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30
바지락미역국
생일이라고 와인잔에 맥주 부어서 마시면서 쓰고 있다(고 임시저장 해두고 며칠 지났다).
내일 아침에는 바쁘니까 전날 미리 만든 내 생일 미역국.
기본 반찬 빼고는 일단 냉장고에 들어간 건 잘 안먹는 습성이 있어서 평소에 최대한 많이 먹어도 두끼면 다 먹는 음식을 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여러번 끓여서 먹는 국은 거의 안하는 편인데.. 어떤 국은 많이 푹푹 끓여야 맛이 나는 그런 것도 있어서 여러번 같은 음식을 먹을 각오로 만들어야 한다.
미역국에 몇인분 이런 건 크게 의미가 없겠지만
뭐 일단 미역 제조업체에서 정해둔 = 봉투에 적혀있는 것으로 쳐서 6인분이다.
미역은 한줌 두줌 이러면 불리고 나면 양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어지간하면 그램으로 따지고는 하는데
뭐 그것도 미역나름이라 의미없기는 마찬가지다.
사용한 재료는
미역 45그램, 바지락 500그램정도, 들기름, 국간장, 마지막에 소금 약간.
미역은 찬물에 30분 이상 불리고 거품이 나지 않을 정도로 바락바락 헹구면서 미역이 으깨지지 않을 정도로 힘을 빼고 씻어야 한다.
어쩌라는건지-_- 하는 마음에 대충 두어번 헹구고 물을 꼭 짰다.
미역줄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줄기를 일일이 다듬었다.
바지락살은 코스트코에서 샀는데 알이 굵고 상태가 아주 좋았다. 물에 헹궈서 바로 국에 넣었다.
미역에 국간장과 들기름을 넣고 센불에서 따닥따닥 소리가 날 떄까지 바짝 볶았다.
보통 소고기미역국을 할 때에는 미역과 고기를 같이 볶고, 고기와 미역이 같이 부드러워지도록 약한 불에 은근하게 끓여내는데
바지락은 오래 끓이면 질겨지니까 미역을 바짝 볶고 물 부어 푹 끓인 다음 바지락은 한소끔정도만 끓어서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고 바지락살은 부드럽게 되도록 했다.
사실 미역국을 한끼먹을 양만 하면 이렇게 하면 되는데 많은 양을 거기다가 다음날에 먹기 위해서 할 때에는,
어차피 다시 끓여서 좀 질겨지니까 한소끔만 끓여서 부드럽게 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기는 한데
그래도 당장 간보고 맛볼 때라도 부드럽게 먹어보려고 바지락을 마지막에 한소끔만 끓이는 것으로 했다.
불린 미역에 참기름을 약간 붓고 불린 미역의 물기가 거의 사라지며 따딱따닥 소리가 날 때까지 볶았다.
볶은 미역에 물을 붓고 국간장을 넣고 뚜껑 닫아 50분 정도 푹 끓인 다음 바지락을 넣어 한소끔 더 끓여냈다.
국간장은 미역을 볶을 때 2~3스푼 정도 넣고 물을 팔팔 끓이면서 바지락을 넣기전에 최종적으로 국간장을 더 넣어서 간했다.
바지락을 넣고 다 끓이고 난 다음에도 간이 부족하면 그 때는 소금으로 하는 것이 맛이 더 낫다.
쫀쫀하면서도 부드러운 바지락살과 고소한 미역이 잘 어울린다.
미역줄기를 일일이 다듬었더니 취향에 맞아서 훌훌 넘어갔다.
마지막 남은 한그릇으로는 물과 밥을 국에 넣고 은근하게 끓여서 바지락미역죽으로 만들었는데 그것도 나름대로 맛이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