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31
블랑켓 드 보, Blanquette de veau
블랑켓 드 보 Blanquette de veau는 영어로는 white stew of veal 로 송아지로 만든 화이트 스튜인데 송아지고기를 구하기 쉽지 않아서 소고기를 사용했다.
이 경우에는 Blanquette de bœuf 가 되어야 하지만 어쨌든 블랑켓 드 보라고 하고 넘어가는 걸로...
블랑켓은 화이트소스나 물에 요리한 흰색고기의 스튜를 이야기 하는데, 흰색 고기는 주로 송아지고기, 양고기, 가금류 등을 의미한다.
이들 스튜는 버터, 밀가루, 생크림, 계란노른자를 넣어서 만들어 고전적인 부르주아 요리였다.
만드는 과정은 전체적으로 아래와 같다.
끓는 물에 소고기를 먼저 데친다. 데쳐낸 고기를 향을 내는 여러 채소와 함께 닭육수에 부드럽게 끓인 다음 육수는 따로 거르고 끓인 재료 중에 고기만 골라낸다.
소고기를 푹 익히는 동안 양파, 버섯, 크루트, 파슬리 등 곁들여 먹을 재료를 준비한다.
냄비에 루를 만들고 육수와 생크림을 넣어서 스튜의 농도가 나도록 화이트소스를 끓여내고 푹 익힌 소고기를 넣어서 조금 더 익힌 다음
계란노른자에 화이트소스를 약간 넣어서 계란노른자가 뭉치지 않게 해서 다시 소스에 넣고 바로 불을 끈 다음 레몬즙과 소금간으로 간을 해서 스튜를 완성한다.
마지막으로 가니쉬와 쌀요리나 빵, 감자, 파스타 등의 accompaniment를 곁들이면 완성.
사용한 재료는 약 2인분으로
스튜로
소고기 500그램
치킨스톡 1리터(+a)
양파 1개
당근 반개
샐러리 1대
마늘 2개
월계수잎 2장
파슬리
무염버터 1.5스푼+밀가루 1.5스푼
생크림 200미리
후추
넛맥 약간
계란노른자 1개
소금
레몬즙 약간
어니언글라세로
펄어니언 14개
버터,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화이트와인, 닭육수
머쉬룸소테로
양송이버섯 10개, 버터, 소금, 후추
가니쉬로
파슬리약간, 곁들여 먹을 바게트 적당량.
스튜용 소고기는 호주산 양지를 사용했다.
닭육수는 http://www.homecuisine.co.kr/index.php?mid=hc20&category=1730&document_srl=5885 이렇게 미리 만들어 둔 것을 사용했다.
스튜에 향을 낼 부케가르니는 더 많은 허브를 넣으면 좋지만 그나마 구하기 쉬운 월계수잎과 파슬리를 사용했다.
보통 이런 스튜를 끓일 때에는 양파에 정향을 박아서 넣어서 향을 내는데 정향이 파우더 밖에 없어서 생략했다.
평소에 펄어니언 대신에 샬롯을 사용했는데 이번에 미니양파를 5키로 샀다.
미니양파는 펄어니언만큼 작지는 않아서 펄어니언이 검지손톱만한 크기라면 펄어니언은 그보다 2배정도 큰 사이즈였다.
그래도 미니양파가 속까지 익도록 15분정도 익혀서 어니언글라세를 만드니 블랑켓 드 보에 곁들여 먹기는 괜찮았다.
보통 블랑켓 드 보에는 익힌 쌀이나 바게트를 버터에 구운 크루트를 곁들여 먹지만 파스타나 구운 감자를 곁들이기도 하고 나는 그냥 바게트를 바로 곁들였다.
먼저 닭육수를 준비하고 소고기는 지방을 제거하고 큰 조각으로 썰어두었다.
끓는 물에 소고기를 넣고 한 번 끓어오를 정도로 데쳐냈다.
