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유명한 오리요리인 오리탕. 가서 먹어보지는 못했고 주문해서 먹어봤다.
오리탕의 특징을 꼽자면
1. 오리 푹 고기 (뼈 바르고 뼈만 먼저 곤 다음 오리살을 넣기 or 통오리 그대로 삶기 or 토막내서 삶기)
2. 들깨 사용 (물에 들깨넣고 믹서로 갈아서 만든 들깨즙을 체에 거르기 or 거피들깻가루 사용하기 + 들깨즙에 캐슈넛 갈아서 같이 넣어도 좋음)
3. 토란대나 머위대 사용 (우거지, 고구마줄기, 고사리, 죽순, 표고버섯도 좋음)
4. 된장간을 베이스로 얼큰구수하게 조절하기. 마늘 넉넉하게 들어감
5. 오리탕 완성 후 전골냄비에 담은 다음 미나리, 대파, 부추, 깻잎순 등 추가채소
6. 초장+들깻가루 소스에 찍먹
으로 정리가 되는 것 같다.
이번에 올리는 오리탕의 조리과정은 뼈를 발라서 오리뼈로 육수를 낸 다음 거르고 오리육수에 양념한 다음 오리살과 토란대, 단배추, 기피들깻가루 등을 넣고 끓이는 방식을 선택했다.
재료 2~4인분
오리 1마리
마늘1줌, 대파1대, 생강, 통후추
(청주나 미림 추가, 취향에 따라 한약재추가)
오리육수
물 (상태나 간보고 물조절)
된장 150그램 (범일콩된장 사용)
다진마늘 80그램
고운고춧가루 20그램
다진생강 10그램
우거지 손질후 150그램
토란대 손질후 150그램
오리 1마리에서 바른 오리살, 기름제거후 300그램
거피들깻가루 60그램
미나리 1줌
대파 흰부분 2대
청양고추 2~3개 (취향껏)
초장+들깻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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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곤 오리탕은 이미 오리뼈육수에서부터 공격적인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오리탕에 가장 중요한 것은 뽀얗게 우린 오리육수에 적절한 수준으로 간을 맞추고 들깻가루 넣어 꾸덕꾸덕한 느낌이 들도록 만드는 오리탕 국물이다.
미나리나 들깨초장은 필수옵션이긴 하지만 특히 미나리는 고기 가격에 맞먹는 수준이라 이거 꼭 사야하나 하고 한 번 고민이 되긴 한다.
미나리 없다고, 들깨초장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일단 만들기 시작해보는 것도 좋다.
근데 하필 토란대 우거지는 있어야 맛있긴 하다.
감자탕처럼 감자와 감자수제비사리를 좀 넣어도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다음에는 그렇게 해봐야겠다.
초장은 고추장 식초 물엿을 각각 1스푼씩 + 다진마늘0.2 참기름0.2 스푼 으로 대충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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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리 손질하기
깨끗하게 씻고 기름을 자른 다음 반으로 분할하고 날개와 다리를 분리한 다음 발골한다.
날개는 발골하기 어려우니까 그냥 두고 가슴살과 다리살 위주로 최대한 발골했다.
오리살은 취향에 따라 기름 껍질 제거하고 냉장고에 넣어둔다.
2. 오리뼈 육수
오리뼈는 한 번 데치거나 오븐에 노릇노릇하게 구운 다음 푹 곤다. 신선한 오리는 데치거나 굽는 등 전처리 하지 않아도 괜찮기는 하다.
오리뼈에 물을 넉넉하게 붓고 끓으면 거품을 걷고 불 줄이고 뚜껑 비스듬히 닫고 2시간 정도 푹 고는데 중간중간 필요에 따라 물을 추가한다.
3. 오리가 적당히 익으면 건져서 오리살을 발라낸다.
귀찮으면 안발라도 되는데 바르면 오리고기가 많아진다.
푹 끓인 다음 오리살을 발라보면 목과 뼈, 날개에서 살이 꽤 나온다, 오리탕에 넣어도 좋고 소금에 찍어서 바로 먹어도 좋다.
4. 냄비에 다시 뼈넣고 물 추가하고 마늘1줌 대파1대 생강 통후추 넣고 1시간 더 푹 끓인다.
향채소를 처음부터 넣지 않고 지금 넣는 이유는 향채소는 1시간이 넘으면 향이 거의 휘발되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필요에 따라 물을 추가하는데 소고기 육수 등 육수 남는 것이 있으면 추가하면 더 맛있다.
5. 충분히 고아서 뽀얗게 된 오리육수는 볼에 따라내고 여기에 물을 붓고 다시 끓여서 육수를 따라내고 다시 물을 붓고 끓이면 처음에는 뽀앴던 육수색이 점점 옅어진다.
볼에 모은 육수는 체에 한 번 거른다.
6. 여기까지 통오리를 사오면 바로 해둔다.
시간이 너무 많이 필요해서 나머지 과정은 다음날 했다.
상황에 따라 육수와 오리살을 각각 냉동했다가 해동해서 사용해도 괜찮았다. 반정도는 누가 해준 느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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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토란대는 미리 손질해서 냉동해 둔 것을 해동해서 사용했다.
단배추도 미리 데쳐서 물기를 빼고 냉동한 것을 해동해서 사용했다.
토란대 손질 - https://homecuisine.co.kr/hc20/49120
단배추는 뿌리를 자르고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빼서 준비한 다음 넉넉한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끓어오르면 단배추를 줄기부터 넣고 물에 푹푹 잠기도록 누른 다음 약 10초 후 건져서 식히고 물기를 꽉 짠 다음 먹기 좋게 자른다.
8. 오리육수는 냉장해뒀더니 곰탕처럼 말랑말랑해져있다.
