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7
소고기미역국
장보러 가지 않고 냉동해두었던 한우국거리에 건조미역, 늘 있는 다진마늘, 국간장, 참기름만 딱 들어가니까 미리 뭘 먹을까 정하지 않고 생각날 때 만들어서 먹기 좋았다.
고기를 미리 냉장실에 해동해야 하는 점이 단점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급 생각나서 바로 만든거라 소고기를 찬물에 담가 얼른 해동했다.
늘 집에 있는 재료라 다른 국보다 더, 그냥 제일 만만한게 미역국이다.
보들보들한 미역을 좋아하기도 하고, 남편은 미역국 중에서도 소고기미역국을 가장 좋아해서 생각나는 대로 대충....
전에도 미역국을 올린 적이 몇 번 있어서 이전 포스팅을 부분적으로 복사했다.
사용한 재료는
소고기 200그램, 미역은 넉넉하게 30그램, 다진마늘 1스푼, 국간장 3스푼정도, 참기름약간, 다시마 손바닥만큼,
소고기는 썰어져 있지 않은 양지 덩어리르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양지는 비싸고 세일하는 국거리를 사와서 냉동했다가 해동해서 사용했다.
미역은 고기 100그램당 10그램 정도가 적당한데 미역이 많은게 좋아서 조금 많이 사용했고 간은 국간장으로 했다.
가장 먼저 물에 다시마를 넣고 다시마육수를 우렸다. 국물에 맛을 낼 것이 이정도 밖에 없어서 늘 다시마만 우려낸 육수를 사용하고 있다.
미역은 약 20분간 불려서 살짝 주물러서 짓이기지지 않게 씻고 물기를 뺀 다음 줄기를 제거했다.
줄기는 제거하지 않아도 전혀 상관없지만 부드러운 국에 오독오독한 질감을 즐기지 않아서 하나하나 꺼내서 미역줄기를 분리했다.
좋아하는 질감으로 먹자고 이런 것 하나하나 제거하기 조금 빡친데... 라고 생각했지만 뭐 정신줄 놓고 하니 어찌어찌 끝났다.
참기름에 소고기를 볶기 시작했다.
소고기는 물기가 없을 때까지 바싹 볶고 마늘을 넣어서 더 볶다가 미역을 넣고 따닥따닥 소리가 날 때까지 바짝 볶았다.
고기는 바짝 볶아서 노릇노릇해지는 것이 음식의 맛을 좋게 하고, 바짝 볶아도 어차피 1시간 이상 끓여서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에 질겨지지 않는다.
다글다글한 느낌이 들도록 고기, 마늘. 미역을 볶은 다음 다시마 우린 물을 약 2리터 가량 부었다.
국간장으로 간을 한 다음 약불로 1시간이 조금 더 넘도록 푹 끓여내었다.
국간장은 국간장의 맛이 겉돌지 않게 미리 넣었는데 최종적인 국물의 양을 생각해서 최종적인 국물 1리터당 2.5스푼 정도가 염도 1%가 약간 못되는 정도라 간이 맞다.
염도를 생각했다 하더라도 입맛은 다들 다르고 간장의 염도도 다 다르니까 대략적인 양만 생각하고 마지막에는 간을 맞춰야 간이 맞다.
국을 끓일 때에는 국에 들은 재료와 육수가 잘 어우러져야 하는데 물은 어차피 100도에서 더 올라가지 않으니 굳이 센불에 펄펄 끓도록 하지 않아도 된다.
강한 불로 재료의 변형을 줄 필요도 없고, 너무 높은 온도에서 끓이면 유화가 일어나 국물이 더 탁해진다. 끓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을 정도로 중약불에 하면 충분하다.
특히 뚜껑을 덮은 경우에는 내부의 온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열이 내부에서 대류하기 때문에 더욱 더 높은 온도에서 끓일 필요가 없다.
덩어리의 고기로 국을 끓였다면 내부까지 익으면서 고기에서 국물이 더 배어나오기 때문에 오래 끓일수록 국물맛도 더 좋아진다.
마지막에 간을 봐서 소금을 약간 넣거나 끓는 물을 추가하고 한번 훌훌 더 끓여냈다.
미역의 보드랍게 잘 익어서 간을 보고 불을 껐다. 처음에 국간장을 적당히 넣어서 마지막에 따로 간을 더하거나 물을 부을 것은 없었다.
국물도 구수하고 1시간동안 푹 끓여내서 진한 갈색을 내는 미역이 부들부들하고 고기도 쫀쫀하니 질기지 않았다.
미역을 귀찮게 다듬었더니 줄기도 없이 호르륵 잘 넘어갔다.
간이 맞는 고소한 국물에 밥을 말아서 뜨끈하게 훌훌 잘 넘어갔다.
남은 미역국은 냉장실에 넣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데워서 먹었는데 반찬만 조금 준비해서 후딱 밥먹기도 편하고, 미역국은 역시 데워 먹는 게 더 맛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