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김치, 막김치
시댁이나 친정에서 주도하는 김장에는 늘 가족들 다 같이 일을 하지만 내 살림에 김장은 딱 한 번 밖에 해보지 않았다.
대신 그냥 막 무쳐 먹는 김치는 가끔 해먹는데 어쨌든 오랜만에 올리는 김치.
경상도에서 나고 자라서 김치를 약간 짜게 먹는데 이번에는 조금 덜 짜게 하려고 했지만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짭짤했다.
어쨌든 계획한 레시피는
절이고 물기를 뺀 배추 약 0.7키로당
육수 0.5컵
찹쌀가루 1스푼
고춧가루 0.5컵
젓갈(합해서) 2스푼
다진마늘 1스푼
다진생강 0.3티스푼이고 배추의 양을 보고 양념을 3배 곱해서 만들었다.
그런데 만약에 배추가 7키로가 될 경우에는 양념을 딱 10배가 아니라 8~9배정도 해야 적당한 양이 된다.
사용한 재료는 (계량스푼, 계량컵 사용)
배추 1포기
소금 180미리
(절이고 물기를 3시간 이상 빼서 약 2키로)
쪽파 1줌
무 4분의1개
육수재료로
황태 양파 대파 무 다시마 표고버섯
찹쌀풀
육수 1.5컵
찹쌀가루 3스푼
김치양념으로
고춧가루 1.5컵
까나리액젓 4스푼
새우젓 2스푼
다진마늘 3스푼
다진생강 1티스푼
배추 2포기를 사와서 한포기는 무를 4분의 1개정도 채썰어 넣고 한포기는 사과를 2개 채썰어넣어서 사과를 넣은 것 부터 먹었다.
금방 먹을 김치에는 달큰하게 양파를 반개 정도 갈아 넣거나 채썬 양파, 채썬 당근 등을 넣어도 좋고 이번에는 집에 사과가 넘쳐나서 사과를 채썰어 넣었다.
(익혀서 먹을 김치에는 무채를 넣어서 만드는 것이 좋다.)
담아서 바로 먹는 겉절이나 파김치등에는 조청을 약간 넣어서 맛을 내기도 하는데
익혀서 먹는 김치를 담을 때 설탕은 넣지 않는데 대신 육수에 양파를 넣어서 달게 하면 적당하다.
배추는 반으로 갈라서 심을 자르거나 잎을 뜯어서 줄기부분을 중심으로 준비한 켜켜이 소금을 넣고 숨이 약간 죽으면 숨이 죽은 배추가 완전히 잠길 정도로 물을 부었다.
여기에 무거운 것으로 눌러 배추가 잠기도록 9시간정도(하룻밤) 절인 다음
다음날 물로 여러번 헹구고 체에 밭쳐서 3시간 이상 물기를 뺐다.
손으로 짜내도 그대로 두면 물기가 또 더 빠지니까 시간을 두고 물기를 빼는 것이 좋다.
이번에는 절여서 찢은 다음 김치양념에 무쳤는데 먹기 좋도록 썰어서 절여도 똑같다.
육수는 황태 양파 대파 무 다시마 표고버섯을 넣어서 물을 붓고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낮춰서 1시간정도 푹 끓여서 진하게 우리고 그대로 식혔다.
육수는 전날 우려서 완전히 식힌 다음 걸러서 냉장보관했다가 다음날 사용했다.
팬에 육수를 1컵 반 붓고 찹쌀가루를 3스푼 넣은 다음 뭉친 것은 체에 올려 으깨가며 완전히 저어서 풀고 약불에 올려서 계속 저어주며 되직하게 찹쌀풀을 쑤었다.
고춧가루에 찹쌀풀을 넣고 위의 재료대로
고춧가루 1컵
까나리액젓 4스푼
새우젓 2스푼
다진마늘 3스푼
다진생강 1티스푼
을 넣은 다음 잘 섞어서 절임배추를 약간 찢어서 살짝 무쳐 간을 봤더니 짭짤하니 괜찮았다.
쪽파는 끝부분이나 색이 변한부분은 완전히 다듬어서 새끼 손가락 길이로 써는데 굵은 부분은 반으로 갈랐다.
사과도 곱게 채썰어서 쪽파와 사과를 김치양념에 넣고 무친 다음
절임배추는 적당히 적당히 찢어서 김치양념에 버무렸다.
잘 무쳐서 지퍼백에 담아 공기를 빼고 닫았다. 김치양념에 배추가 다 덮히는 느낌으로 공기가 없어야 골고루 잘 익고 보관하기도 좋다.
한 포기는 무채를 넣고...
지퍼백에 담아도 공기가 생기니까 봉투에 넣고 한 쪽을 꽉 묶어서 실온에 6~7시간정도 익힌 다음 김치냉장고에 넣었다.
사과채를 넣은 것은 다음날부터 바로 꺼내먹고 무채를 넣은 것은 열흘정도 익혀서 먹기 시작했다.
