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돌아온 홍합부추전 = 담치정구지찌짐.
홍합 깐 걸 사용해도 씻고 다듬기 귀찮고 부추도 깨끗하게 씻으려면 귀찮은데 그래도 너무 맛있고 좋아해서 1년에 한 두 번은 꼭 만들고 있다. 없어서 못먹는 음식의 대표.
같은 음식에 들어가는 단어가 지역적으로 이렇게 완전히 다른 것도 잘 없는 경우인데 정구지찌짐이 특히 그렇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부산에는 동래파전이 유명하다지만 사실 소울이 담겨 있는 건 담치정구지찌짐이라고 생각한다.
부추는 사철 나지만 홍합은 겨울에 사면 좋기도 하고 여름에는 찌짐 부치기가 더우니까 되도록이면 춥거나 찹찹한 계절에 하고 있다.
(찹찹하다가 맞나 싶어서 찾아보니 경상도말인데ㅎㅎㅎ 오늘 올리는 찌짐과 잘 어울린다 -> 그래, 찌짐은 찹찹할 때 해야 덜 힘들지! 같이ㅋㅋ)
(잡담주의)
잠깐 부추 이야기를 하자면 부추는 다년생으로 비닐하우스에 심어서 온도를 조절하면 사철 수확가능하다. (4~11월은 노지재배도 가능)
기른 부추를 낫으로 베면 그 자리에 그대로 자라서 1년에 여러번 수확할 수 있다.
재작년인가 초여름에 아버지가 하시는 조경일이 줄어들어 비닐하우스 인수를 할까 하시는 데에 따라가서 보니 비닐하우스 몇 동에 부추가 지천에 널려있었다. 시장에서도 싼 가격은 아니길래 이거 베어서 팔고 다음 작물 심으면 되지 않냐고니까 아버지 말씀이 여기는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과 멀고, 이쪽 비닐하우스 근처에 사는 사람은 자기 밭일 하는 사람이 많고, 상시로 하는 일이 아니라서 일꾼을 모아서 여기 비닐하우스까지 차를 태워와서 일을 하고 데려다줘야 하는데 오가는 비용과 인건비를 들이고나서 많이 수확한 부추를 공판장에 가지고가면 경매를 하는데 부추가 너무 많으니까 부추 가격이 떨어져서 본전도 안나온다 하신다.
거기 있는 부추는 여름에는 차라리 버리고 겨울에 적당히 베어 파는게 손해가 안나며, 이 비닐 하우스는 산 너머 가야하는 정도로 거리가 멀어서 여기 부추는 다 엎고 다른 걸로 새로 심어야 한다 하셨다. 뜬금없는 부추이야기긴 한데 내가 마트나 시장에서 부추를 고르는 기준은 씻기에 편해보이는가이다. 씻기 힘들 것 같으면 안먹고 만다..
(잡담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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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한 재료는 3~4장분량으로, 홍합을 넉넉하게 넣었다.
부추 넉넉하게 3줌
청양고추 6개
깐홍합 300그램
부침가루 1.5컵 (1장당 0.5컵)
황태육수 약 1.5컵(+필요시 추가) - 떠먹는 스프정도 농도로 맞추기
방아잎 1줌 (선택)
다진마늘 약간 (선택)
껍질이 있는 홍합말고 당연히 깐 홍합을 사용하고, 깐 것도 손질을 한 다음 사용한다.
친정 옥상에 방아를 키워서 친정 갈 때 아버지께서 베어주시면 가져다 먹는데 이번에는 방아가 없어서 생략했다.
편하게 차가운 물만 사용해도 좋고, 차가운 황태육수를 넣으면 더 좋다. 냉장고에서 갓 꺼낸 차가운 걸로.. 탄산수를 사용할 때도 있다.
튀김가루나 탄산수 사용, 오래 젓지 않는 것 모두 바삭바삭하게 되는 요인이다.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반씩 사용하고 부침가루는 날가루가 없을 정도로 가볍게 치면 찌짐반죽에 글루텐이 덜 생성되어서 바삭바삭하다.
부추는 찬물에 담가 흔들어 씻고 건지기를 여러번 반복하고 사이사이를 헹군 다음 뿌리 쪽은 적당히 베고 잎 끝을 하나하나 깔끔하게 다듬고 4등분 정도로 썰어두었다.
고추는 비닐장갑을 끼고 반으로 갈라 씨를 빼고 적당히 다져두었다. 맨손으로 하면 으악!
깐홍합은 흐르는 물에 씻어서 물기를 뺐다.
손으로 훑어서 혹시 있을 껍질을 골라내고 속에 있는 수염도 하나씩 잡아서 떼어낸 다음 가위로 적당히 썰었다.
부침반죽은 부피로 부침가루와 차가운 육수를 1:1로 넣은 다음 조금 더 묽도록 물을 약간 더 넣어서 농도를 맞췄다.
여기에 홍합을 넣고 저은 다음 부추를 듬뿍 넣었다.
반죽의 양은 채소에 전체적으로 반죽이 묻고, 반죽이 묻은 부추 전체를 들어봐서 바닥이 약간 보일정도로 반죽이 남으면 끝까지 딱 떨어진다.
(반죽에 부추와 청양고추를 넣어서 부추에 반죽이 묻을 정도로 섞은 다음 부추를 들어 봤을 때 그릇 바닥에 남는 반죽이 거의 없다 싶은 정도 적당하게 조절됐다.)
기름은 살짝 넉넉하게 붓고 팬을 달군 다음 부추를 들어서 팬에 넓게 폈다.
그러면 중간중간 비는 부분이 생기는데 그 모자란 부분만 반죽을 살짝 채우면 적당하다.
윗면의 반죽에 익은 부분이 보이면서 팬을 흔들흔들 할 때 팬 위를 잘 돌아다니는 정도가 되면 뒤지개를 깊게 넣고 뒤집어서 앞뒤로 노릇노릇 바삭하게 구워내면 완성.
향긋한 부추와 홍합에 바삭바삭하면서 차지게 맛있는 정구지찌짐.
마지막 장을 부칠 때 부추와 반죽이 약간 남길래 김치를 썰어서 넣고 김치전도 추가로 구웠다.
뇸뇸
홍합을 직접 까시다니!!!!!!!!!!!!!!!! @@;;;;;;;;
진짜 대단하세요!!!
저도 부추전을 좋아해요
부추는 생으로 먹는것보담 (무침이나 기타등등) 부추전을 하면 향이 너무너무 좋거든요!!
여름엔 부추를 걍 버리는군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뭔가 많이 아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