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님 안녕하세요!
눈팅만 3년 하다가 용기내어 인사드려요!
처음 홈퀴진을 찾게 된 경로는 가물가물하지만 완벽한 깻잎장아찌 레시피를 찾다가였던 것 같아요. 윤정님의 깻잎 양 대비 간장물 그래프를 보고 이거다.... 이거만 따라가면 실패 안 할 것 같다... 는 강한 예감이 들어 정착(?)했습니다. 그때 깻잎장아찌 레시피 정말 많이 봤지만 그래프는 처음 봤거든요.
처음으로 이것저것 지지고 볶던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요리 실력이 많이 늘었고, 창의력을 발휘한답시고 레시피를 바꾸기도 하지만, 윤정님 레시피는 쉽사리 손을 못 대겠더라고요. 바로 그 똑! 떨어지는 간! 때문에요. 양념 비율에 손을 대면 절대 그 간이 안 나오더라고요. 윤정님 레시피대로 한 요리는
맛있다 -> 진짜 맛있다 -> 딱 맛있고 개운하고 깔끔하다 잘 먹었다!
이렇게 되더라고요. 더부룩하거나 뒷맛이 개운치 못한 경우가 없구요. 그 맛 내기 위해서 얼마나 고민하셨을지 윤정님 레시피루 요리할 때마다 생각해요.
차우면
차우면은 처음에 다른 레시피를 참고했는데 불이 충분히 강하지 못했던 건지, 숙주에서 물이 나온 건지 하여튼 물이 너무 많이 생겼어요. 물이 나오니 간도 잘 안 맞고, 물을 졸이려고 좀 더 볶다 보니 면도 불었고요. 총체적 난국이었어요. 마지막에 안 맞는 간 맞추려 호이신 소스를 추가하니 호이신 소스 맛밖에 안 나더라고요.
판다 익스프레스에서 파는 것 같은 그런 차우면... (롯데월드 갔다가 처음 먹어봤어요) 어떻게 만들지... 하고 있던 차에 윤정님의 레시피를 시도했는데 너무 완벽하게 딱 맞게 짭조름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끝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맛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겠어요ㅠㅠ 물도 안 생기고요 색도 예쁘게 잘 나고요!!! 문제는 판다 익스프레스에서 먹은 것보다 더 맛있었다는 것 정도...
감동이었답니다. 조만간 한 번 더 해먹으려고 에그누들 주문했어요.

차슈덮밥
차슈는 왠지 할 때마다 질감과 색이 다르게 났어요. 최근에는 중국마트에서 오향분을 발견해서 (너무 기뻤어요) 윤정님 레시피에서 겹치는거 빼구 오향분을 1티스푼 넣었답니다. 사실 다 만들고 나니 무슨 향이 오향인지 구분해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최근 거는 졸이는 과정을 동거인한테 부탁했더니 너무 졸여져버려서 소스할 건 안 나왔지만, 졸이는 시간을 오래 해서 그런지 아주 부드럽게 됐어요. 근데 겉이 단단하고 끈끈한데 안이 부드러워서 썰 때 자꾸 뭉개졌어요. 칼은 간다고 갈았는데...

후라이팬에다가 야매로 수란을 인당 두개씩 만들어서 올렸어요. (삶기 귀찮아서) 저는 마요네즈 올릴 생각은 못 했을 텐데 차슈덮밥에 마요네즈 올리신 거 보구 저도 따라해보았더니 역시 맛있었어요. 근데 윤정님 마요네즈 가늘고 예쁘게 뿌리실 때에는 소스통에 그때그때 옮겨담아 뿌리시나요?

손대패(?)목살배추찜
저는 냉장고도 쪼그만데 코스트코에 갔다가 벨기에산 냉동 돼지목살 2키로쯤 되는 걸 사버렸어요. 너무 싸서... 그래서 일단 해동해서 차슈 두 덩이 하구 탕수육, 목살배추찜 해서 둘이 이틀만에 다 먹었어요! 대패목살숙주배추찜도 윤정님 하신 거 보구 있는 재료로 따라한건데 목살을 집에서 얼려 썰으니 넘 두껍게 썰리더라구요. 두껍게 썰린 목살을 익히려니 배추가 다 쪼그라들구... 잠시 육절기 뽐뿌가 났지만 잘 참았어요. 요즘 부엌살림 욕심을 내면서 느끼는 거지만 죄다 만들어먹으려다가는 정말 거덜나겠어요ㅠㅠ
하지만 이 요리의 포인트는 윤정님의 겨자소스라는 거. 저는 연겨자가 없어서 디종머스타드로 대신했는데요, 만들면서도 긴가민가 했는데 비율이 좋아서 그른가 정말 맛있었어요.

이것들 말고도 윤정님 레시피로 요리한 거 정말 정말 많은데 사진이 없으니 기억이 안 나요... (건망증 심각) 앞으로는 사진을 꼭 찍어둬야겠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로운 레시피 아니더라두 일상밥상도 많이 올려주세요. 너무 재미있어요. 홈퀴진 들어오는 거 제 일상의 활력소예요. 언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싶었는데 이제야 하네요.
오늘은 주문한 슬로우쿠커가 도착하니 라구소스를 만들어볼까 해요!!! 슬로우쿠커도 홈퀴진 보다가 어쩐지 내 삶에 꼭 필요한 것 같아서 (아닌데) 산거랍니다... 잔뜩 기대중.