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에 밑간하고 계란물 입혀 구우면 끝인 육전. 그런데 그냥 말을 많이 해봤다.
맛있는 고기는 보통 소금간만 딱 해서 좋은 불에 구워먹는 것을 최고로 친다. 같은 이유로 육전을 할 때는 고기에 어떤 양념을 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고기를 사용하는 지가 육전의 맛에 그대로 반영된다. 맛있는 고기를 사용한다면 소금만 뿌려서 구워먹어도, 계란옷을 입혀서 구워먹어도 맛있게 되어 있다.
여러 부위로 육전을 해보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구워먹어도 질기지 않고 맛있는 고기로 육전을 해야 맛있다. (기름이 아주 많은 구이용 고기는 제외)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위인 꾸리살, 보섭살, 홍두깨 등으로 육전을 하려면 근막이나 힘줄 등의 손질을 꼼꼼하게 해야 하고, 아주 얇게 썰고 고기망치로 쳐서 근섬유를 쪼개는 방식으로 연육한다. 얇게 썰려면 생고기 상태로는 어렵고 냉동실에 3시간 이상 넣어서, 소위 말하는 냉을 주어서 얇게 썰여야 하는데 고기 덩어리의 크기에 따라 그 시간이 달라진다.
저렴한 부위라도 파인애플이나 연육제, 식소다 등으로 연육하면 좋을텐데 괜히 이렇게 고집부리고 있다. 다음번에는 저렴한 고기+화학적 연육 의 조합으로 해봐야겠다.
육전은 바짝 부치지 않고 겉의 계란이 잘 익을정도로만 부쳐서 식힘망에 얹은 다음 살짝 식으면 먼저 준비해 둔 무침을 곁들여 먹는다.
재료(2~4인분)
구이용 소고기 500그램
소금, 후추
부침가루 적당량
계란 3~4개
식용유 적당량
지난번에 올린 육전의 파무침이나 - https://homecuisine.co.kr/hc10/73888
파절임 - https://homecuisine.co.kr/hc10/87636 을 곁들여도 맛있다.
고기는 바로 구워먹어도 좋은 것을 준비하거나, 잘 손질하고 아주 얇게 썬 다음 쟁반이나 종이호일 등에 펼쳐서 소금간을 할 수 있게 준비한다.
얇게 잘 썰어지지 않았을 때 퍽퍽한 고기를 사용하게 된 경우에는 고기를 최대한 얇게 썬 다음 고기망치로 쳐서 얇게 편다.
(사이사이의 근막을 꼼꼼하게 제거하고 살짝 냉동하고 최대한 얇게 썬 꾸리살)
(겉면의 기름은 최대한 제거하고 냉동없이 최대한 얇게 썬 살치살)
소금, 후추를 솔솔 뿌려서 밑간한다.
부침가루를
뿌려서 앞뒤로 묻혀서 탈탈 턴다. 준비한 고기 전부에 밀가루를 묻히고 쌓아두면 육전을 차례로 굽느라 쌓아둔 동안 고기에서 나오는 수분때문에에 밀가루 옷이 서로 달라붙어서 벗겨지거나 떡진다. 그래서 계란물에 넣을 때 다시 밀가루를 묻히면 밀가루옷이 두껍게 된다. 한꺼번에 밀가루를 묻히지 않고 한 팬에 한 번
구울 수 있는 정도만 밀가루를 묻혀서 가루를 탈탈 털고 바로 바로 계란물에 넣는 편이다. 아니면 전부 무쳐서 겹쳐지지 않게 하나씩 놓아 둔 다음 사용하기도 한다.
계란물은 소금을 약간 넣어서 간을 하고 잘 저어서 계란물에 고기를 넣었다.
팬을 달구고 기름을 두른 다음(팬에 따라 기름 먼저 두르고 달굼) 불을 줄이고 하나씩 앞뒤로 굽는다.
바로 먹을 육전은 너무 바짝 부치지 않도록 불조절을 하고 겉의 계란이 잘 익을 정도로만 부친다. 1회 부치고 팬을 닦아가며 부쳐야 육전이 깔끔하다.
명절이나 제사 때 만드는 육전을 바짝 구워야 하는데 바로바로 먹으려고 구울 때는 너무 바짝 익히지 않고 식힘망에 얹었다가 접시에 담아서 먹는 것이 좋다. 겉이
노릇노릇하기는 하지만 속은 부드럽게 부친 육전을 바로 접시에 담으면 고기가 여열로 익으면서 고기에서 나오는 육즙으로 인해 계란옷이
젖는다. 식힘망에 얹어서 1~2분정도 열이 빠져나갈 공간과 시간을 준 다음 접시로 옮기면 계란옷이 젖지 않아서 육전이 축축하지
않고 더 맛있다.
육전은 질리지도 않고 맛있다 그러길래 어디까지 맛있나 싶어서 도매용 살치살과 꾸리살을 사다가 공급해봤는데 아직까지 지치지 않는 것 보니까 내가 진 듯..
저 육전한번도 해먹어본적이 없어요!!
윤정님의 자세한 레시피를 보니 해먹을 이유가 충분하고도 넘치네요
마블링이 아름다운 고기가 무엇인가..했더니 살치살이었네요!!
꺄아~~ 살치살은 사랑사랑사랑 그 자체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살치살을 냉동없이 저렇게 얇게 썰수도 있는거였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