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술이라고도 부르는 식혜. 아주 오랜만에 만들었다.
어릴 때는 엄마께서 늘 해주셨는데 스무살쯤 자취를 하면서 만들었던 것이 처음이니까 벌써 17년전이다. 내나이...
이후로도 자취할 때는 자주 만들었는데 이 땐 단술이 먹고 싶으면 당연히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결혼 후에는 시엄마께서 늘 만들어 주셔서 만들지 않다가 오랜만에 만들었다.
친정엄마께선 설탕 넣지 않고 엿기름을 아주 많이 사용해서 약간만 달게 만드시는데 내 입맛에 맞춰서 설탕을 넣었다.
대량으로 만들지 않고 생수 딱 1병분량으로, 엿기름은 넉넉하게 해서 밍밍하지 않게 만들었다.
식혜에 밥은 최대 1.5배까지 늘여도 좋고, 달기는 약간 달달한 정도인데 입맛에 따라 달기가 다르게 느껴지니까 맛을 보고 취향에 따라 가감하면 적당하다.
엿기름은 뚜레반 엿기름을 사용했다.
사용한 재료는
엿기름 200그램
생수 2리터
쌀 0.5컵+물 0.4컵
백설탕 100그램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엿기름에 생수 반만 넣고 1시간 불리기
2. 엿기름+물을 박박 비빈 다음 면보에 붓고 꽉 짜기
3. 면보 다시 열어서 물 500미리 붓고 비벼서 꽉짜기 - 1번 더 반복
4. 엿기름 우린 물 앙금 가라앉히기 (4시간 이상 - 여름에는 냉장)
5. 앙금 가라 앉는 동안 고두밥 짓고 일궈두기
6. 밥에 맑은 윗물만 따라서 붓고 잘 섞어서 보온돌리기 4~5시간 - 밥알이 10알 이상 떠오를 때까지
7. 냄비에 붓고 설탕 100그램을 넣고 저은 다음 팔팔 끓이고 불을 줄여서 5분정도 더 끓이기
8. 완전히 식혀서 처음 쓴 생수 2리터 병에 깔대기 꽂아서 식혜를 붓고 냉장보관 (여름에는 에어컨 밑에서 빨리 식혀야 상하지 않음)
1.2.3
엿기름에 물을 붓고 1시간정도 불린 다음 면보에 거른 다음 꽉 짜냈다.
엿기름물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 짜낸 엿기름에 다시 물을 붓고 비비고 꽉 짜내는 것을 2번 더 반복했다.
엿기름과 물을 비벼서 꽉 짜낸 엿기름물은 한 곳에 모았다.
4. 엿기름물은 전분을 가라앉혔다. 전분이 많이 섞일수록 탁해지니까 4시간이상 최대한 가라앉히고 맑은 윗물만 사용한다.
5. 엿기름 물을 가라앉히는 동안 밥은 아주 고슬고슬하게 지어서 일궈두었다.
쌀 0.5컵에 물 0.4컵으로 밥을 지었는데 밥알이 많은 게 좋으면 1.5배까지도 괜찮다. 찹쌀을 사용할 때도 있다.
6. 밥에 엿기름의 맑은 윗물만 붓고 보온으로 4~5시간정도 발효했다. 여름은 4시간, 겨울은 5시간정도면 적당하다. (이보다 분량이 많아지면 보온하는 시간이 20%정도 길어진다.)
4시간이 지나서 열어 봤을 때 밥알이 10알정도 떠오르면 발효는 끝이다.
밥알이 덜 떠올랐으면 뚜껑을 다시 닫고 30분정도 있다가 확인하면 된다. (또 부족하면 30분 더)
(이 때 밥알은 건져서 찬물에 헹구고 찬물에 띄워 따로 보관 후 식혜를 먹을 때 얹어서 동동 띄우기도 하는데 번거로워서 하지는 않는다..)
7. 냄비에 식혜를 붓고 설탕을 넣어 팔팔 끓기 시작하면 중불에 5분정도 끓였다.
식당용 비슷한 보온밥솥 (압력x)을 사용하면 그대로 뚜껑을 열고 취사를 눌러서 끓기 시작하면 5분정도 두면 더 편하다.
(아래는 밥을 1.5배정도로 많이 넣었을 때이고, 1컵 마시고 난 분량이다.)
달지 않으면서 은근한 맛이 매력인 식혜. 아침에 간단하게 단술 한 그릇 마시고 나가면 배도 고프지 않고 좋다.
저는 윤정님보다 10살 많나봐요 ^^
식혜는 언제 만들어봤더라...기억이 몹시 가물가물.....10년도 더 되었네요 @@;;;
와....식혜만들기를 이렇게 쉽게 그람수까지 적어주시다니..너무나 감사할따름이예요
항상 대충..대강...설탕양은 그때그때 넣어봐서 입에 맞는정도로...(이러다가 어쩔땐 왕창 달아질때도 ㅋㅋㅋㅋㅋㅋ)
이쁜 컵에 단정하게 따라진 식혜를 보는것만으로도 이미 행복해지네요 ^^
간단하게 단술 한그릇 마시고 나가시다니... 먹을거 좋아하는 저에겐 있을수 없는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