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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3

소고기무국, 경상도식 얼큰한 소고기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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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국이 맞는 표기이기는 하나 내 입도 뭇국이 익숙치 않아서 제목은 무국으로 올려본다.

 

 

평소에도 밥, 국, 반찬의 식단은 주로 1주일에 1번정도이고 여름이라 국은 거의 만들지 않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언젠가는 해먹겠지하고 사다 둔 소고기국거리를 냉동실에 넣어두니

언젠가는 해먹겠지 했던 내가 얼마나 거슬리는지 3주만에 항복하고 해동해서 뭇국을 만들었다.

요즘 날씨도 여름을 벗어나고 있어서 오랜만에 국 끓이기에 적당했다.

 

 

 

어릴 때부터 먹어온 소고기뭇국이 맑은 국이 아니고 고춧가루를 푼 얼큰한 뭇국이라

맑은 국의 깔끔하고 한 맛도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으로 얼큰한 소고기뭇국에는 태생적인 향수가 느껴진다.

한국사람이 김치 좋아하고 부산사람이 얼큰한 소고기뭇국을 좋아하는 건 너무 당연하니까 달리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용한 재료는 약 3~4인분으로

다시마육수로 큼직한 다시마 2조각,

소고기국거리 300그램, 무 5분의1토막(두터운 무로 약 5~6센치), 소금, 후추

국간장, 다진마늘, 고춧가루, 대파 이다.

 

약 3~4인분 치고 소고기가 좀 많이 들어갔는데 소고기가 많이 든 국을 먹는 것에 목적도 있지만

딱히 오래 끓이는 재료가 없기 때문에 육수를 나름대로 진하게 내고 싶어서 고기가 조금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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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볼에 물을 약 1리터 정도 넣고 큼직한 다시마를 두조각 넣어서 다시마물을 만들었다.

 

냉장실에서 해동한 소고기국거리를 살짝 헹군 다음 물기를 살짝 닦아냈다.

따로 밑간 하지 않고 센불로 달달달 볶아 노릇노릇하게 잘 익히면서 소금과 후추 약간으로 간을 했다.

이때 볶으면서 냄비에 달라붙는 갈색들이 국의 풍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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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볶은 소고기에 다시마 우린 물을 넣고 팔팔 끓였다.

20분쯤 끓이다가 나박하게 썬 무를 넣고 다시 30분 정도 끓였다.

 

 

 

 

 

무가 무르도록 잘 익으면 다진마늘 듬뿍 1스푼, 국간장 듬뿍 1스푼, 고춧가루 듬뿍 1스푼을 넣고 조금 더 끓였다.

고기를 볶을 때 고춧가루를 넣고 볶을 때도 있고 이번에는 마지막에 고춧가루를 풀어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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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불을 껐을 때는 무가 조금 덜 익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데 그대로 냄비에 두고 조금 있으면 무가 투명하게 변한다.

이렇게 미리 끓여 둔 다음 식사시간 직전에 대파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냈다.

애초에 물을 넣는 양이나, 소고기나 무의 양이 국을 만들 때 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에

반드시 간을 보는 편이고 간에 따라 국간장을 추가하거나 맛이 좀 덜 감칠맛이 난다 싶을 때에는 그 외에 집에 있는 조미료 (MSG나, 참치액이나 연두 등을) 넣기도 했다.

이번에는 고기를 많이 넣고 다시마육수를 써서 그나마 맛이 괜찮게 나오기는 했는데 가끔은 그렇게 조미료로 부족한 맛을 채우는 것도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숙주를 넣는 것도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없어서 넣지는 못했지만 마지막에 숙주를 한 줌 넣으면 아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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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데워서 먹을 때에 더 입맛에 착 붙는 느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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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두어가지 새로 만들긴 했지만 반찬은 따로 밥과 함께 조금씩 전채음식처럼 먹고, 그 다음 메인이 국밥인 것처럼 얼큰한 소고기뭇국에 밥을 푹 푹 말아서 훌훌 먹었다.

내 유전자에 새겨진 소고기뭇국 평가 체계에 따르면 딱히 맛있다!기 보다는 익숙하게 먹어줄 만하고

그래서 이 소고기뭇국이 우와 맛이 있고 그렇다기보다는

몸이 조금 좋지 않은 날이었음에도 기분이 어쩌건 입맛이 어쩌건 익숙한 느낌으로 밥이 꿀꺽꿀꺽 잘 넘어가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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