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한 재료는 모시조개 2키로, 생수, 미역 40그램, 참기름
모시조개 2키로를 사서 미역국을 할까 하고 데쳐냈다.
국산 흑모시조개라 보통 바지락보다 거의 2배는 비싼데 조개살 양은 그 반...
껍질이 너무 두껍고 무겁고 쓸데없이 이뻐서 안에 육수만 가득 들어찼는지 2키로 중 껍질 무게 750그램, 발라낸 살은 225그램, 나머지는 다 수분이었다.
어쨌든 생각보다 양이 적어서 짠 채로 맛본다고 몇 개 먹고 난 다음 모시조개 미역국 끓이니 양이 딱 맞았다.
전에 산 밀조개는 양도 많아서 두루두루 해먹었는데 모시조개는 조개 육수가 맛있긴 했지만 조개는 적고, 육수는 많고 그래서 여러 음식에 해먹기 좋지는 않았다.
일단 찌고 보니 육수가 많으니까 미역국이 딱이다 싶었다.
조개는 해감 된 것이 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 이야기에 바닷물 염도정도 되는 소금물에 넣고 그릇을 덮어서 어둡게 한 다음 2~3시간 정도 해감했다.
그리고 바락바락 잘 씻어서 냄비에 넣은 다음 조개가 잠기지는 않을 정도로 생수를 붓고 뚜껑을 닫아서 파르르 끓어오르고 조개가 입을 다 벌릴 정도로 찌면 끝.
그런데 생각보다 속에 뻘이 조금 있어서 일일이 살을 발라 낸 다음 육수는 육수 대로 뻘을 가라 앉혀서 여러번 다른 그릇에 윗물만 부어가며 뻘을 더 제거하고
발라 낸 조갯살은 육수를 살짝 붓고 흔들어 헹궈서 뻘을 더 뺐다. 생각보다 많아서 바로 음식에 넣기에는 좋지 않을 것 같았다.
해감과, 육수와 조개살에서 뻘을 빼는 것을 잘 해줘야 먹을 때에 모래나 뻘을 씹지 않고 정상적으로.. 먹을 수 있다.
해감한 모시조개에 물이 잠기지는 않을 정도로 생수를 붓고 뚜껑을 닫아서 조개가 입을 벌릴 정도로 익혔다.
해감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싱싱한 활 모시조개라 입을 벌리지 않거나 죽은 것이 없어서 비리지 않고 고소했다.
금방 찐 것을 조금 먹어보니 육수가 짭짤한 것이 국으로 끓이면 간이 맞겠다 싶고 조갯살에는 뻘이 있는 것도 조금 있었지만 조개 자체는 고소하고 쫀쫀하게 맛있었다.
뻘을 뺀 육수와 조갯살은 합해서 냉장고에 2~3일정도 둬도 괜찮은데 당일은 바빴고, 미역국 먹는 기간도 고려해서 바로 다음날 미역국을 만들었다.
미역 40그램은 1시간정도 넉넉한 물에 불려서 내 취향에 따라 줄기를 떼어낸 다음 찬물에 살짝 주물러가며 씻었다.
냄비에 불린 미역과 참기름을 넣고 미역에서 물기가 바짝 마르고 달달달 볶이는 느낌이 날 때까지 볶다가
모시조개 육수를 넣고 센불에 올려 끓기 시작하면 불을 낮추고 1시간 이상 중약불에 푹 끓여냈다.
모시조개 육수가 간이 딱 적당한 정도라 당장의 간기와 졸아들 것을 대충 생각해서 생수를 넉넉하게 붓고 푹 끓여냈다.
미역이 부들부들하고 갈색빛이 돌면 마지막으로 간을 보고
간이 맞으면 그대로, 싱거우면 약간 더 졸이거나 소금간 약간, 조금 짜다면 생수를 조금 더 넣어서 한 번 부르르 끓으면 모시조개를 넣었다.
모시조개에서도 맛이 배어나오니까 그 때부터는 취향껏 3~5분정도 끓이면 될까 싶다.
나는 다음날 먹을 국을 미리 만든거라 1시간정도 푹 끓여낸 미역국에 조개를 넣지 않고 간만 본 상태로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음날 아침에 한 번 더 끓여냈다.
두번째 끓여내니 뽀얗던 국물에 색이 더 진해지면서 미역과 국물에서 더 깊은 맛이 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시조개살을 넣고 5분정도 더 끓여냈다.
먹는 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약 6~8인분 정도의 미역국이 되었다.
남은 국은 작은 냄비에 옮겨담아 냉장고에 두었다가 다시 끓여먹었다. 끓일수록 더 맛있어 진다.
진한 모시조개 육수에 보들보들해서 후루룩 딸려 오는 반투명한 미역과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모시조개살이 있으니 밥에 말아서 먹다보니 금새 후루룩 없어졌다.
조개육수에서 여러번 윗물을 따라내고 모시조개살도 육수에 헹궈 낸 것이라 뻘이나 모래가 하나도 없어서 먹기 좋았다 는 아니고 먹기 좋다는 느낌보다 불편하지 않았다.
먹다가 나오면 불편하지만 없을 때에는 아무 존재감이 없으니..
따로 조개육수가 간간해서 소금이나 국간장 없이 물로 간을 조절해서 간을 딱 맞게 만들었다.
조개, 미역, 참기름 딱 이 세가지에 시간이 들어가면 맛있는 조개미역국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