데친 소고기는 닭육수에 넣고 고기가 푹 익도록 1시간 40분에서 2시간까지 익히는데 팔팔 끓일 필요는 없고 끓는 것만 알 수 있을 정도의 온도면 적당하다.
채소는 약 1시간 전에 넣는 것이 향이 잘 나니까 고기를 익히는 동안 향을 낼 채소를 준비했다.
어차피 향만 내고 버릴 채소이기 때문에 잘게 썰 필요는 없고 큼직하게 썰어서 고기와 함께 익혔다.
냄비에 양파, 당근, 샐러리, 마늘, 브케가르니를 넣고 1시간 반정도 더 푹 익히면서 가니쉬를 준비했다.
중간 중간 열어보아 육수가 부족하면 뜨거운 물을 추가할 수 있는데 스튜에 농도가 나야 하니까 물을 많이 넣을 필요는 없고 고기가 잠길 정도이기만 하면 더 추가할 필요는 없다.
양송이버섯은 적당히 썰어서 소금, 후추를 뿌리고 버터에 노릇노릇하게 굽고
펄보다는 조금 크긴 하지만.. 펄 어니언은 버터에 겉을 노릇하게 볶다가 양파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물이 다 졸아들고 속까지 익도록 15분정도 끓이는데
마지막에는 물을 바짝 졸여서 노릇노릇하고 반질반질하게 만들었다.
1시간 50분 정도 지나서 고기를 썰어보니 20분정도 더 익혀도 될 것 같지만 그냥 먹어도 무리는 없을 것 같아서 불을 끄고 육수를 걸렀다.
육수를 거르고 남은 재료 중에 고기만 골라내고 나머지는 사용하지 않으니까 버렸다. 취향에 따라 당근 정도는 함께 곁들여도 좋다.
냄비에 버터를 녹이고 밀가루를 볶아서 루를 만들고 여기에 육수와 생크림을 넣은 다음 중약불로 15분정도 떠먹기 좋을 정도의 농도가 되도록 끓여냈다.
육수가 많다면 닭육수와 함게 고기를 더 끓이거나 이 과정에서 크림소스를 끓이는 시간을 늘여서 소스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제 블랑켓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블랑켓에 후추와 넛맥을 넣어서 향을 내고 고기와 함께 끓이는데 소스가 스푼에 묻을 정도가 되면 소스가 거의 완성되었다.
사진을 깜빡했는데 계란노른자는 필수는 아니지만 넣는 것이 좋다.
계란노른자에 스튜를 약간 덜어서 넣고 잘 풀어서 다시 소스에 부어야 소스에서 계란노른자가 뭉치지 않는다.
계란노른자를 넣고 나면 소스에 거품이 일기 전에 불을 끄고 마지막으로 레몬즙 약간과 소금으로 간을 하면 스튜가 완성된다.
2시간 반이 넘도록 준비하고 조리하고 고생했더니 달랑 이만한 접시에 딱 이만큼 나왔다. (소스는 사진의 2배정도)
아 진짜 약간 빡치...려고 했.... 몰랐던 것도 아닌데 약간 허무한 느낌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래도 곁들일 것들을 곁들이니 그나마 괜찮아졌다.
여기에 양파와 버섯, 파슬리를 올리고 바게트를 곁들여서 먹었다.
블랑켓 드 보를 글로 배우고 처음 만들었는데 역시 (프랑스) 가정식이네 하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 존재하는 유명한 음식은 어떻게 잘 만 따라 하면 맛있기 마련이니까 간이 잘 맞는 블랑켓 소스가 맛있고 고기도 부드럽고 곁들인 양파와 버섯도 잘 어울렸다.
어느나라 음식이건 간에 집에서 푸근하게 끓여먹는 스튜나 찌개는 뜨끈뜨끈하게 먹기 좋은 면이 있어서
된장찌개에 밥 비벼 먹듯이, 커리 떠먹듯이, 블랑켓 드 보도 뜨끈뜨끈하게 먹으면서 소스에 빵도 곁들여 먹으니 한끼 식사로 든든하게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