오리육수를 냄비에 담고 물을 붓고 1.7리터 정도에 맞춘 다음 육수에 분량대로 양념한 다음 준비한 토란대와 우거지, 오리살을 넣는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뚜껑을 비스듬히 덮어서 40분~1시간정도 더 끓인 다음 오리살은 먹기 좋도록 한입 크기로 자른다.
끓이는 시간은 우거지나 토란대 상태에 맞춘다.
이번에는 미리 푹 삶은 토란대와 단배추 우거지를 사용해서 40분만 끓여도 괜찮았다.
우거지나 토란대가 무르게 익도록 상태에 따라 1시간이상 끓여야 적당할 수 있다. 이경우에도 물추가.
9. 오리탕에 거피들깻가루를 넣고 걸쭉한 느낌이 나도록 최소 10분정도 끓이고 마지막으로 간을 봐서 물조절로 간을 맞춘다.
감자탕 만들면서 간 맞춘다고 생각하고 물조절을 하면 적당하다.
10. 당장 먹어도 괜찮게 완성된 오리탕은 전골냄비에 넣고 미나리와 대파를 듬뿍 올려서 한 번 끓인다. 들깨초장 곁들인다.
11. 취향에 따라 볶음밥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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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리고기 씻고 물기 닦고 분할하고 발골
2. 오리뼈 데치고 끓이기 시작.
물을 세 번 더 붓고 따라내서 오리육수를 최대한 수집했다.
체에 거르기.
오리뼈만으로도 이렇게 뽀얀 육수를 보고 있자면 다음에는 좀 야매로 할 수 없을까? 하는 마음이 들 수가 없었다. (=야매감자탕처럼 야매오리탕도 하고 싶음)
여기까지 하고 나머지는 다음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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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탕이나 육개장에 넣는 토란대와 데친우거지는 늘 냉동실에 있으니까 해동해서 사용했다.
전날 만들어두고 냉장고에 넣어뒀던 오리육수. 여기에 물을 붓고 희석해서 양념을 한다.
거피 들깻가루 넣고 걸쭉하게 끓이고 간맞추면 거의 끝이다.
구수함도 간도 딱 맞게 맞춘 다음 불을 끄고 밥상에 올릴 전골냄비에 옮겨 담았다.
미나리와 대파도 듬뿍.
이대로 밥상용 인덕션에 올린 다음 불을 켠다.
미나리를 슬쩍 익혀서 불을 줄이고 들깨+초장에 찍먹한다.
일단 오리고기가 오리살만 있어서 먹기 편하고 꽤 넉넉하게 들었다.
미나리 대파는 들깨초장에 찍먹하고, 우거지도 맛있고 부족한 게 없다.
된장베이스로 구수하면서 들깨로 고소하고 살짝 얼큰한 맛이 돌면서 꾸덕꾸덕 걸쭉하게 떠먹기 좋은 오리탕 국물이 진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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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미나리를 좋아하긴 하지만 즐겨 사용하지는 않는데 이유가 있긴 있다.
미나리를 마디마디마다 베어보면 미나리 속이 겹겹이 들어차 있는데 겹겹마다 수분이 있다.
미나리를 물에서 자라니까 겉을 씻는다고 해서 미나리 속까지 다 씻기지가 않는다.
별로 신경쓰는 사람은 없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그렇게 겹겹이 미나리가 촉촉한 걸 좋아하지 않아서 다듬고 씻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어릴 때 우리 밭 바로 옆에 큰 미나리꽝이 있었다.
미나리를 수확할 철이면 근처 여러집들 가족이 동원되어서 장화옷을 입고 미나리꽝에 들어갔는데 미나리꽝에 거머리가 진짜 많았다.
요즘은 미나리를 깨끗하게 키운다고 하니까 예전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
여튼 그래서 미나리의 향과 맛 전부 좋아하지만 미나리를 잘 사용하는 편이 아니다.
게다가 미나리 왜 이렇게 비싼지 이번에 산 청도미나리는 미나리 줄기 크게 쥐어서 한 번 베어낸 정도가 7천원이었다.
오리가 1.1만원이었는데..
거피 들깻가루도 국산으로 맘에 드는 걸로 사니까 250그램에 1.5만원었다.
토란대 손질하기도 너무 손이 많이 간다.
우거지는 마른 우거지를 불리고 삶아서 사용하지 않고 배추 파란잎이나 단배추를 데쳐서 사용하니까 그나마 괜찮다. 없는 것보다 있는 게 훨씬 낫다.
이러느니 사먹어야지 싶어서 사먹으려니 멀리 가야하거나 비싸고, 그래서 만들고 있으면 또 사먹어야지 싶고, 만들어서 먹고 있으면 다음에 또 해먹어야지 싶고,
어느 방면으로 봐도 만만한 음식은 아니다.
그런데 하필 맛있어서 또 만들고 싶은 그런 귀찮고 맛있는 맛이다.
흑흑... 윤정 님 어쩌자고 이 레시피를 올리셨나요...
벌써부터 고통받는 제가 그려집니다...
사 먹어야 하는데... 사 먹어야 편한데 꼭 한 번 해보고 싶던 요리거든요.
오리탕 잘하시는 고모한테 레시피도 물어봤었는데 비슷했어요. 들깨즙 내서 하면 좋은데 귀찮으면 그냥 껍질 벗겨진 들깨가루 사서 만들라고 하셨어요.
근데 정말 들깨가루 너무 비싼 거 있죠? 저희 동네에 아주 큰 마트가 있는데 거기는 국산 들깨가루 종류만 10가지가 넘어요. 근데 다 너므 비싸서 만지작 거리다 제일 싼 걸로 샀다는...ㅎㅎ
아... 안 해야하는데... 하고 싶은 요리예요 ㅜㅜ... 흑흑 통오리 사러 갑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