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나고 자란 사람 중에 동래파전이 부산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파전이면 그냥 파전이지 웬 동래파전?
20대초반에 서울에서 잠깐 살았었는데 부산에서 한번도 못본 '동래파전' 간판을 서울에서 보게 되어서 좀 놀란 기억은 있다. (그래놓고 제목에는 동래파전을 넣었다..)
집에서는 파전보다는 정구지찌짐을 더 자주 먹었는데 부추다듬기가 귀찮고;; 파 다듬기가 좀 수월해서 요즘은 둘 중에는 파전을 더 자주 만들고 있다.
집에서 해먹기 귀찮을 때는 늘 범일빈대떡에 가서 파전을 사먹었는데 티비에도 나오고 요즘은 많이 유명해진 모양이다.
내가 만드는 파전은 범일빈대떡의 파전과 거의 비슷하다.
묽은 반죽으로 무겁지 않고, 오징어는 데쳐서 잘게 썰어 키친타올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다음 사용하고,
쪽파 듬뿍에 잘게 채썬 감자, 양파, 당근을 넣어서 달큰하고 쫀득한 맛을 살리면서 청양고추를 넉넉하게 넣어서 심심하지 않고 칼칼하게 했다.
요즘은 부침가루에 시즈닝이 다 되어서 나오니까 별로 필요없는 내용이지만
밀가루에 양파파우더, 마늘파우더, 전분, 찹쌀가루를 섞으면 시판 부침가루와 비슷하다.
여기에 소금간을 약간 하고 참기름을 조금 넣어서 부치면 바삭하면서 풍미도 좋고 간도 맞다.
시판 부침가루를 사용하는 김에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반씩 섞어서 했고 물 대신 탄산수를 사용했다. 생수나 멸치육수를 사용할 때도 있다.
사용한 재료는 3장 분량으로
식용유 적당량
쪽파 큼직하게 3줌
차가운 탄산수 2.5컵
부침가루 1.8컵
감자 중간 것 1개
당근 3분의1개
양파 중간 것 반개
청양고추 6개
데친 오징어 1마리
계란 3개, 소금 약간
초간장으로 간장, 식초, 고춧가루
쪽파는 다듬고 씻어서 물기를 뺀 다음 쪽파는 큼직하게 썰어서 준비했다.
오징어는 손질하고 씻어서 끓는 물에 넣어 1분정도 데치고 식힌 다음 최대한 얇게 썰고 키친타올에 올려서 물기를 빼서 준비했다.
감자와 당근은 천천히 익으니까 잘 드는 칼로 신경써서 아주 얇게 채썰고 양파도 얇게 채썰어서 겹겹을 풀어두었다.
(감자는 굵으면 익지 않으니까 채칼을 사용해서라도 얇게 써는 것이 좋고 얇게 썰기 힘들면 아예 생략하는 것도 괜찮다.)
계란은 소금으로 간을 해서 풀어두었다.
파전 반죽은 살짝 묽은 스프 느낌이 나도록 주르륵 흐르게 농도를 맞춰서, 되직한 느낌이 없도록 했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궈서 쪽파를 넉넉하게 얹은 다음 국자로 반죽을 떠서 쪽파 사이사이를 채웠다.
그 위에 준비한 양파, 당근, 감자, 청양고추, 오징어를 얹고
그 위에 반죽을 골고루 뿌려서 파전 재료가 서로 잘 붙도록 했다.
파전이 적당히 익고 팬 위에서 흔들흔들 굴려도 잘 돌아다니도록 익으면 가위로 4등분을 했다.
(큰 철판에 큰 뒤지개로 4등분하면 좋지만 코팅팬을 사용하니까 가위를 사용했다.)
4등분으로 자른 파전을 뒤집어서 가장자리에 기름을 조금 더 두르고 속까지 잘 익혔다.
다시 뒤집어서 계란을 적당히 뿌린 다음 다시 뒤집어서 계란까지 잘 익히면 완성.
간장, 식초, 고춧가루에 물을 약간 넣은 초간장과 햇양파로 담은 양파장아찌를 곁들였다.
파전의 속은 부드럽고 촉촉하면서 겉은 바삭하게 잘 익었다.
고춧가루, 식초, 간장을 섞어서 만든 초간장에 살짝 찍어먹으니 간이 딱 맞으면서
쪽파는 달달하고 감자와 양파, 당근은 쫀득하면서 청양고추의 매운 맛이 칼칼하니 좋았다.
파전만 만들면 늘 맛있다 그러는 것 같은데; 준비하기가 다소 번거로워서 자주 안만들어서 그렇지 만들기만 하면 무조건 맛있다.
헐!!! 채썰기의 달인 명인이셔요!!!!!
채칼로 썰어도 저렇게 나오기 힘들 정도의 자태!!!!!!!!!!!!!
제가 하는 파전은 왜이렇게 물기가 질질 나오나했더니 오징어를 그냥 넣어서 그런거였군요 ㅠ_ㅜ
해물파전 진짜 완전 푸짐해보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