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고기구이, 뒷고기김치찌개
대학 다닐 때 친구 어머님께서 학교 근처 뒷고기가게를 하셔서 학교 동아리 회식부터 소소한 술자리까지 늘 뒷고기집에 가곤 했었다.
20대후반까지 쓸데없이;;대학원에 다니느라 학교 근처에 살면서 뒷고기집에 자주 다녔는데 30대 이후로는 거의 뒷고기를 먹지 않았다.
삼다닷컴에 뒷고기를 파는 걸 보고 냅다 5키로(2.7만원)를 주문했다.
도착한 뒷고기는 깔끔하게 손질된 느낌은 아예없고... 껍질과 비계가 꽤 많고 근막이나 혈관도 약간 있어서 손질이 필요한 상태였다.
가위와 칼로 불필요한 껍질(+털)과 과도한 기름을 약 1.5키로정도 제거하고 3.5키로가 되었다.
기름을 너무 많이 걷어내면 퍽퍽해지니까 적당히 걷어내는 것이 좋았다.
손질 후에도 1키로당 7700원정도라 구이용이나 찌개용으로 적합한 고기치고는 꽤 저렴했다.
안심밑살, 등심밑살, 삼겹밑살, 토시살, 덜미살로 이루어진 고기로 기름이 적당히 있고 육향이 짙은 고기인데
수육으로 해본 것은 삼겹살이나 목살보다 더 낫지는 않았지만 쫄깃쫄깃한 맛이 있었고 김치찌개용으로는 아주 최적이었다.
손질한 고기는 한 번 씻어서 키친타올로 물기를 바짝 닦아냈다.
그 중에 기름이 적당히 박힌 부분은 구이용으로 썰어서 김치와 함께 구워 먹고
개중에 조금 큰 덩어리는 수육용으로 , 적은 덩어리는 썰어서 김치찌개용으로 용도를 나눠서 포장했다.
쫀득쫀득한 육질에 적당한 기름기로 퍽퍽하지 않고 먹기 좋았다.
다음으로 김치찌개.
고기와 김치, 육수를 넉넉하게 사용해서 끓이고 김칫국물, 마늘을 넣어서 끓이다가 마지막에 두부, 대파, 라면사리를 넣었다.
멸치, 황태, 대파, 무, 다시마, 표고버섯으로 육수를 우려두었다.
찬물에 1시간정도 담가두고 중불~중약불이 1시간 끓이고 그대로 완전히 식힌 다음 걸렀다.
고기는 적당히 썰어서 굽고 김치도 적당히 볶은 다음 멸치황태육수를 넉넉하게 붓고 김치국물 1국자와 다진마늘 2~3스푼을 넣어 푹 끓여냈다.
보통 김치찌개는 40분정도 끓이면 적당한데 뒷고기가 부드러워서 오래 끓이니 쪽득쫀득한 질감이 줄어들었다.
김치를 먼저 10분정도 끓이다가 고기를 넣고 20~30분만 끓이는 것도 괜찮겠다.
푹 익은 김치찌개에 대파, 두부, 라면사리를 넣고 바글바글 끓여내면 완성.
김치도 푹 잘 익어서 부드럽고 뒷고기 특유의 부드럽고 쫀득쫀득한 맛이 좋았다.
고기를 손질하는 것이 번거롭기는 했지만 가격을 떠나서 객관적으로도 맛있는 고기이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더 맛있는 고기였다.
오옹 진짜 ! 뒷고기를 사면 이렇게 직접 손질을 해야하는군요 ...
저렴하긴 한데 ... 저 같은 게으른 사람은 못할 듯 ;; 허허허
근데 또 손질해놓고 나면 뿌듯할 거 같기도 하그요 *_*
맛도 더 좋은가바요 헤헤 아부지도 뒷고기가 진짜 고기라고 막 ㅋㅋㅋ
김치찌개에 사리보고 또 무너졌어요 ㅜㅠ
오늘 점심에 김치찌개 먹으러 갑니다 저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