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25
오야코동, 오야꼬동, 親子丼
크지 않은 닭 한마리에서 살을 발라냈더니 양이 많지 않아 이거 대체 뭐를 해야 할지 애매했다.
밥이랑 같이 먹을 수 있고 계란도 들어가는 오야코동이 딱 떠올랐다.
오야는 부모를 뜻하고 코는 자식을 뜻하는데 부모+자식 그러니까 닭+달걀이다.
일본 사는 우리 언니가 몇 년전에 한 말로 오야코동이 뭐냐며 음식 이름을 살벌하게 짓는다고 그러더라.
부모 자식이 뭐가 살벌하냐니까 부모 자식을 함께 먹겠다는거 아니냐며ㅎㅎㅎ
사용한 재료는 3~4인분으로 우리집에서 먹기에는 3인분이었다.
뼈, 껍질, 기름을 제거한 닭고기 약 350그램, 소금, 후추,
물 300미리, 간장 5스푼, 미림5스푼, 청주5스푼, 설탕2스푼
양파 중간 것 1개, 대파1대, 계란3개
아침밥으로 먹을거라 전날밤에 고기 손질해두고, 물에 간장, 미림, 청주, 설탕 넣어서 국물도 만들어 두고, 양파, 대파도 채썰어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팬에 불부터 켜고 얼른 닭고기 구우면서 국물 끓이고, 구운 닭고기를 끓는 국물에 넣고 더 익힌 다음
양파, 대파를 넣고 한소끔 끓으면 계란을 휘휘 둘러서 넣고 뚜껑을 닫아서 익혔다. 한 10분정도 걸렸다.
작은 솥에 끓인 건 아니고 솥에 따뜻한 물을 담아서 금방 식지 않도록 따뜻하게 한 다음 밥을 담고 오야코동을 끼얹었다.
쌀밥에 짭짤하고 달콤한 국물이 촉촉하게 배어들어 아침에 먹기 부담도 없고 좋았다.
우리집과 시댁 거리가 5분정도 걸리고 남편 직장과 시어머님 가게도 5분거리라
어머님께서 고맙게도 남편 출퇴근을 시켜주셨는데 그동안 아침식사 거르실까봐 우리집 아침밥 차리면서 어머님 도시락도 함께 싼 것이 7개월이 넘었다.
아침에는 아프지 않은 이상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늘 바쁘게 밥상차리고 치우고 출근준비 했는데
오늘로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고 이직을 준비하느라 당분간은 아침에 밥할 일이 없어졌다.
다른 도시로 장거리 출퇴근에 야근에 주말출근에 고생한 남편이 제대로 쉬지도 않고 이직 준비를 하는 것도 안쓰럽고
몇개월 동안 다 큰 아들 출퇴근 시켜주시느라 고생한 어머님도 참 고맙다.
남편이 아킬레스건염으로 고생하면서도 병원에 잘 못가서 낫지를 않았는데 내일은 푹 자고 병원도 가고 모레는 광안리에 불꽃축제도 가야겠다.
평소 무슨 일이든 묵묵히 잘 해내는 사람인데 이번 직장에서 맡은 일이 적성에 영 맞지가 않아서 힘들어 하는 것이 늘 마음도 아팠고
그만둔다고 이야기 하고도 한달 넘도록 사장이 놔주지 않아서 오늘까지도 언제나 그만 두려나 걱정이 많았는데
완전히 정리하고 집에 오자마자 잘 자고 있는 것 보니까 마음이 편하다..
그만두고 집에 오자마자 자기 바쁜 동안 집안일을 거의 다 내가 하는 것이 마음에 안들었다며
이것도 내가 할거고 저것도 내가 할거고 하는데 누구맘대로 자기가 다 하겠다는 건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