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9
무나물, 무나물 만드는 법
평소에 그렇게 무나물 생각이 나는 편은 아닌데 지난 추석에 얇게 채 썬 무나물을 맛있게 먹은 생각이 자꾸 나서 오랜만에 만들었다.
무가 달큰하긴 하지만 육수 없이는 별 맛이 안나는데 취향에 따라 그 심심한 맛으로 먹기도 하지만
나는 그래도 감칠맛이 조금 있는 것을 좋아해서 멸치육수를 넣어서 만들었다.
바특하게 볶아내거나 하얗게 국물이 살짝 깔린 정갈한 무나물이 아니라 국물이 자작하고 푹 익혀서 부드러운 무나물을 만들었다.
집집마다 다르고 제사용인지 식사용인지에 따라 또 다른게 무나물이라 정해진 것은 없지만
친정이나 시댁에서 늘 무나물은 나물그릇에 나물국물이 촉촉하게 있게 하니까 그렇게 먹고 자라서 나도 똑같이 하게 되고 그렇다.
사용한 재료는 무 반개 정도, 멸치육수 약 400미리, 다진대파 1스푼, 다진마늘 1스푼, 참기름 1스푼
국간장 약 2스푼 (간보며 넣어서 정확하지 않다), 소금 약간, 깨 약간
멸치육수는 전날 미리 만들었다.
찬물에서 다시마, 멸치, 황태, 표고버섯, 무, 대파를 넣고 물이 끓으면 다시마를 건져내고 떠오르는 거품도 걷어내가며 20분정도 우려냈다.
스텐볼에 육수를 식힌 다음 윗물만 살살 페트병에 부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무는 파란부분이 햇볕을 받아 알달하고 흰부분이 알싸하다고 한다. 실제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생채는 파란부분, 숙채나 국에는 흰부분을 사용한다.
무는 푹 익혀도 부서지지 않도록 세로로 넓고 얇게 썰고 세로로 얇게 채썰었다.
큰 팬이나 냄비에 참기름을 약간 두르고 채썬 무를 볶다가 대파, 마늘을 넣어서 더 볶고, 멸치 육수를 부은 다음 자작하게 푹 끓여내면 되니까 간단하다.
무나물에 국물도 많지도 적지도 않고 자작하게 되도록 수분을 날리거나 물을 추가하면서 무가 푹 익도록 30~40분 정도 익혔다.
육수를 넣고 국간장을 약 2스푼 정도 넣은 다음 무나물이 다 익고 나서 모자란 간은 마지막에 소금간으로 마무리했다.
무나물과 국물까지 다 반찬통에 담은 다음 선풍기 바람으로 식히고 뚜껑을 닫아서 냉장보관했다.
무나물은 뜨거울 때보다 식혀서 차갑게 먹으면 시원하고 보드랍게 으깨지면서 감칠맛 도는 것이 내 취향에 맞다.
달큰한 무나물에 소고기와 고추장을 볶은 볶음고추장과 계란후라이로 간단하게 비빔밥을 해먹어도 맛있다.
볶음고추장, 일명 약고추장은 밑간한 소고기를 볶다가 고추장을 넣고 볶아서 금방 만들었다.
소고기 약 150~200그램에 다진대파, 다진마늘, 간장, 청주, 설탕, 후추로 밑간을 하고 달달 볶다가 고추장을 세 숟가락정도 듬뿍 퍼 넣고 달달 볶은 다음
간을 보고 설탕을 약간 더 넣은 다음 참기름을 넣어서 조금 더 볶았다.
냉동실에 잣이 있어서 잣을 다져서 올렸다.
그동안 계란후라이도 하나 부쳤다.
현미밥에 무나물 듬뿍 올리고 나물국물도 두어스푼 넣은 다음 계란후라이와 소고기 볶음 고추장을 올려서 슥슥 비벼 먹었다.
무나물이 부드럽고 고기도 듬뿍 들어서 두부부침과 함께 곁들여 먹으니 든든하면서도 속 편한 한끼 식사로 좋았다.
볶음고추장은 반정도 남아서 다음날에는 참치 김치찌개 푹 끓인 것을 곁들여서 무나물 비빔밥을 먹었다.
좋아해서 그런지 두번 이어서 먹어도 질리지 않고 여전히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