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구찜이나 해물찜을 엄청 좋아하면서도 한 번도 올리지 않았는데
여태 내게 아구찜 만드는 것을 알려준 분의 방법과 책과 인터넷을 찾아봐서 배합한 레시피, 요리선생님이신 분께 얻은 레시피 등으로 시도했었다.
일단 같이 밥먹는 사람이 좋아하지 않아서 내가 먹으려고 해야 하기 때문에 시도할 일이 상대적으로 적고,
재료가 한 두 가지 부족해 딱 떨어지게 완성이 되지 않은 적도 있고 하다못해 아구찜을 만들다가 응급실에 간 적이 있는 등 좋지 않은 일이 겹쳐서 잘 풀린 적이 없었다.
어째어째 만드는 요령이나 배합 등은 입맛에 맞게 되어가고 있는데 그 와중에 오늘은 해물찜을 실패했다. 만들기 전에 시뮬레이션도 여러번 했건만..
음식을 하면 할수록 실패할 일이 적어지기는 한데다가 실패를 거듭한 적도 적지 않기 때문에 멘탈에 영향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꽤 기운 빠지는 식사시간이었다.
한 입 먹을 때마다 단점을 지적하면서 먹는 건 나나 같이 먹는 사람이나 둘 다 기운 빠지는 일인데도 자꾸 불평하게 된다.
원인을 꼽자면 찜용콩나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콩나물을 과하게 익혀 식감이 좋지 않은 것과 간조절에 실패한 것인데 만들었으니까 먹기는 했지만 맛있지는 않았다.
미더덕, 주꾸미, 갑오징어, 새우를 사용했는데 조개 등 맛이 날 재료가 더 필요하겠고
원래 해물찜보다는 아구찜을 더 좋아하니까 아구에 해물을 넣고 조개육수와 멸치육수를 섞어서 해봐야겠다.
간조절에 실패해서 짜게 되니 더 정이 안갔는데;; 육수와 배합을 생각해서 다음에는 딱 맞게 조절해야겠다.
해물을 데치고 양념장과 미더덕, 육수, 콩나물을 찌고 채소와 해물을 넣어 함께 한소끔 섞고 물전분으로 농도를 내서 완성실패.
사진만 봐서는 실패한 느낌이 별로 들지는 않는 것도 같지만 역시 콩나물이 가늘고 그냥 척 봐도 짜게 생겼다.
조만간 다시 해서 제대로 해먹어야겠다.
간이 세서 불만이었는데 집어 먹을 건 대충 먹고 난 다음에 라면사리를 넣어서 비벼 간을 희석하니 그나마 조금 나았다.
그게 영업집의 비법인가봐요. 물론 찜용 콩나물을 쓰기도 하겠지만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