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먹자고 튀김 하는 것이 번거로워서 자주 하지는 않는데 그래도 고구마는 철마다 두어박스씩 꼭 사니까 이렇게도 해먹고 저렇게도 해먹게 된다.
아버지가 고구마를 길러 주셔서 여름에는 고구마줄기로 무침도 하고 조림도 했는데 때가 되니까 고구마도 잔뜩 안겨주셔서 친구들과도 나눠먹고 오랜만에 고구마칩을 만들었다.
남편이 아주아주 좋아하는 간식이라서 자주 해주지 않는 것이 미안할 정도긴 했다. 고구마튀김 고구마칩 고구마말랭이 등등.. (고구마조림 이런 건 아무리 좋아해도 귀찮아서 하기 싫어..)
잘먹으니 다음에 또 하려고 이렇게 해먹고 나서 고구마 한 박스를 더 주문했다.
아버지한테 더 달라고 하면 내년에는 고구마 농사를 더 크게 지으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고구마는 작거나 긴것보다는 좀 통통하게 큰 걸로 사야 썰기가 편하다.
사용한 재료는 고구마와 식용유.
슬라이스 채칼로 얇게 슬라이스해서 튀기면 끝이다.
★★★중요★★★
고구마칩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슬라이스채칼을 사용할 때 안전장갑을 끼거나 안전도구를 사용하는 것이고
너무 욕심내서 끝까지 썰지 않아야 하는 점이다.
고구마가 단단해서 힘을 줘서 슬라이스채칼에 밀어야 하는데 그 힘으로 밀다가 만에 하나 다치면 깊게 비에니까 지혈도 잘 되지 않고 아주아주 아프다 (는 내 상황ㅠㅠ)
조금 남으면 칼로 썰어서 고구마스틱을 하면 되니까 적당히 썬 다음에는 포기하고 멈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구마는 씻고 껍질을 벗겨서 물에 담가두었다가 물기를 닦았다.
고구마는 동그랗게 썰어도 좋고 세로로 넓게 썰어도 좋은데 넓으면 결이 그대로 살아있어서 부피를 덜 차지하니까 튀길 때 기름이 좀 덜 든다.
특히 동그랗게 썬 고구마를 물에 담갔다가 꺼내면 물결무늬로 휘어지면서 공간차지를 많이 한다.
바로 튀길 것이면 썬 다음에 물에 담그지 않고 바로 튀겨도 좋고, 시간을 좀 뒀다가 튀길 것이면 색이 변하지 않게 물에 담갔다가 행주로 물기를 바짝 닦아서 튀기면 적당하다.
무쇠팬에 기름이 1센치정도 되도록 붓고 불을 켜서 기름을 데우기 시작했다. 고구마를 살짝 떼어 넣어봐서 가라 앉다가 떠오르면 적당하다.
불은 중불에서 튀기는데 색이 너무 빨리 나면 불을 조금 줄이는 것도 좋다.
고구마는 일단 색이 나면 금방 타버리기 때문에 차라리 조금 색이 덜 날 때 건져두었다가 더 튀겨야 될 것만 조금 더 튀기면 타지 않는다.
마늘을 튀길 때도 마찬가지다.
기름에 잠겨서 익기 시작하는 초반에는 자꾸 건드리면 부서지니까 좀 내버려 두었다가 색깔이 조금 나면 자리를 바꿔주고 뒤집어줘서 색이 나기 시작하면 건져서 키친타올에 넓게 올려두었다가 기름을 바짝 털었다.
이 사진에서 정중앙에 있는 고구마칩 정도가 딱 좋다.
조금 덜 바삭바삭한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만 기름에 잠깐 담가서 더 튀겨도 좋고 그냥 먹어도 괜찮다.
완벽하게 잘 튀기면 가장 좋지만 건지다보면 시간이 조금씩 엇나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선택을 해야 한다.
내 취향에는 바짝 익어서 탄 것보다는 타지 않은 것이 더 좋다.
너무 덜 익은 것은 바삭바삭하지 않고 오히려 기름을 먹고 딱딱해진다. 이 부분은 식으면 투명해지기 때문에 금방 표시가 난다.
한 두 번 튀겨보면서 그럴 조짐이 보일 정도로 덜 튀겨진 애들만 모아서 조금 더 튀기면 딱 적당하다.
짙은 갈색은 탄 것이고, 노릇노릇하면 딱 좋고, 노란색이면 그래도 뭐 괜찮네 싶고, 투명하면 덜 익은 것.
이 사진의 왼쪽에 있는 애들은 탔다고 볼 수 있다.
키친타올에 올린 고구마는 앞뒤로 뒤집어가며 털털 털어서 기름을 빼고 넓게 식혔다. 식힌 다음에는 겹쳐도 눅눅해지지 않는다.
한 번 더
바삭바삭하고 달달하고 맛있다.
완전 맛있어보여요.
할머니가 가끔 고구마전~튀김사이 정도로 해주셨는데
그것도 생각나네요. 궁합이라고 사과 강판에 갈아서 면보에 걸러주신것도요! ㅠㅠ 튀김은 사먹는게 이득이라고 안하게 되는데 정말 대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