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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오이소박이는 세로로 갈라 소를 채워 넣어 만드는 김치인데

먹을 때 베어먹거나, 끝을 자르거나 해야 한입 사이즈가 되는 점이 조금 불편하다. 그래서 한입에 딱 넣기 좋게 만들었다.

세로로 만든 것에 비해 오이소박이 소가 덜 빠져나오게 먹을 수 있어서 다 먹고 나면 김치통에 소가 거의 남지 않는다.


ㅡㅡㅡㅡㅡ


음식을 먹을 때 베어먹는 것이 불편하기도 하고 베어먹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밥상에 음식을 올릴 때 한입사이즈로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밥상 차릴 때 한입사이즈에 먹기 좋은지 신경을 쓰는 편이라 밥상 차릴 때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오이소박이는 길게 칼집를 내서 소를 넣고 만드는 김치인데 이렇게 만들면 자르거나 베어 먹어야 한다. 그래서 내가 먹기 편하도록 이렇게 한입크기로 만들어보니 좋아서 요즘 우리집 오이소박이가 이렇게 생겼다.


마지막까지 소가 남지 않도록 골고루 잘 먹을 수 있고 집어 먹기도 편하다. 만들 때는 조금 더 번거롭긴 하다.




사용한 재료는 (계량스푼 사용)


오이 5~6개

물 1리터, 소금 75그램 (염도 약 7%)


양념으로

진한 육수 100미리 + 찹쌀가루 1스푼

고춧가루 100미리

다진마늘 2스푼

다진생강 0.5스푼

조청 0.5스푼

새우젓 2스푼

까나리액젓 1.5스푼 (싱거우면 반스푼 추가)

당근 중간것 3분의2개

부추 1줌 (혹은 깻잎 1묶음)

햇양파 3분의1개 (없으면 패스)



오이소박이는 오래 먹는 김치가 아니기 때문에 최대 열흘 안에는 다 먹도록 소량만 만드는 것이 좋다.




오이는 먼저 7%정도 소금물에 4~5시간정도 절이는데

큰 볼에 물을 담고 소금을 손으로 저어서 녹이고 오이를 절였다.

절이는 볼의 모양이나 크기에 따라 오이가 잠기도록 필요한 소금물의 양이 다르니까 물/소금의 비율을 생각하고 소금물의 양을 잡으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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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어질 정도로 절이면 겉을 닦고 오이의 침만 살짝 정리해서 준비했다.

오이를 절일 때 썰어서 절이면 힘이 없고 흐들흐들해서 오이가 김치소를 잡아주지 못하니까 통으로 절이는 것이 좋다. 




오이를 절이는 동안 양념을 만들었다.



육수는 황태, 대파, 무, 다시마, 표고버섯, 양파를 아주 넉넉하게 넣어 진하게 우린 황태육수를 냉동해두었다가 해동해서 사용했다.

육수 반컵에 찹쌀가루 1스푼을 넣어 넣은 다음 뭉친 것은 체에 올려 으깨가며 완전히 저어서 풀고 약불에 올려서 계속 저어주며 되직하게 찹쌀풀을 쑤어서 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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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힌 찹쌀풀에 분량대로 재료를 넣고 섞어서 김치양념을 만들었다.

새우젓은 손에 쥐고 꾹 짜서 새우젓국물만 넣고 새우젓 건더기는 칼로 곱게 다져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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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오이소박이에는 부추를 사용하는데 부추가 딱 없어서 깻잎을 대신 사용했다.

부추대신 깻잎을 넣으면 작은 오이에 소를 넣기가 조금 더 편하고 깻잎향도 잘 어울린다.

부추나 깻잎을 썰 때에는 당근과 길이를 비슷하게 해서 썰면 편하고 부추는 소를 만든 다음에 숨이 약간 죽어야 소를 넣기 좋다.


당근은 슬라이스채칼을 사용해서 얇게 썬 다음 슬라이스된 것을 모아 채썰었다.

어쨌든 당근은 가능한 한 아주 곱게 채썰고 깻잎도 채썰고 달달한 햇양파도 3분의1개 곱게 채썰어서 넣었다.

