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4
만두, 만두속만들기
만두소가 맞는 말이긴 한데 일단 제목은 이렇게 붙혀본다.
4년전부터 겨울이면 만두를 빚어왔다.
어릴 때 부터 만두를 집에서 빚는 건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당연히 배울 기회도 없었는데 우리집 식구가 만두를 좋아해서 빚기 시작하다가 이제는 그렇게 특별한 일도 아니게 되었다.
아래는 2009년 겨울에 빚은 만두들...
김치를 만드는 것에 있어서 가장 고된 일이 배추를 절이고 물빼고 헹궈서 또 물빼는 거라면
만두를 만드는 것에 있어서 가장 고된 일은 만두피 반죽을 하고 치대서 부드럽게 해서 길게 굴려서 자르고 밀대로 미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만두피 하기가 싫어서 마트에서 파는 냉장만두피를 사용했다.
집에서 만드는 것에 비해서 늘어나지도 않고(그래서 만두 주름을 보기 좋게 빚기는 불가능) 만두소도 조금만 들어가지만
큰일을 만들지 않고 소꿉놀이처럼 몇십개만 빚으면 되니까 가장 편한 방법이다.
찜통은 일반 냄비에 있는 것 부터 전기찜기까지 여러 종류를 사서 써봤는데
층으로 쌓을 수 있는 것이 대용량으로 찔 수 있고 만두집 분위기가 나기 때문에ㅎㅎ 내가 써 본 것 중에는 만두에는 이 만두찜솥이 제격이다.
찜통에 까는 천으로는 젖은 면보나 배춧잎도 괜찮지만 실리콘 시루밑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이 찜통은 얇기 때문에 직화로 했다가 물이 졸아들면 타기 십상이고 인덕션에 하는 것이 가장 낫다.
여러모로 불편한 인덕션이지만 이럴때만 딱 좋다. 그래도 물이 너무 적게 남지는 않았는지 체크해주어야 한다.
이제야 본론.. 만두소 만들기.
시판 만두피 60장(2팩)
돼지고기 간 것 400g에 밑간으로 소금 약간, 마늘 맛술 후추
큰 양배추 8분의1통 정도, 부추 1줌, 두부 반모, 묵은무김치 몇쪽(생략가능), 당면 한줌, 계란1개
전체적인 간으로 간장과 참기름을 약간 넣었다.
집에 있는 재료들로 썼는데 취향에 따라 대파, 숙주, 배추김치 등도 잘 어울린다.
만두소를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물기를 빼는 것이 조금 귀찮기는 한데 만두피를 미는 것에 비해서 일감이 훨씬 적기 때문에
일이 많아보여도 생각보다 금방 만들고 짜지 않게 간만 잘 맞추면 된다.
싱거우면 간장에라도 찍어먹지만 짜면 양배추나 당면으로 조절하면 되지만 일단 찐 것 만큼은 답이 없다..
돼지고기 밑간은 소금과 후추를 약간 넣고 마늘과 맛술을 1스푼씩 넣었다.
나머지는 잘게 썰고 물기가 많은 재료를 물만 짜면 된다.
양배추는 소금을 살짝 뿌려서 물이 배어나오게 뒀다가 물에 한 번 담가 소금기를 빼고 소창에 넣고 꼭 짜서 물기 제거했다.
두부는 단단한 것으로 사면 물기가 덜 나온다. 이것도 면보에 넣고 짜서 물기를 뺐다.
묵은무김치는 집에 남아서 넣은 건데 당연히 생략가능하다. 동치미 무도 물기를 빼고 넣으면 시원한 맛을 더해준다. 이것도 헹궈서 썰어서 물기를 짜면 제법 나온다.
당면은 부들부들하게 삶아서 참기름에 살짝 비벼서 썰어두고 부추도 잘게 썬다. 쪽파나 대파도 있을 때는 넣는다.
준비한 재료에 밑간한 돼지고기와 함께 계란1개 넣고 생강가루를 약간 뿌린 다음 간장으로 간을 하고(1스푼 정도) 참기름 후추 약간씩을 넣고 믹스한다.
닭육수를 넣어서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방법도 있는데 그건 야채를 더 심플하게 넣고 만드니까 다음에 하기로 하고..
이번 만두 반죽은 처음에는 당면 없이 만들다가 만두피가 애매하게 남아서 피와 반죽의 양을 맞추기 위해 마지막에 당면을 추가했다.
당면을 넣고 나면 간장으로 간을 약간 더 하는 것이 낫다.
시판 만두피에 만두소를 넣고 반을 접어 양끝을 붙히면 쉽게 완성 된다.
주름 잡는 다른 방법도 있지만 바쁘고 정신 없을 때는 이렇게 하는게 편하다.
김이 오른 찜통에 만두를 3판 넣어서 10분정도 찌면 다 익는다.
찐 만두 중에 반으로 접어서 만든 것은 구워서 군만두로 해 먹었다.
이렇게 만들어서 두끼에 걸쳐서 다 먹었다.
군만두로 할 것은 반으로 접어서 빚은 다음 찌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팬에 구웠다.
아래는 당면을 넣은 것..
둘이서 만두찜판 앞에 갖다 놓고 하나씩 빚어 올린 다음 찜통에 넣고 10분 후에 열어보면
갓 익어 김이 펄펄 나는 만두는 빚었을 때보다 조금 더 커져 있고 만두피는 약간 투명하면서 재료에 착 달라붙어 쫀득해져있다.
뜨끈뜨끈한 만두를 하나씩 집어서 접시에 옮기고 조금 식힌 다음 간장에 살짝 찍어 입에 쏙 넣고 보면 앞에서 금방 만두 빚던 아저씨와 눈빛이 오고 간다.
맛있다는 말은 하지 않고 눈빛 교환만 한 후에 한 판을 다 먹고나서야 맛이 있네, 깊은 곳에서 찜기를 꺼낸 보람이 있네 하는 대화가 오고간다.
한판에 만두가 대략 7개 정도 들어가니까 20개 남짓 먹고 나면 또 만두를 빚는다.
만두를 쪄서 먹는 건 김밥을 말면서, 파전을 부치면서 먹는 것과 비슷해서
누가 만들어주지 않는 이상은 이렇게 만들다 먹다 만들다를 반복할 수 밖에 없지만
이렇게 같이 빚는 것도 재미있고 갓 나온 만두를 먹는 즐거움이 크니까 마지막 정리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하게 된다.
무슨 가정집에 저런 채반까지 구비해 두세요....
맞아요, 가정에선 아무리 수분제거를 해도 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저 이쁜 만두좀 보세요. 역시 쌤....금손이세요. 글고 전 굴소스도 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