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에 친수피시소스로 간을 한 다음 노릇노릇 구운 두부부침이다.
이게 아래 내용의 전부인데 찍된장도 그렇고 오늘 그렇고 또 말이 많다. 잡담부분은 건너뛰면 보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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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우리 집은 제사가 많은 집이었고 어릴 때부터 전 부치는 건 내 몫이었다. 제수용 두부부침은 큰 손두부를 두툼하게 썰어서 손바닥 만 한 걸 장만해서 부서지지 않게 부쳤다. (평소에는 사이즈 신경쓰지 않고 그냥 대충 부쳤었다.) 재료 준비는 엄마께서 하시니까 제사음식을 시작하는 풍경에는 늘 먼저 두부는 물기를 빼고 있다. 중간에 보면 소금을 뿌려놨고, 여러 전을 다 부치고 나면 거의 마지막으로 두부부침 할 때가 된다. 두부부침을 하고 나면 마지막 오브 마지막으로 제수용이 아닌 식사용으로 정구지찌짐 부치고 남는 재료들 여럿 합해서 채소부침개를 하면 부치는 일은 끝난다. (실질적으로는 제수용 = 관상용이고, 식사용 = 제사 전 대접용이긴 하지만 제사 이야기가 주제는 아니니까 대충 여기까지.)
두부부침은 관성과도 같아서 딱히 사진 찍을 일도 글로 올릴 필요도 없는데 굳이 이야기하자면 약간 두툼하게 썰어서 1시간 이상 물기를 뺀 다음 소금을 뿌려서 소금이 녹으면 살살 문질러서 앞뒤로 골고루 펴바르고 소금을 바른 면에 물기가 배어나오면 한 번 더 물기를 톡톡 닦은 다음 큰 팬에 노릇노릇하게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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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 없이 늘 똑같이 두부부침을 하다가 소금 대신 친수피시소스를 발라서 구워봤는데 넘 맛있었다. 가 작년..
액젓수육 올릴 때도 별로 내용도 없고 재료도 간단하고 넘 일상적으로 해먹는 거라 따로 올릴 것까지는 없나 싶었다가 그래도 편하고 맛난게 최고지 하고 올렸었는데
액젓수육 올리고 나니 액젓두부부침도 제목이 괜찮은 것 같아서ㅋㅋ 같은 맥락으로 이제야 올린다.
올리려고 마음 먹은 김에 피시소스 계량도 하고 염도 계산도 하고 다른 피시소스나 액젓도 사용해보고 뭐 그랬다.
결론적으로는 친수피시소스가 맛이 덜 짜고 덜 비려서 두부부침에 가장 잘 어울린다.
2013년부터 이야기 했듯이 시장 손두부를 가장 선호하지만 마트에서 사는 것 중에는 홈플러스 초당두부가 최고다.
홈플러스 초당두부는 국내산콩과 수입콩이 있는데 수입콩 초당두부가 작년부터 꽤 오랫동안 홈플러스체크카드로 결제시 1790원이라 싸고 좋다.
아래도 또 잡담인데
홈플러스 초당두부 1모 550그램 - 물기 빼면 수분감량 10프로
물 뺀 후 두부 500그램
염도 0.8%= 소금 4그램
친수소스로 곱하기 5 = 20그램
마지막에 겉면 물기 제거하면서 간이 약해져서 최종적으로 0.7%에 맞아진다.
두부를 다른 걸로 사용할 경우에는
두부의 물기를 뺀 상태에서 두부 100그램 당 친수피시소소를 4그램 사용한다.
친수피시소스를 강조하는 이유는 내가 테스트한 바로는 이걸로 하는 게 제일 맛있기 때문이다. 대체재료 없음.
두부에 피시소스가 스며들려면 먼저 두부 물기를 빼고 (1시간+)
그 다음에 피시소스를 골고루 발라서 스며들게 둔다. (5~10분정도) 꽤 금방 전부 스며든다.
남은 수분을 키친타올로 살짝 톡톡 눌러 없앤 다음
예열하고 기름을 두른 팬에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가 끝이다.
물기를 많이 빼려고 반나절 이상 냉장보관해서 빼보기도 하고, 피시소스 뿌려서 간이 스며들도록 하는 시간도 6시간 이상 해보기도 했다.
