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간 프리랜서였던 남편이 지난달부터 다시 출근하게 됐다.
집에서 일하느라 편했는데 갑자기 출근하려니 출근하는 사람이 제일 힘들고 출근 시키는 건 그나마 낫지만 편했던 시절만은 못하다.
아침밥과 도시락을 챙기느라 요즘은 바로 만들어 먹는 요리보다는 아침에 훌훌 먹고 나가기 좋은 국이나 샌드위치, 도시락으로 싸가기 좋은 반찬을 만드는데
늘 만드는 국에 반찬이라 그냥 손 가는대로 만들고 있다.
평소 요리로 해먹는 음식이 김치없이 먹을 것이 많아서 김치를 자주는 만들지 않다가
아침에 밥반찬으로 먹거나 도시락반찬으로는 또 잘 먹어서 김치도 평소보다 최근에 더 담게 됐다.
부산은 아직 김장할 때는 멀었고 김장은 또 우리집에서 하는 일이 아니라서 당장 먹을 걸로 한포기 담았다.
찐하게 담은 남도식김치나 무채없이 빡빡하게 담은 김장김치는 아니고 무채 넣고 진하지 않게 바로 먹을 김치로 담았는데 이번에는 담으면서 재료의 무게도 한 번 재봤다.
배추 절임물의 염도를 10%아래로 잡아 짜지 않고 맨입에도 먹을만하게 만들었다.
사용한 재료는
배추 1포기
소금 100미리
물 1리터
김치양념으로
육수 1.5컵
찹쌀가루 3스푼
진한 황태멸치육수 1컵 (200그램)
사과 3분의1개 (100그램)
양파 반개 (100그램)
다진마늘 3.5스푼 (60그램)
생강 1티스푼(5그램)
고춧가루 1.5컵 (120그램)
액젓 4스푼 (60그램)
새우젓 4스푼 (80그램)
무채 4분의1개 (350그램)
쪽파 파란부분 1줌 (70그램)
불린 청갓과 갓을 추가로 사용하면 더 시원하고 좋다.
보통 소금은 간수를 3년이상 뺀 천일염으로 배추를 절이는 것이 좋은데 우리집은 한주소금을 사용했다.
(소금 선택은 가치관에 따라 알아서...)
고추는 씨와 꼭지를 제거한 것으로 사서 시장의 고춧가루가게에 가져가 김치용으로 빻아왔다.
육수는 황태머리, 양파, 대파, 무, 다시마, 표고버섯을 넣어서 물을 붓고 1시간정도 우린 다음 불을 켜고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낮춰서 1시간정도 푹 끓여서 진하게 우렸다.
육수재료를 듬뿍 넣고 푹 끓여서 진하게 만들어야한다.
보통 배추를 절일 때는 씻지 않고 절인 다음 헹구는 경우가 많은데 1포기니까 먼저 씻기 번거롭지도 않고 해서 씻어서 절였다.
씻어서 절이고 물에 딱 한 번만 담가서 헹구니 간이 딱 맞았다.
배추는 겉잎을 적당히 떼어내고 4분 1로 갈라서 밑둥을 정리하고 깨끗하게 씻었다.
배추 줄기 쪽에 준비한 소금을 켜켜이 뿌리고 2~3시간정도 두어 배추가 숨이 죽으면
정수기물을 붓고 앞뒤로 뒤집어가며 소금물에 배추가 완전히 잠기도록 한두번 뒤집고 눌러가며 6시간을 더 절였다.
9시간동안 (추울 때는 조금 더) 절인 배추는 건져서 물기를 한 번 짜내고 깨끗한 물에 담가 켜켜이 한 번 씻어내고 뒤집어서 냉장고에서 하룻밤동안 물기를 뺐다.
(볼 안에 접시를 엎어 넣어서 배추가 젖지 않도록 물기를 뺐다.)
다음날..
육수 1컵 반에 찹쌀가루 3스푼을 넣은 다음 뭉친 것은 체에 올려 으깨가며 완전히 저어서 풀고 약불에 올려서 계속 저어주며 되직하게 찹쌀풀을 쑤고 완전히 식혔다.
무채는 너무 길지 않게 크지 않은 무를 사와서 가늘게 채썰었다.
육수 1컵에 양파, 사과, 마늘, 생강을 넣고 블렌더로 갈았다. 생강은 잘 갈리지 않으니까 칼로 다지다시피 해서 넣고 갈면 함께 잘 갈린다.
여기에 식힌 찹쌀풀과 고춧가루, 액젓, 새우젓, 무채, 쪽파를 넣고 비닐장갑을 끼고 골고루 무쳐서 김치속 완성.
절인 배추는 남은 물기를 손으로 짜고 김치양념에 무쳤다.
김치양념의 양을 4등분정도로 대충 나눠놓고, 배추 줄기 쪽에 무채와 쪽파를 켜켜이 넣고 잎부분은 쓸어내려서 김치양념을 배추에 채웠다.
속을 다 채우고 나니 양이 딱 떨어졌다.
김치는 혐기성 발효를 하니까 김치봉투에 넣고 단단히 꼬아서 입구를 봉하거나 겉잎으로 덮어 공기를 차단하는 것이 좋다.
한포기라 얼른 먹고 말거라 김치 양념에 배추가 보이지 않을정도로만 공기를 차단하고 실온에서 6시간정도 익혀서 냉장보관했다.
김치도 정성들여 담으면 더 먹기도 좋은데 아침에 얼른 먹고 나가기 직전에 한 번 찍고는 다시는 안찍었다;;
오래 익히지 않아도 시원하면서 밸런스가 괜찮고 또 익힌 김치는 볶아먹어도 괜찮은 무난한 김치다.
밥상에 편하게 꺼내먹기 좋고 간도 잘 맞아서 맛있었다.
아이고야 아침상에 도시락에
어마어마하시겠는데요 ㅠ
안하다가 ? 하시려면 또 힘든 ;;
도시락 메뉴랑 또 뜨뜻하게 먹는 것들이랑
메뉴들이 달라가지긍 ㅠㅠ
그나저나 한 포기를 이렇게 정성스레 담으시다니
아까워서 한쪽한쪽 김장할때까지 애껴 먹어야겠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