사과채는 수분이 빠져서 약간 꼬들꼬들하니 달큰하고 김치도 적당히 익어서 요즘같은 계절에 먹기 좋았고
무를 넣은 것은 천천히 익혀서 먹었는데 시원한 맛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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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김치이야기로, 조금 지루한 이야기긴 한데.. 아래 결론이 있긴 있다.
지금은 김치의 모습이 많이 다양화 되었지만 김치의 원형은 배추와 소금만으로 절여 만드는 것다.
아직도 사워크라우트는 양배추와 소금만으로 유산균이 생성되어 새콤한 맛이 나기 때문에 김치를 발효하기 위해서도 꼭 찹쌀풀, 젓갈, 설탕 등의 재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요즘 김치는 발효만을 위한 김치가 아니라 여러 맛을 가미해서 만드는데
그 중에서도 배추와 같은 주재료와 소금이 가장 중요하고(당연하고) 그 외에 부재료가 필요하게 된다.
김치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이 포도당이나 과당, 맥아당을 먹이로 탄산을 발생시켜 시원한 맛을 내는데 발효과정에서 포도당이나 과당, 맥아당은 필요하다.
김치에 설탕첨가는 문제가 없지만 경험상 (설탕이 요인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일부 물김치에서는 점도가 생겼기 때문에 포도당이나 과당을 첨가해서 김치를 만들 수도 있다.
(과일이나 조청 등으로 과당, 맥아당, 포도당을 첨가하기도 하지만 설탕 (설탕 = 포도당1+과당1) 이 물에 녹으면 포도당과 과당으로 나뉘어 지니까 어쨌든 똑같다.)
김치에 직접적으로 당을 첨가할 수도 있지만 해답은 조금 다른 곳에 있다.
김치에 첨가하는 찹쌀풀이 멸치젓이나 새우젓, 무 등에 의해 활성화된 알파 아밀라제에 의해 가수분해 되면서 포도당이나 맥아당을 만든다.
이 포도당이나 맥아당을 먹이로 김치가 발효되어 청량감을 더할 수 있다.
(알파-아밀라제의 활성도가 김치의 발효과정을 조절하게 되는데, 김치를 담그는 주 재료들의 활성도를 측정한 결과, 멸치젓, 황석어젓, 무, 새우젓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출처 - 국립과학수산원 언론보도 발표자료)
김치를 익혀 먹으려면 유산균에 먹이가 필요하니 찹쌀풀이나 당이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찹쌀전분이 호화된 찹쌀풀을 넣어 발효하면 김치에 포도당이나 과당의 첨가없이 발효가 충분히 가능하고 대신 충분히 발효(분해)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발효과정 중에 효소 활성도를 조절해 각 김치마다 적당한 활성도를 찾는 것이 좋고
단맛이 필요하지 않은 김치의 경우에는 설탕, 포도당, 과당(가공된 당분 외에 과일 등 천연재료 포함)의 첨가가 꼭 필요하지는 않다.
결론.
김치를 청량감 있게 익혀 먹으려면 찹쌀풀 혹은 설탕이나 포도당, 과당 등의 당분과 이를 분해하는 효소의 활성도를 올리는 젓갈이나 무 재료가 필요하다.
여기에 각자의 방법에 따라 고춧가루, 마늘 등의 양념재료나 비타민, 구연산, 사과산, 황화합물, 알리신, 인산 등이 함유된 쪽파, 갓, 부추, 양파, 사과 등의 재료를 첨가하면 된다.
단맛을 첨가하기 위해 과일에 들어있는 당이나, 설탕, 조청 등에 들어 있는 당을 소량 첨가해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대체 어느정도 첨가하고 어느정도 익혀야 하는 이야기.
찹쌀풀의 농도는 무게로 물9:찹쌀풀1 (부피로 100미리당 약 1스푼)이 적당하고 찹쌀풀의 양은 전체 김치량의 10%까지 넣을 수 있으며 젓갈의 양은 김치량의 2~4%가 적당하다.
김치가 적당히 익은 산도는 pH 5.0 내외로, 5도의 냉장보관으로 최소한 7일 이상 익혀야 적당한 산도가 된다.
그 이후로 0도에서도 느리지만 계속 익어서 산도가 pH4.5내외로 떨어지고 -2.5에서 보관시에는 산도 변화없이 1달이상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다.
지금 올리는 무채김치는 많은 양을 담가 먹는 것이 아니니까 온도나 산도를 지킬 필요까지는 없지만
실온(겨울 기준 16도)에서 0.5일, 일반 냉장실에서 적어도 7일이상 익혀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자료 - 국립수산과학원 발표자료, 식품과학기술대사전, 김장김치 장기저장을 위한 발효온도 변환에 관한 연구 등)
여기저기서 김장하는 소식이 @_@ 흐흐
저희집도 ... 김장이라고 하기엔 넘 작은 양이지만
그래도 몇포기는 담아야할 거 같아서 주말에 담기로 했어요
무 꼬득하게 된거 먹음 짱 맛난데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