이렇게 하면 조금 더 쫀쫀하기는 하지만 시간이 없을 경우에도 굳이 6시간이상 물기를 빼려고 신경써야하거나, 아 6시간 이상 물기 뺄 시간이 없으니 이건 이번엔 못해먹겠네 할 정도의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
물기 빼지 못해서 못해먹는 것 보다는 시간이 없어서 바로 썰어서라도 해먹는 것이 더 이득이다.
아주 아예 시간이 없을 때는 두부에 물기 빼는 걸 먼저 하고 밥하고 하는 짧은 시간 정도로 10분정도만 물기를 빼기도 하기도 하는데 이 때는 물기를 뺄 때 키친타올을 앞뒤로 해서 빨리 물기를 빼는 것이 좋고, 굽고 난 다음에도 키친타올에 올려서 물기를 조금 더 빼면 적당하다.
피시소스 절이는 시간도 두부에 앞뒤로 묻혀서 톡톡 하면 꽤 금방 스며드니까 시간 신경쓰지 말고 만만하고 편하게 자주 만들어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잡담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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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초당두부 1모 (550그램)
친수피시소스 20그램
식용유 적당량
1. 손두부는 6등분으로 썬다.
(처음부터 먹기 좋게 작게 썰어서 해도 좋다.)
2. 키친타올에 올려서 최소 30분에서 1시간정도 물기를 뺀다.
3. 두부에 피시소스를 뿌려서 앞뒤로 골고루 발라 스며들도록 한다. 바르면 아주 금방 스며드는데 피시소스 향이 휘발되도록 5~10분정도 두면 좋다.
4. 충분히 스며든 다음에는 굽기 직전에 두부의 앞뒤를 키친타올로 한 번 더 톡톡 해서 물기가 없도록 한다.
5. 팬을 예열하고 기름을 두른 다음 앞뒤로 노릇노릇 지져낸다.
(취향에 따라 마지막에 들기름 살짝 넣어서 향을 내도 좋다.)
6. 식힘망에 올려서 겉면이 축축하기 않고 쫀쫀하도록 하면서 약간 식힌다.
(두부 물기 빼는 시간이 짧았을 때는 키친타올에 올려 추가로 물기를 뺀다.)
7. 한 입 크기로 썰어서 접시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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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두부를 구운 다음에는
미리 물기를 뺀 상태에 따라 식힘망에 올릴 경우도 있고
키친타올에 올려 물기를 더 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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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를 구울 때는 약간 꼬릿꼬리한 액젓 냄새가 나는데 굽고 나면 언제 그랬나 싶다.
최종적으로 0.7%정도로 간을 맞췄으니 당연히 간이 딱이다.
두부 속까지 간이 배어서 맨입에 먹기도 좋고 반찬으로도 좋다.
친수피시소스의 향은 휘발되고 짭조름한 감칠맛이 남는다.
두부부침이 뭐라고 왜 이렇게 맛있지? 싶다.
어릴때 제가 살던 시골은
겨울에는 솥걸어 두부 만들고..
덥고 바쁜 봄 여름에는 두부아저씨가
딸랑딸랑 소리내며 두부팔러 오셨어요
온동네 딸랑딸랑 소리나면 엄마가
쥐어준 천원으로 두부 두모 가량 손에
들고 집에 가면서 귀퉁이 떼먹기 시작해
집에 도착하면 두부 네 귀퉁이 성한곳
없습니다 ㅎㅎㅎ
그럼 더러는 뜨신물 끼얹어 데워서
두부회로 먹고 또 더러는 두부전 지져
졸이거나 간장에 찍어먹는데..
막한 두부는 몰 해도 맛있어요
나름 제게는 두부가 소울푸드라 집에
떨어지지 않게 두는데 친수소스를 끼얹은
두부지짐이라니 생각만 해도 맛있네요
곧 이사에 혼자 있어야해서
바로는 못 해먹겠지만 날 풀리고
집에서 밥하게 되면 바로 해볼께요
윤정님의 소소한 이야기가 음식을 넘어
얼굴 맞대고 대화하는 느낌이라 더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