슥슥 비비면 금방 숨이 죽어서 김치소도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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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소를 자투리 오이에 얹어서 먹어보고 싱거우면 까나리액젓을 약간 추가해도 괜찮은데 내 입맛에는 이대로도 간이 잘 맞았다.



오이는 1.5센치정도 되는 두께로 썰어서 가운데에 70%정도 깊이로 칼집을 넣었다. (오이씨 부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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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이 칼집에 젓가락으로 하나하나 소를 채워넣었다.

김치소와 오이 양이 딱 맞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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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가 맞는 반찬통에 차곡차곡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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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으로 싸고 뚜껑을 닫아서 바로 냉장고에 넣었다.






다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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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소박이가 아삭아삭하고 매콤짭짤하면서도 맨입에 먹어도 짜다는 느낌은 없도록 간이 딱 맞다.
한입 크기로 썰어서 사이사이 소를 넣으니 김치소가 남거나 오이소박이를 썰거나 할 필요없이 남는 것이 하나도 없도록 의도한대로 한입에 하나씩 먹기 딱 좋다.

마지막에 은은하게 퍼지는 깻잎향도 시원한 끝맛도 아삭아삭한 질감도 좋아서 청량하게 맛있다.




  • 레드지아 2017.04.24 10:26


    오이소박이에 깻잎을 넣다니!! 오오...완전 새로워요!!

    오이소박이=부추 이런 확고한 공식만이 제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었거든요

     

    오이소박이 베어먹거나 젓가락으로 찢어먹거나 가위로 잘라 먹는거 저도 번거로워서 아예 손가락 굵기처럼 잘라 버무리기도 많이 했었는데!!

    윤정님처럼 멋진  아이디어가 있었다니!!!!!

  • 이윤정 2017.04.25 18:37

    저도 늘 부추 넣었는데 깻잎김치 먹다보니 넣으면 안될건 뭐 있나 싶어서 넣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어요^^
    제가 뭘 베어먹고 잘라먹고 하는걸 안 좋아해서 오이에 칼집 길게 내서 만드는 오이소박이는 만들지 않고 칼집 내서 만들다가 이렇게 하고보니 세상 좋더라고요ㅎㅎㅎ
    이렇게 만들면 만들 땐 좀 귀찮은데 그래도 먹을 땐 먹으면서 일하는 건 아니니까ㅎㅎㅎ 먹을 때 편하고 좋았어요^^

  • 치로리 2019.09.26 01:05
    햐 이건 오이선과 소박이의 콜라보!!!!진짜 아이디어네요
    오늘도 감탄하고 갑니다
    저희 집에서 오이먹는 사람이 저뿐이라 스스로를 위해 이렇게까지 할 수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ㅠㅠ
  • 이윤정 2019.09.26 03:01
    제가 끊어먹는 걸 잘 못하다보니 먹기 편한 방향으로 만들게 되더라고요. 잘 끊어먹었으면 이렇게 귀찮은 것도 안할텐데 말입니다ㅎㅎㅎ
    가족 중에 오이를 혼자 좋아하신다니ㅠㅠ 저도 가족이 잘 안먹는 식재료는 안사게 되고 그렇더라고요. 제가 그래서 생선을 잘 안사거든요.
    저 먹자고 생선을 살 때면 가족이 우쭈쭈 해주는데 약간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ㅎㅎㅎ 아 내가 생선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게 아니고 적당히 좋아하는 건데 왜 생선 하나 산다고 나 혼자만을 위하는 것 같냐ㅠㅠ 그냥 평범하게 좋아하는데도ㅠㅠ 하면서 저 혼자 먹으려고 사자니 큰 맘 먹고 사게 되더라고요. 저는 그렇지만ㅠㅠ 치로리님은 꿋꿋하게 챙겨드시기를 응원합니다. 저 혼자 먹는 것이 생각보다 큰 일로 느껴지는데 이 큰 일이 당연하게 느껴지도록 저도 노력할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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