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올리는 찜닭.
보통 닭도리탕용 닭을 사용하지만 우리집에서는 손질하기 편한 닭다리를 주로 사용한다.
닭다리는 깨끗하게 씻은 다음 데치거나 구워서 넣어도 좋고, 바로 넣어도 괜찮다.
닭다리를 사용하는 것의 단점은 절단부위에서 핏물이 배어나온다는 것인데 닭다리라는 게 다 그러니까 보일 때 두어번 닦아주면 그렇게 단점까지는 아니다.
감자를 넣을 때도 있고 고구마를 넣을 때도 있다. 당근은 안넣지만 취향에 따라 넣는 것도 좋다.
사리는 감자전분으로 만든 납작당면 (고구마전분x) 이 가장 잘 어울린다.
양파를 듬뿍 넣으면 달달하다.
육수는 있으면 좋지만 없으면 생략해도 괜찮고, 노두유는 색깔을 내기 위해서 넣는 것인데 비싸지 않으니까 하나 구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재료 (2~4인분)
닭다리 1키로
황태육수나 물 600미리
간장 100미리
청주 30미리
미림 30미리
조청 40그램
설탕 30그램
다진마늘 60그램
고운고춧가루 24그램 (3스푼)
노두유 15그램
다진생강 0.5티스푼 (생략가능)
후추 약간
감자 약간 큰 것 2개 (크기에 따라 가감)
통마늘 1줌 (생략가능)
양파 큰 것 1개
대파 흰부분 2대
양배추 2줌
베트남고추 10개 (선택)
청양고추 2개 (선택)
감자당면 150그램 불린 것
참기름 약간
쪽파 약간 (선택)
1. 감자당면은 천천히 불기 때문에 3시간 이상 불리거나 전날 찬물에 불려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사용한다. 육수도 분량대로 준비한다.
2. 감자, 양파, 마늘, 대파, 양배추는 적당히 썰어서 준비한다.
3. 닭다리는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닦는다. (전처리로 한 번 데쳐도 좋고 팬에 구워도 좋다.)
4. 육수에 양념을 분량대로 넣고 끓인다.
5. 끓기 시작하면 닭다리를 넣고 감자, 통마늘, 양파, 대파를 차례대로 넣는다.
* 닭다리를 넣고 감자가 30~40%정도 익으면 양파와 대파도 넣어서 저어가며 5~10분정도 끓인다.
6. 다음으로 양배추도 겹겹을 풀고 썰어서 넣는다.
닭고기가 익는 정도를 봐가면서 불을 줄이거나 물을 조금씩 추가하거나 뚜껑을 덮거나 해서 익힘/졸아듦/수분감을 조절한다.
감자가 덜 익어서 살캉하거나 더 익어서 완전 부스러지지 않는 수준으로 부드럽게 익고, 닭다리의 힘줄이 말랑하게 익어서 닭다리 발목의 뼈가 드러나도록 고기가 익으면서 국물이 약간 자작한 상태가 되면 적당하다.
예상보다 국물이 적을 때는 뚜껑을 닫아 중불로, 혹은 뚜껑을 비스듬히 닫아서 익히고
예상보다 국물이 많을 때에는 뚜껑을 열어 센불로 조절해가며 자박자박하게 익힌다.
애초에 육수를 딱 맞게 잡아서 중불로 처음부터 끝까지 35분정도 끓이면 닭고기도 잘 익고 당면도 잘 익고 국물도 적당하게 딱 맞다.
7. 마지막으로 불린 당면을 넣고 당면이 푹 잠기도록 밀어 넣고 당면이 부들부들하게 잘 익을 정도로 5~7분정도 더 익히고 불을 끈 다음 참기름을 약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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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물을 잡은 양이나 불을 조절한 것에 따라 마지막으로 간을 봐서 맵고 짜고 단 맛이 부족한 부분이 있나 확인하는 것이 좋다.
1. 맵고 짠 간은 당면을 넣기 전에 간을 맞춘다.
짜거나 매우면 물을 추가, 싱겁거나 덜 매우면 고운 고춧가루나 간장을 약간 더 넣어서 간을 맞추면 고춧가루나 간장의 맛이 겉돌지 않는다.
2. 달달한 간은 당면을 넣고 거의 다 완성한 다음 마지막으로 물엿으로 조절한다.
