 하지만 자투리 부분도 구워서 참기름장이 찍어서 먹고 질긴 부위는 미역국을 끓이니 아주 맛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작게 나온 자투리는 바로 구워서 참기름장에 찍어서 먹었다. 일단 맛있음ㅎㅎ
자투리라 하더라도 굽기 좋도록 조각조각 낼 필요는 없다. 덩어리가 큰 것을 접시에 옮겨 잘라 먹는 것이 더 맛있었다.
그래서 안심스테이크를 열심히 먹고 있다는 이야기.
미디엄레어❤
최근에 국밥충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는데
뭐를 먹든 국밥 가격을 들이대어서 그거 먹느니 국밥을 먹는다 이런식으로 알고 있다.
국밥이 6천원이라고 봤을 때, 국밥충의 논리로는 누가 5천원짜리 먹으면 천원만 더 보태면 국밥인데, 7천원이면 국밥이 천원이나 싼데 한다고 한다.
듣고보니 내가 스테이크충인가ㅠㅠ
스테이크 고기사서 집에서 만들면 부재료까지 해도 2인분 450그램 기준 안심스테이크에 곁들이는 재료까지 해도 4만원인인데(라고 하면서 내 개인 노동이나 작은 부재료, 연료비 등은 지우고), 1인분에 2만원인 파스타를 사먹고나면 아 이거 먹느니 집에서 스테이크를 먹을걸 그랬다 하게 된다ㅠㅠ 물론 혼자 생각하긴 하지만..
적어도 국밥충은 둘 다 나가서 사먹는 것이 기준인데 스테이크충은 집에서 해먹는 식재료로 생각하니 더 극한의 가성비논리라 반성해야겠다.
반성은 하되 안심스테이크는 진리.
이런 글 넘 조아요 ㅎㅎ 저는 직접 엄두도 못내면서..ㅋㅋ
근막이며 지방이며 손질된 모습이 뭔가 저에게 안정감을 주어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