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16
블랙스미스 스타일의 크림소스파스타
어제는 서비스센터에 수리된 카메라를 가지러 갔다가 점심시간을 출쩍 넘긴 시간이 되어서 대충 근처 마트에 들어가 푸드코트에서 밥을 먹는데
남편이 푸드코트 메뉴를 고르다가 갑자기 크림소스스파스타가 먹고 싶다고 해서 집에 생크림 뜯은게 있다고 하며 파스타는 다음으로 미루고 푸드코트에서 한끼를 때우고 집에 왔다.
그리고 그 '내일'인 오늘 점심으로 뭘 먹을까 하니 당연히 크림소스파스타.
보통은 파스타를 만들기 위해 500미리짜리 생크림을 뜯고, 적게 남은 양의 생크림을 어디 쓸까 고민하는데
이번에는 생크림도 1리터 큰 것을 샀더니 파르팔레와 크림새우에 쓰고 남아 있어서 어떻게든 먹기는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때마침 먹고 싶은 것과 소비해야 하는 것이 일치하는 상황에, 딱 찝어서 이것 먹고 싶다고 하니 식사 준비하기가 아주 편했다.
보통은 재료를 대충 여러가지 구비해두고 가능한 메뉴를 여러개 제시해서 고르라고 하는데 이렇게 딱 집어서 먹고 싶다고 하면 준비하기가 더 편하다.
하여튼 그래서 남편이 먹고 싶다고 하는 블랙스미스스타일로 하려고 하는데 나는 먹어본 적이 없어서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다.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을 보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베이컨에 표고버섯, 줄기콩, 방울토마토, 양파, 생크림 등이었다.
그 중에 집에 없는 줄기콩와 방울토마토는 빼고, 표고버섯을 넣을까 했지만
집에 있는 양송이버섯과 표고 중에 파스타에 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양송이버섯을 추가하고, 그 외에 샬롯과 쪽파를 더 했다.
면은 오징어먹물스파게티와 일반 스파게티를 섞은 것 같아서 반반씩 넣어서 만들었는데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확실히 먹물스파게티의 검은색은 표시가 많이 나니까 반반씩 넣으면 검은색이 더 많아 보인다.
스파게티와 먹물스파게티를 3:1정도 하는 것이 균형이 더 맞아 보일 것 같았다.
사용한 재료는 넉넉한 2인분으로
오징어먹물스파게티 120그램, 스파게티 120그램,
베이컨 150그램, 샬롯1~2개, 마늘 6쪽, 양파 반개, 쪽파반줌, 양송이버섯 8개, 생크림 400미리, 우유 약간, 큐브형 치킨스톡 4분의1개
이탈리안시즈닝, 후추, 파르마산치즈.
생크림 400미리는 면에 비해서 많지 않고 면에 딱 묻을 정도로 적당한 수준이다.
파스타를 사먹을 때에는 이보다 조금 소스가 많아서 빵에도 찍어 먹고 할 수 있는데
그정도 되는 소스는 아니고, 파스타를 다 먹으면 딱 떨어지는 정도라서 때에 따라 파스타 삶은 물이나 우유로 농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샬롯은 없으면 생략하고 쪽파를 조금 듬뿍 넣으면 좋고, 이탈리안시즈닝은 바질, 파슬리, 오레가노, 마조람, 타임 등을 넣거나 바질이나 파슬리만 넣어서 대체할 만 하다.
파스타를 삶는 물은 무조건 많다고해서 좋은 것도, 적다고 해서 안좋은 것도 아니고 100그램당 1~1.5리터 정도면 적당한 것 같다.
파스타 삶은 물을 소스에 쓸 때에는 파스타에서 물에 전분이 배어 나온 상태를 이용하는 것인데 물이 너무 많으면 파스타 삶은 물에 농도가 거의 없고,
삶는 물이 적은 경우에는 당연하게 잘 익을 공간이 부족하며 서로 달라붙을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파스타를 삶을 물은 파스타 100그램당 물 1리터 이상, 소금 10그램이상으로 큰 냄비에 넉넉한 물을 붓고 팔팔 끓였다.
파스타는 크림소스에 넣고 더 조리할 것이기 때문에 봉투에 적힌 시간보다 1~1.5분 덜 삶는 것이 알맞다.
먼저 마늘과 샬롯은 편썰고 양송이버섯은 껍질을 벗긴 다음 편썰었다. 양파도 채썰고, 베이컨과 쪽파도 대충 썰어뒀다.
파스타 삶는 물을 끓이기 시작하면서 베이컨을 볶아서 따로 두었다.
파스타 삶는 물이 슬슬 끓기 시작하면 베이컨을 볶으면서 나온 기름에 마늘과 샬롯을 볶기 시작했다.
그리고 양파아 양송이를 넣은 다음 베이컨 기름에 전체적으로 노릇노릇하도록 잘 볶았다.
베이컨을 다시 넣고 볶다가생크림을 붓고 크림소스가 살짝 끓어오르면서 적당한 농도가 되도록 2~3분정도 졸였다.
소스에 이탈리안시즈닝, 후추, 쪽파를 넣고 난 다음 크림소스를 더 끓이고 있으니 타이밍 좋게 면을 10분동안 삶도록 설정해 둔 타이머가 울렸다.
시간이 얼추 맞게 삶아진 스파게티를 건져서 물을 뺀 다음 크림소스에 넣고 소스와 면이 잘 섞이도록 저어서 조리하는데 약간 뻑뻑한 느낌이 들어서 우유를 조금 넣었다.
면은 위에서 이야기 햇듯이 먹물면과 일반면을 1:1로 넣었는데 먹물면이 많이보이는 느낌이 있었다.
보기 좋게 하려면 먹물면을 조금 적게 넣어야 보기좋게 (=착각 혹은 착시로) 반반씩 넣은 느낌이 날 것 같다.
마지막에 간을 보니 얼추 맞기는 한데 우유 대신에 파스타 삶은 물을 넣은 경우를 생각해서 소금을 적게 넣고 간을 본 다음
완성 단계에 파르마산치즈로 최종적으로 간을 맞췄다.
크림소스에 파르마산치즈를 넣고 파스타를 넣은 다음 열심히 빠른 시간에 어우어지도록 저었다.
그릇에 파스타와 소스를 골고루 담은 다음 파스타 위에 뿌리기 위해 남겨뒀던 파르마산치즈와 쪽파를 뿌려서 완성.
먹물면과 스파게티면을 함께 넣는 아이디어는 생소하지만 꽤 좋은 조합인 듯 하고 일반 파스타와 삶는 시간이나 맛은 거의 같았다.
생크림이나 우유를 듬뿍 혹은 흥건하게 넣은 크림소스는 아니지만 베이컨이나 채소 등의 부재료가 많아서 먹을 것이 있고 해서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간이 먹을만 했다.
지금 반쯤 자면서 쓰고 있는데 어쨌든 적당히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