국물이 당면에 흡수되고 졸아드는 동안 사용한 재료의 단맛이 최대한 응축되기 때문에 국물이 있는 상태에서 단맛을 맞추면 마지막에 너무 달아진다.
다 완성하고도 덜 달다면 물엿을 약간 넣어서 부족한 단맛을 채우는 것이 적덩하다.
간이 다 맞는데 국물이 부족하면 뜨거운 물을 약간 부으면 되지만 최초에 물을 많이 잡아서 마지막까지 농도가 잡히지 않는다면 추가로 당장 넣을 수 있는 라면사리를 넣으면 국물을 꽤 흡수해서 적당히 자박자박하게 완성된다. 이 때도 같은 방법으로 간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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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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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당면이 푹 불리면 양배추를 적당히 익히고 당면을 넣는데 오늘은 시간이 부족한 바람에 당면이 조금 덜 불어서 양배추와 납작당면을 거의 같은 시간에 넣었다.
이렇게 감자당면과 양배추를 넣고 뚜껑을 닫아서 찌듯이 익히고
전체적으로 저어서 당면도 5분 정도 더 익고 국물의 양이나 간도 맞게 맞췄다.
또 잠담인데 음식을 하다보면 자주 그렇듯이 언제나 예상대로 완벽하게 굴러가지지 않는다.
이번에 찜닭을 만들때 감자당면 불릴 시간이 부족해서 찜닭을 하면서도 아 저 당면이 좀 덜 불어서 어쩌지 싶다. (감자당면이 보통 당면에 비해 두꺼워서 느리게 부는데다가 식구가 야근당첨인지 아닌지 통보가 안 온 상태라 당면 불리는 타이밍이 안맞았다.)
그래서 보통은 마지막에 당면을 넣지만 당면이 덜익어서 질깃질깃한 건 싫으니까 양배추와 같이 당면을 넣을 일이 생겼다.
그러다보면 양배추 밑에 당면을 넣고 뚜껑을 닫아서 먼저 찌듯이 익히고 다음으로 당면을 국물에 밀어 넣어서 익혀야 하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불조절을 더 약하게 해서 바닥이 달라붙지 않도록 저어주면서 신경써야 하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생각보다 감자가 많이 익어서 부서지기도 하고 고기익힘정도도 한 번 더 확인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조리시간이 좀 달라지니까 얼마나 졸아들었나 국물 간도 한 번 더 봐야하고 그렇다.
풀어서 써서 길어보이지만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일이고 음식을 만든다는 건 이런 작은 판단의 연속이다.
이런 의미에서 레시피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라고 볼 수 있다.
같은 레시피를 가지고도 맛이 달라질 여지는 정말 많다.
잡담끝.
똑같아보이지만 조금 더 졸아들었고 당면의 익힘도 마음에 들게 완성됐다.
약간 자박해보여도 고기와 채소가 적당히 익고 간도 딱 맞는 상태이다. 접시에 담았을 때 국물의 양이 적당한 걸 알 수 있게 된다.
참기름은 취향에 따라 접시에 담기 직전에 약간 뿌린다.
35센치이상 큰 접시에 담으면 아래와 같다.
중간중간 상태를 봐가면서 고기와 채소의 익힘정도도 확인하고 간이나 양념의 양도 확인하고 당면도 부들부들하게 잘 익혔으니까 흠잡을 데 없는 맛이다.
남은 채소와 양념에 밥을 적당히 넣고 비벼 먹으면 남기는 것 없이 끝까지 맛있다.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일이고 음식을 만든다는 건 이런 작은 판단의 연속이다.] -----> 캬아!!! 명언이십니다!!!!
그러게요. 요리하면서 그 짧은 시간동안 여러판단들이 연속으로 닥쳐오죠. ㅋㅋ
초보요리일때엔 성공 혹은 실패 이렇게 두가지로 나뉘는 상황이라 성공하면 이게 웬일인가!! 싶어 기쁘고 실패하면 x 됐구나...싶어서 내내 우울한 ㅋㅋㅋ
납작당면이라고 검색해서 걍 샀었는데 감자전분으로 된걸 사야 하는군요!!! 오늘도 이런 고오~~급 정보 감사드려요 ^^
당면은 삶의 기쁨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